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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 서포터즈의 걸개, 이렇게 만든다

by walk around 2010. 5. 21.


1995년 이후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최초의 서포터즈 클럽 부천FC의 헤르메스는 그동안 수많은 응원도구를 제작했습니다. 대형통천, 유니폼 통천, 홍염, 게이트기 등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K리그 구단을 잃고, K3에서 재기를 모색하는 지금도 그들의 응원 제작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도안이 필요합니다. 물론 그 전에 시장에서 천을 끊어와야 합니다. 요즘에는 가볍고 질긴 천이 많아서 걸개제작과 탈부착이 쉬워지고 있습니다.


도안에 맞게 밑그림을 그림니다. 제작은 경기장 주변에서 이뤄집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구경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색을 칠하기 위해서는 페인트 배합도 중요합니다. 신나와 잘 섞어서 부드럽게 만드는데, 너무 흐리면 천이 페인트를 먹어버리고 진하면 작업이 어렵습니다. 통상 서너번 덧칠은 각오해야합니다. 특히 검정색 천에 색을 칠하는 것은 더 어려운 편입니다.



색을 칠합니다. 그림을 보니 초벌 색칠입니다. 색이 제대로 나려면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팔 다리가 저리고 지루해지기 시작할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대략 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페인트 통과 메가폰이 걸개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아 주고 있습니다. 밝을 때 시작했는데,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짜잔. 완성입니다. 사진은 2008년 3월 장면입니다. 걸개 치고 큰 규모는 아닙니다. 하지막 작은 것 하나도 의미가 큽니다. 특히 직접 만든 응원도구는 그 자체로 강렬한 기운을 뿜어 냅니다.


2008년 부천FC가 잉글랜드 AFC윔블던과 자매결연을 기념해 걸개를 만드는 중입니다. 두개를 만들어 하나는 부천에 걸고, 하나는 잉글랜드 윔블던으로 보냈습니다.


섬세한 엠블런 같은 곳은 여성들이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집중력도 있구요. 이 걸개는 결국 부천과 잉글랜드에 각각 걸렸습니다.






가끔 이런 무지막지한 걸개를 만들기도 합니다. 경기장을 덮을 정도의 규모입니다. 정성과 열정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게 하는 걸개입니다.


심지어 팀이 없을 때도 부천서포터의 걸개 만들기는 계속됩니다. 이렇게 팀 창단의 염원을 걸개에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응원할 팀이 없는 서포터즈의 걸개 제작. 생각만 해도 먹먹합니다.

응원할 축구팀을 찾고 있다면 동참하세요! ^^ 잘 나가는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지만, 작은 팀에 정을 주고 만들어 가는 재미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으로 부천FC는 내셔널 리그에 진출할 때, 그리고 K리그에 진출할 때 등 2번의 가슴 터지는 스토리를 맞이할 기회가 있습니다. 지금 막 10년짜리 긴 영화가 시작됐습니다. 지금 입장해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