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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의 경기, 이렇게 준비합니다

by walk around 2010. 7. 25.

오늘 7월 25일 토요일(이런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이군요). K3 부천FC 1995와 포천시민구단의 경기였습니다. 부천FC는 A조 2위, 포천은 B조 1위. 강팀끼리의 대결입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지난해 우승팀 포천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경기전까지는요.

실제 경기는 부천FC가 주도했고 찬스도 많았습니다. 마지막 세기가 부족하여 결국 1-1로 비겼지만, 부천FC 입장에서는 참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경기는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고, 잘 끝났습니다. 이 경기는 누가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토요일 저녁 7시 경기이기 때문에 주로 3시에서 5시 사이에 가서 경기 준비를 하곤했습니다. 그때까면 이미 더 일찍 온 분들이 경기 준비를 상당부분 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일손이 부족할 것 같아서, 2시에 갔습니다. 부천FC의 총 직원은 2명. 직원들이 먼저 A보드 프레임을 설치했습니다. 오후 3시에 자원봉사자들과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코너 플랙입니다. 뾰족한 부분을 땅에 박고 긴막대에 깃발을 꽂습니다. 예전에는 경기장 가면 코너 플랙은 저절로 설치되어 있는줄 알았는데, 역시 공짜는 없었습니다. 다 직접 설치해야 합니다.



요렇게 설치가 됩니다. 잔디가 참 좋아보이죠?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의 정성어린 관리 덕분에 부천FC의 홈구장인 부천종합운동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 내놔도 손꼽히는 잔디상태를 유지 중입니다.



잔디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살펴보지요. 잔디구장은 중앙선과 골키퍼 에이리어의 잔디가 자주 상합니다. 발이 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을 잘 보시면 땜빵공사의 흔적이 보입니다. 잔디가 상한 곳은 이렇게 케익처럼 잔디를 썰어다 심습니다. 정말 꼼꼼하게 잘 보수가 된 것 같습니다.

저 멀리 A보드 광고를 설치 중인 자원봉사자들이 보입니다.



A보드를 설치 중인 봉사자들입니다. 이 A보드는 부천FC의 팬들이 만들어 온 것입니다.



설치가 끝났습니다. SK텔레콤, 다음커뮤니케이션, 키카, 덕산파이프, 한국택시신문, 자생한방병원, 부천시 모두 한국의 풀뿌리 축구단을 후원하는 훌륭한 기업 & 지자체입니다. ^^



저 멀리 부천FC를 소개하는 햔수막과 경기 일정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이 현수막을 설치할 때 고소 공포증이 있는 봉사자들이 고생했다고 합니다.



이제 리그 메인 현수막을 설치하러 갑니다. 지금은 현수막이 좀 쳐쳐 있네요.



이제 현수막이 평평해졌습니다. 이게 상당히 힘이 들어갑니다. 알통 생깁니다. --;



골대 그물도 팽팽하게 설치합니다. 이게 축 늘어져 있으면 참 보기 않좋습니다. 팽팽해야 폼이 납니다. ^^ 이것도 알통 나옵니다.



이제 벤치를 설치할 차례입니다. 각자 하나씩 밀고 갑니다. 오른쪽 화면에 보이는 박기택 봉사자는 방금 전에 사우디 출장에서 귀국 했습니다.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바로 경기장으로 왔습니다. 일이 끝나고 다른 회사 동료들은 사우디 관광 좀 하고 온다는데 혼자 비행기 타고 일 끝나자마자 왔습니다. 이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이글을 보는 부천FC 서포터는 박기택님에게 뜨거운 박수를!

나 같았으면 사우디에서 좀 더 놀다 옵니다. 일도 끝났겠다...



이제 경기장 내에서 운행하는 짐차에 의자와 책상을 싣습니다. 책상이 좀 무겁습니다. T.T



짐차는 경기장을 돌며 의자를 내려 놓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뛰면서 의자를 세팅합니다. 볼보이의 의자입니다.



이제 준비가 다 되어 갑니다. 봉사자들은 스스로 입장권을 사서 경기장에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입장권을 자기 돈주고 사서 들어와서 봉사를 합니다.

경기장이 참 아름답습니다. K3 경기장으로 쓰기 아깝습니다. 빨리 내셔널, K리그 이렇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



앗! 장내 아나운서, 경기 감독관 등을 위한 책상 운반이 남았네요. 힘을 내시요!



그 사이 사무실에서는 다른 준비들도 한창입니다. 원정팀 벤치에 붙일 안내판을 만드는 중



부천FC의 경기는 성인 5,000원 유료입니다. 하지만 어디나 공짜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이러면 곤란합니다. 자식같은 사람들도 다 입장권 사서 들어오는데, 지역의 축구인이라는 어른들이 공짜로 버젓히 들어옵니다. 그런 행위는 정말 너무 하신 거죠. 지역 유지는 유지답게, 축구계 원로는 원로답게 행동해야 합니다. 공짜 경기보는 건 정말 도움 안됩니다.

본부석으로 오는 분들을 매표소로 유도하기 위한 현수막을 달고 있습니다.



경기 중입니다. 경기 준비에 열중했던 팬들이 이제는 응원도 열심입니다. 물론 경기 준비는 하지 않고 경기만 달랑 보고 가는 서포터도 있습니다. 다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유가 좀 되시는 분들은 오후 3시경까지 구단 사무실로 가시기 바랍니다. 사실 여유는 만드는 것이죠.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경기 후 뒷정리 중인 구단 사무실입니다. 경기 후 정리는 제가 사진을 찍어서 기록할 틈도 없이 빨리 끝났습니다. 경기를 관전한 서포터 중 30여명이 자발적으로 경기장 뒷정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는 경주시민구단과 홈경기입니다. 부천팬들의 봉사는 계속됩니다.

표 팔고, 책상 나르고… K3 부천FC 팬들의 자원봉사 열전
'확' 달라진 부천FC 1995 팬들 '나의 구단을 위해서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