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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방비엥 2015

방비엥의 명소 블루라군, 실망으로 시작해 만족해서 오는 곳 - 2015 라오스 여행 8

by walk around 2015. 8. 19.

 

 

 

 



블루라군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왔나?" 였다.


너무나 평범한.. 한국 어딘가 시골에 있을 법한..

오래전 충북 어딘가 동네 방죽과 비슷한..


그런 걸 보려고 비행기 타고 퇴약볕에 여기까지 왔던가.

이런 실망에서 점점 극적인 만족의 상태로 바뀐다.






블루라군.

동굴에서 흘러나온 물은 석회를 머금고 있고

그래서 물이 암바사, 밀키스 색이다.

물 색깔이 일단 이국적인 느낌을 깔아주신다.






물이 고여있는 것 같지만 실은 계곡이다.

그래서 매일 목욕탕과 같은 분위기지만 일정한 수질을 유지한다.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무지하게 많다.

잡는 사람은 없다.






눈 앞에 보이는 다리는 천연 다이빙대이다.

오전 10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갔더니 사람이 아예 없다.






다리에서 본 반대편.

이쪽은 사람이 많이 와도 계속 이렇게 썰렁하다.






다이빙대와 그네.






다이빙대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






소나기 속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니

거기서 즐거움이 나온다.


잠시 후 패키지 관광객, 현지 여행상품 구입자들이 몰리면

물에 들어갈 자리도 없어진다.

다이빙 하려면 줄 서야 한다. ㅋ






다이빙 포지션이 은근이 높다.

건장한 청년도 올라가서 후들거리다가 그냥 내려온다.

밑에서는 야유가 터진다.

야유하는 사람은 일행은 아니다.

그냥 서로 반응을 주고 받으며 논다.


멋지게 다이빙을 하면 박수가 터진다.

계곡의 글로벌 스타가 된다.


여성이 용기를 내서 뛰어 내리기도 한다.

여성 한 명이 성공하자 그 뒤로 줄줄이 여성들이 뛰어 내린다.

인증샷을 위해서는 고소공포는 무시해 버린다. ㅋ


끈임없이 박수와 웃음이 이어지고

아무 것도 아닌 공간이 즐거운 공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이 다이빙에 목숨 건다.

다양한 포즈로 다이빙을 시도한다.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


동양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다이빙에 대한 과감성도 떨어진다.

어려서부터 물과 친하게 지냈느냐,

수영 교육을 받았느냐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이 공간은 방비엥의 마술을 보여준다.

라오스 여행의 시사점도 한 눈에 보여준다.


별볼 것 없는 라오스.

다만 물가가 싸서 먹고 자는 데 비용이 적게 든다.

이런 메리트로 전 세계 젊은이들이 와서 격의 없이 웃고 떠들고 논다.

그냥 저개발국 라오스는 덕분에 즐거운 곳이 된다.


우리 나라로 치면 대학생들이 엠티를 많이 가는 대성리 같은 곳?

라오스는 그러니까 곳곳에 글로벌 엠티 플레이스가 있는 곳?


이런 생각을 해봤다.

한국에 좋은 계곡을 만들어서 박리다매 컨셉으로

스테이 비용이 저렴한 국제 관광구역을 운영한다.

현지에서 조달된 먹을 것을 싸게 팔고,

컨테이너 또는 모듈러 주택 형식의 작고 저렴한 숙박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 주의할 것은 인위적인 가공의 느낌이 없어야 한다는 것.

자본이나 국가가 개입한 세련된 지역이라는 느낌이 나면 매력이 확 떨어진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로컬이다. 지저분해도 어설퍼도 로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