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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연말, 부천FC 자선경기가 홍명보 자선경기보다 땡기는 이유

by walk around 2009. 12. 17.

지난해 부천FC OB와 YB 친선자선경기 장면.
당시 윤정환, 윤정춘, 곽경근, 남기일, 조준호, 이용발 등
대부분의 SK시절 선수들이 참여했다.


올해 연말 한국 축구계에는 두 개의 상징적인 자선축구 경기가 펼쳐집니다. 포문은 부천FC의 선후배들이 먼저 엽니다. 과거 부천SK 시절 선수들과 현재 부천FC 선수들은 오는 12월 19일 오후 2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자선경기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12월 25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홍명보 코치가 주도로 유명 축구선수들이 참여하는 자선경기가 펼쳐집니다.

두 경기의 규모와 참가 선수 면면을 볼 때는 당연히 홍명보 자선축구경기가 비중이 높습니다. 하지만 '축구'라는 스포츠 종목의 특수성과 경기가 내포하고 있는 스토리를 볼 때는 부천FC의 선후배 경기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경기에서 작전을 논의하는 선수들, 좌부터 이성재, 조준호, 윤정환, 곽경근.
당시 OB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어깨를 걸고 "서로 뭘해야하는지 알지?"라며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팀웍을 보여줬다.


부천FC 자선경기, 말이 필요없는 감동의 경기

지금까지 한국 축구역사, 아니 한국 스포츠역사에서 과거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 다시 모여서 과거의 팬들을 자발적으로 찾아가 경기를 했던 사례가 있었을까요? 아마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을 다 통틀어도 유사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목동을 찾는 부천의 OB들은 과거 부천SK 시절 선수들입니다. 비록 부천SK라는 팀은 연고 이전을 통해 제주로 떠났지만, 과거 부천SK에 몸 담았던 선수들은 아직 부천에 마음이 남아있었습니다. 왜냐면 부천에는 10년 넘게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과거 부천SK의 팬들은 자발적으로 부천FC 1995라는 팀을 만들어서 3부리그에 참여했습니다. 스타들이 있던 1년 예산 100억짜리 1부리그 팀을 보내고, 현재 1년 예산 3억짜리 3부리그 팀을 응원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천SK 시절 노장들이 이제 중년은 물론 노년의 팬들도 있는 부천을 다시 찾아와 후배들과 경기를 갖는 것입니다.

← 부천 축구팬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원식. 지난해 가죽잠바를 입고 나타나 그라운드에서는 녹슬지 않은 스피드를 과시했다.

참가하는 선수 면면을 꼼꼼하게 따지면 사실 홍명보 자선경기 못지 않습니다. 이번 경기에는 곽경근, 김기형, 김대건, 김우진(김동규), 김정수, 김한윤, 박민서, 박신영, 박철, 신승호, 신현호, 오명관, 유상수, 윤중희, 이동식, 이상홍, 이상훈, 이성재, 이을용, 정필석, 조성환, 조정현, 조현두, 최거룩, 최익형, 최월규 등 26명이 참가를 확정지었습니다.

곽경근, 박철, 유상수, 조정현, 조현두 등 은퇴한 스타부터, 김한윤(FC서울), 이을룡(강원) 등 현역 스타들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찾아옵니다.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김기동, 남기일, 박성철, 박효빈, 안승인, 윤원철, 윤정환, 이용발, 이원식, 전경준, 조준호, 최철우 등 11명의 참가여부에 따라 이번 자선경기는 더욱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선수들이 참가비 등 어떠한 경제적 대가없이 단순히 '팬을 위해' 전국 각지, 심지어 외국에서도 부천 팬들을 찾는다는 점입니다.

자선경기이지만 스포츠에서는 승부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에도 부천의 OB와 YB가 경기를 했습니다. 당시 윤정환, ,이용발, 이원식 등 왕년의 스타들이 대거 찾아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정이 급하게 확정되어 부천의 한 인조잔디 연습구장에서 했지만, 영하 10도의 강추위 속에 1천명에 가까운 팬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당시 경기에서는 2-1로 OB가 승리했습니다. OB선수들 중에는 은퇴한 선수들도 많았지만, 승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YB도 스타들이 포함된 OB를 한번 이겨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경기도 승부에서는 양측이 양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한 OB선수는 "이번에는 몸을 만들고 오겠다"고 말하며 경기에 대한 뜨거운 의욕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경기는 내년 2월 부천FC의 FA컵 진출을 앞두고 열리는 경기입니다. 따라서 부천FC는 노련한 OB를 상대로 소중한 실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1회 경기 때에도 OB는 수준이 다른 패스와 체력을 안배하면서도 유효적절한 수비를 보여주어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홍명보 자선경기는 승부는 없고 쇼만 있는 경기입니다. 심지어 연예인이 경기에서 뛰며 축구를 지나치게 희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해 엄청난 강추위 속에 경기장을 찾은 팬들.
경향신문 김세훈 기자, SBS 박문성 해설위원 등 언론인과 축구인도 대거 찾았다.


진짜 축구의 속 알맹이를 보여주는 경기

부천OB와 YB의 경기는 축구가 가지는 선수간의 우정, 선수와 팬의 교감, 승부가 주는 긴박감이 어우러져 기가 막힌 스토리를 보야주고 있습니다.

홍명보 자선경기가 초대형 스폰서를 유치하여 화려한 기자회견도 하고, TV중계도 이뤄질 예정이라지만, 부천FC의 자선경기는 자체가 가지는 아름다운 스토리로 인해 더욱 의미를 발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의 축구'가 무엇인지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12월 19일 오후 2시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도보 2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집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기부금 박스가 설치될 예정인데 기부를 하고 안하고는 자유이고, 기부할 경우 최저 액수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10원도 가능합니다.

부천FC의 홈구장인 부천종합운동장은 현재 잔디 보호를 위해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과거 잠시 부천SK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목동구장을 행사 장소로 잡았다.
목동구장은 현재 천연잔디를 제거하고 인조잔디구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부천FC OB vs. YB 관련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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