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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

머플러, 축구팬의 정체성과 일체감을 나타내는 도구

by walk around 2010. 1. 24.

축구장에 가보면 양쪽 골대 뒤에 경기를 하는 팀의 응원단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서포터즈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목에 머플러(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축구 구단들이 수익을 위해서 여러가지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데, 그중 머플러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유럽은 겨울에도 시즌이 진행되기 때문에 머플러는 경기장을 찾을 때 중요한 소품입니다.

2007년 3월 24일 한국과 우루과이 평가전. 경기시작을 앞두고 붉은악마가 머플러를 펼쳐 들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0-2로 패했다.

머플러는 훌륭한 응원도구가 되는데, 팬들은 머플러를 경기전후 한껏 펼치곤 합니다. 머플러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클럽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과 일체감을 과시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머플러를 짧게 잡고 허공에서 휘두르면 정신 사나운(또는 화려한) 장면이 연출되는데, 상대팀이 PK, 프리킥 등 공격할 때 또는 너무나 흥겨울 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2007년 6월 2일.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 머플러를 펼친 붉은악마. 이 경기에서도 0-2패.

유럽과 달리 한 여름에도 시즌을 진행하는 한국 등 아시아 리그에서는 보온성 머플러 대신 수건(타올) 형식의 면 머플러를 만들어 팬에게 판매하곤 합니다. 땀을 닦는 등 실용적이지만 묵직한 무게함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규모간 큰 서포터즈클럽은 구단이 판매하는 머플러 대신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머플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서포터즈클럽 내 소조직들이 개별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3년 5월 31일 도쿄 한일전 경기 전에 머플러를 펼쳐즌 울트라니폰.
이 경기에서는 한국이 안정환의 골로 1-0 승리.

2002년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머플러를 펼쳐든 폴란드 응원단.

재정이 탄탄하지 않은 클럽을 지지하는 서포터즈는 이렇게 독자적인 머플러 제작을 자제하는 편입니다. 구단이 살아야 머플러 두를 일도 생기는 것이니, 일단 구단 수익을 위해 구단 상품(머천다이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에, 부자구단의 서포터즈나 국가대표 서포터 같이 규모가 크고 독자적인 생깔이 큰 팬집단은 전통이 있는 자체 머플러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머플러에 이런 의미가 있고, 각 구단의 정체성이 담기다보니 유니폼 못지 않게 머플러를 수집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트> 게이트 기, 축구클럽의 영광을 표현하는 응원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