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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에게 너무나 중요한 2009시즌

by walk around 2009. 3. 16.

지루한 비시즌이 지나고 새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대가 정말 큽니다. 기대를 하기 전에 먼저 우리의 좌표를 냉정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구단의 후원사는 아시다시피 다음커뮤니케이션, SK에너지, 스포츠토토, 키카, 석수 등입니다. 이중 직접적인 명줄을 쥐고 있는 스폰서는 단연 SK에너지입니다.

다른 스폰서는 냉정하게 말해서 있으면 좋은데, 없다고 당장 문닫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SK에너지가 후원 중지하면 바로 문닫아야 합니다. 우리의 불장난은 거기까지인 것이죠.

일단 이런 점에서 구단이 언제나 그자리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각종 작은 문제를 제기하며 은근 흔들기를 시도하는 팬들은 구단 망하라고 굿하는 무당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당초 SK에너지에게 후원금을 요구할 때 그쪽 제안은 지금 지원액 보다는 다소 낮았습니다. 이 내용을 게시판에는 공개를 못하고 서포터 대표자 모임을 통해 회의를 했죠. 그쪽에서 얼마를 이야기하는데, 얼마가 좋을까?

당시 창단TF는 일단 3년을 버티면 롱런의 터전이 잡히고, 부천 지하철 예산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되니 지자체 협조도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서포터 대표들도 동의했습니다. 그렇게 산정된 액수가 매년 2억씩 3년, 총 6억이었습니다. 2억은 1년 최소 운영비였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대로 협상이 이뤄졌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벌어낸 시간이 3년입니다. 그 3년 중 2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이 지나면 달랑 1년이 남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확실한 대책을 잡지 못하면 우리는 또 엎어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시는 요지부동이구요..

그래서 서포터와 구단이 함께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생존을 위한 실천에 돌입했습니다. 아마 다음에서 배너를 통해 '구단의 백년지대계를 세워달라'는 식의 홍보를 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때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TF가 마스터플랜을 세웠습니다.(하나 고백하면 그때 응모자는 3명입니다. 구단을 그렇게 사랑한다는 헤르메스의 현실입니다)

아무튼 우리의 꿈과 희망이 담긴 그 플랜에 따르면 올시즌 우리는 유료 평균관중 최소 2,000명을 이룩해야 합니다. 내년에는 3,000명을 해야하구요. 그 정도 성장세면 2년 후에는 SK에너지 같은 거액 후원사 없이 한 시즌을 알뜰하게 끌고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스케줄을 볼 때 앞으로 2년은 우리의 생존이 걸린 시기이고, 우리가 재벌기업의 팀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매년 우리의 기대가 충족된다고 해도 적어도 10년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가시밭길을 걷기로 다짐한 순간부터 예정된 것 아니었을까요.

시즌 개막 전까지 우리 좌표를 냉정하게 둘러보고, 초심을 유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살아났으면 합니다.

사실 구단은 현재 한 대기업과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후원관련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윔블던 초대해서 경기하는 것도 제안에 포함이 되어 있는 초대형 계약입니다. 그쪽에서는 우리 게시판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구단과 협약이 단지 구단과 협약이 아닌 부천의 강성 축구팬과의 제휴라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자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글은 재를 뿌리는 격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 분위기는 거의 조졌고, 주말에 홍보조차 못하는 개판 5분전 서포터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현실을 감추고 협상을 진행하고 싶지만 이런 경우 계약이 되어도 문제입니다.

우리가 최고라는 말... 구단이 목숨과 같다는 말.. 피눈물로 만들었다는 입바른 말.. 함부로 하시 맙시다. 이게 정말 우리 피눈물로 만든 구단이면 우리의 좌표는 현재와 다를 것입니다.

어서 헤르메스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주세요. 이런 모습 어색합니다. 일 터지면 개떼 같이 모여서 개작살을 내던 그 기개와 참여도는 어디 갔습니까. 우리가 뜨면 누구나 두려워 하던 포스는 어디로 갔나요? 2002년에 박카스 CF를 찍을 때, 서포터 운영자금이 없어 돈 200에 팔려서 광고를 찍었는데.. 그 밤샘 작업에 무료로 달려온 부천서포터가 거의 100명이었습니다. 밤을 새고 동이 틀 무렵, 응원도구를 짊어지고 촬영장소인 수원월드컵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서포터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린 정말 잘 되어야 합니다.. 고생 할만큼 했습니다.. 가벼워만 가는.. 중심없는 이런 분위기.. 2년차를 맞아 후원 총액 3억, 유료 평관 2천명을 향해 달려가기에는 너무나 허약합니다. 특히 서포터 생활 5년차 이상된 분들은 재정적 시간적 손해를 감수하고 달려 들어야 정상입니다. 그래야 밑에서 따라 옵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 이끌려 신규 회원이 끌려옵니다.

2009시즌 유료평군 관중 2,000명. 후원 총액 3억. 우리 마지노 선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우리 평균관중은 초과달성이었느나 유료관중으로 볼 때는 목표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현재 확보된 후원금은 2억2천 정도이며 이중 올해 현시점에서 입금된 것은 1천만원 정도입니다. 거지가 따로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한 눈에 보이실 것입니다. 돈이 없는 우리에게 왜 사람이 중요한지도 보이실 것이구요..구단에 반, 서포터에 반 몸 담은 사람으로서 운영의 편의를 위해 하는 말 아닙니다.앞서 제시한 상황과 각종 수치는 우리 현실 있는 그대로입니다.
이런 까칠한 소리는 아마 우리 팀이 연간 예산 100억짜리 K리그 팀이 될 때까지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2009년 3월 9일 부천서포터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