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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 서포터 헤르메스의 첫 춘천원정기

by walk around 2010. 7. 18.

K3 부천FC 1995의 서포터는 예나 지금이나 열심히 원정을 다닙니다. 지난 토요일(17일)에는 부천FC의 첫 춘천원정이 있었습니다. 부천FC 서포터즈클럽 헤르메스는 버스를 대절하여 춘천으로 떠났습니다.

춘천FC는 K3 B조의 약팀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부천FC는 약팀과 경기에서 고전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없는 원정이기도 합니다.


원정버스 내부 모습입니다. 당사자들의 허락을 전혀받지 않고 올리는 글이라 신원이 확인될 것 같은 분들은 죄다 눈가림처리를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조폭 야유회 분위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 죄송합니다. 해춘형님.. 에고고.. 신원비밀을 한다고서는 --;;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진에 약 40여명이 보입니다. 전반 시작 후 뒤늦게 오신 분들.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서 왔다갔다 하느라 사진에 잡히지 않은 분들까지 줄잡아 50여명이 춘천원정을 떠났습니다. 이중 10여분은 춘천에서 펜션을 잡고 1박2일을 머물다 왔습니다. 비록 약소하지만 부천FC의 팬들이 춘천의 지역경제에 이바지 했습니다. ^^;

축구에서 팬들의 방문하여 발생시키는 경제적인 효과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춘천FC는 K3에 진출하면서 축구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부천FC와 같은 팬이 많은 팀과 경기를 할 때는 블로그와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부천FC가 춘천에 간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리스트업되고 리트윗되고, 앤서되었습니다. 춘천에 대한 많은 이미지가 인터넷에 올라갔고, 지금 작성 중인 이 포스트도 그렇습니다.

훗날 부천FC나 춘천FC가 더욱 발전하여 K3, 내셔널, 그리고 K리그로 올라가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나라는 약간 과장해서 축구단이 있는 도시와 없는 도시로 지명도가 나눠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K리그 구단이 있는 수도권의 수원, 성남, 인천과 같은 도시와 의정부, 하남, 구리, 시흥 등의 도시의 미디어 노출빈도를 대략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나마 K3구단이 있는 부천, 남양주, 이천, 양주, 용인(용인은 내셔널팀도 있네요)은 조금 나은 편입니다. 내셔널 구단이 있는 안산은 있으나 없으나 별차이가 없다는 게 안습이군요. 다만, 최근 안산 할렐루야와 월드컵 대표의 자선경기가 개최되는 등 좀 낫긴 합니다.




춘천FC와 경기에서는 후반에 부천FC의 PK 찬스가 있었습니다. 키커는 부천FC의 골키퍼 차기석. 검은 옷을 입은 차기석 선수가 성큼성큼 뛰어 나와 호쾌하게 골을 성공시키고, 유니폼의 자신의 이름을 가리킵니다.



경기에 이겼습니다. 5-3승. 춘천을 상대로 3골을 실점한 것이 아쉽지만 승리를 언제나 즐거운 것입니다. 순식간에 춘천은 부천의 홈구장 분위기가 납니다. 팬들은 먼길을 달려와 화끈한 골 잔치를 보았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장은 종합스타디움이 아닌 보조 경기장. 하지만 경기는 우리의 경기였고, 눈 앞의 팀은 우리의 팀이었습니다. 월드컵 이후 거짓말처럼 사라진 축구열기. 여전히 빈자리가 많은 K리그 축구장. 하지만, K3 부천FC의 원정 서포터는 간만에 45인승 버스를 띄울 정도로 늘었습니다.




춘천에서의 첫 랄랄라입니다. 축구는 이기면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종목입니다. 반면에 지면 없던 문제도 생기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비를 맞았고, 배도 고프고, 실점이 많았지만, 이겼기 때문에 모든 게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원정버스는 집으로 가는 길에 닭갈비 집에 들렀습니다. 비어있던 닭갈비집은 졸지에 만원이 되었습니다. 주변의 사장님들이 부러운 눈길로 바라봅니다. ^^ 아무튼 이렇게 또 부천의 팬들은 춘천에서 소비생활을 하였습니다.



배는 고픈데, 닭갈비가 늦네요. 삼삼오오 앉아서 경기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너무 과격하게 했는데, 홈 사람들이 너무 조용하더라", "춘천 사람들이 마음이 여유가 있고 점잖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고, 반면에 경기장에 저벅저벅 들어가거나 테크니컬 에이리어를 수시로 벗어난 춘천의 코칭스탭의 행위에 대한 지적과 감독에게 심하게 어필하는 춘천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볼보이가 부족한 것도 아쉬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경기가 끊어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부천FC도 K3참가 첫해에 코칭스탭이 심판에게 하다닥 했다가 징계 먹은 일이 있습니다. 구단도 징계를 먹고.. 선수들도 많이 그랬습니다. 춘천FC도 올해 첫 참가입니다. 내년이 되면 많이 이해하면서 리그에서 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닭갈비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막국수도 무난했습니다. 볶음밥은 최고였습니다. 배가 고프기도 했습니다. 정신없이 먹느라 닭갈비 사진은 생략. 소주도 엄청 털었습니다.




꾸벅꾸벅 졸면서 부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원정단의 절반은 서울 거주자들. 온 길을 다시 거슬러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실내가 어두우니까 눈가림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즐겁게 다녀온 춘천원정이었습니다. 한때 부천서포터는 버스를 5대 이상 원정에 띄우기도 했습니다. K3에 와서도 2대까지는 해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다시 예전의 규모를 되찾을 것입니다. 이미 일부 K리그 구단 서포터 규모 이상입니다. 이번 원정 때 전에 볼 수 없었던 중고들학교 학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진짜 축구를 찾아온 기특한 학생들입니다. 이들을 희망으로 삼아 더욱 원정단이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조만간 AFC챔스리그 전세기를 뛰우면서 소박한(?) 버스 원정을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축구원정의 묘미를 아직 모르시는 분들.. 상대에게는 거칠지만 우리끼리는 서로 사랑하는 부천FC 서포터즈클럽 헤르메스로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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