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루드비히 파이셔 홈피에 한국인 북적북적

walk around 2008. 8. 10. 14:27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베이징 올림픽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9일 최민호 선수는 결승에서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파이셔를 만났습니다. 최민호 선수는 이 경기에서 극정인 한판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온 국민들이 최민호 선수의 금메달에 열광하고 있을 때, 한판으로 은메달에 머물게 된 상대선수가 너무나 따뜻하고 여유있는 표정으로 최민호 선수에게 다가오더니 일으켜 세워주고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심지어 최민호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이 사람이 챔피언입니다"라며 소개하는 듯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많은 분들의 시선이 은메달 리스트에게 옮겨 갔습니다. 대단한 한국 네티즌. 파이셔 선수의 홈페이지를 찾아냈습니다. paischer.com

아마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파이셔에게는 금메달 이상의 밝은 미래를 축복해 주고싶었을 것입니다.

아, 그런데 홈페이지가 독일어로 되어 있네요. 게시판을 찾아야 뭐라고 한소리를 할 텐데.. 여기저기 클릭하다 우연히 방명록을 찾은 한국 네티즌들 찬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독일어하는 네티즌이 적어서 인지 대부분 영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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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것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까지!
당신의 따뜻한 스포츠맨십에 반했습니다.(송다정)

이미 많은 한국인들이 왔네요.
나 역시 결승전을 봤습니다.
당신도 최선수와 함께 챔피언입니다.(조)

난 한국의 10살 소년이예요.
당신은 잘 생겼고 매너도 있군요.
우리 부모님 생각도 같아요.
당신이 최민호 선수를 다독여 일으킬 때,
나는 박수를 쳤고, 아버지는 소리를 질렀어요.(김)

당신이 홈페이지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이렇게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밝은 미래를 기원합니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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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수많은 글이 속속 등록되고 있습니다. 파이셔 선수가 홈페이지를 보고 한국인들의 방명록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요.

재미있는 점은 한국인들이 '표현을 하지 않고는 못 사는' 사람들로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좋아도, 싫어도 침묵이 미덕이던 시대는 지나간 모양입니다.

걱정입니다. 파이셔 선수 홈페이지 꽤 느리던데, 조만간 다운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