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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수민족 신화기행> 별처럼 반짝이는 소수민족들의 소박한 이야기들

by walk around 2012. 6. 6.

이 책을 읽는데는 용기가 필요했다. 일단 꽤 두껍다. 그리고 요즘처럼 바쁜 시절에 좀 한가하다. 하지만 읽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생태의 다양성만큼 중요시하는 성향 때문에 이런 소수민족 이야기는 군침이 고이는 소재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한 저자(김선자)에 대한 경외를 일독으로 표하고도 싶었다. 그래서 책도 샀다.

 

한편으로는 중국이라는 거대국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점령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각 지역과 민족에 대한 묘한 반감도 있었고, 각 민족들이 독립은 둘째치고 그들의 문화는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강했다.

 

읽으면서 느낀 점은 역시 문화의 다양성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무언가가 있고, 어떤 문화에서든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각각의 나라를 꾸리는 것이 이들의 문화를 확고하게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만들어낸 것 같은 각 민족의 신화를 보면서 가슴 저리는 소박함도 느꼈다. 무서운 자연현상, 사람들간의 갈등 등 복잡한 삶 속에서 뭔가를 정리하기 위해 만든 그런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순수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황당하고 지루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도 다 새롭긴했다.

 

중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민족이 있고, 문화가 무지하게 다양하며, 이런 문화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은 확고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렇지..

 

흡사 중앙아시아인과 같은 위구르 쪽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이 중국이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 보였고, 티베트 이야기에서는 최근 분신이 잇따르고 있는 현지 상황이 떠오르면서 더욱 관심이 갔고, 그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들었다.

 

책에 나오는 각 지역을 직접 가보고 싶은 충동도 마구 느꼈다.

 

 

 

위 사진을 보면 이들이 어찌 중국인인가 싶다. 이런 느낌은 남쪽 민족에게서도, 북쪽에서도 느꼈다.

 

다 읽고 느낀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신화, 설화가 참 재미있는 편이라는 것이었다. 서너 페이지짜리 전설을 가공하여 관광품으로 팔아 제끼는 일본이나 유럽의 이야기에 비해서는 진작에 우리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고, 중국 각 민족에 비해서도 우리 이야기가 참 풍부하다는 걸 느꼈다. 한권으로 예단하기는 빠르지만 일단 그랬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