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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하와이 2003

일본의 진주만공격의 현장을 가다 - 2003 하와이여행 10

by walk around 2010. 7. 31.

아마 하와이 패키지 여행을 가면 반드시 가게 되는 곳이 아닐까. 하지만 초행에 렌트카를 운전해서 찾아가기에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성의없는 교통 표지만에 불평을 터뜨리고, 곳곳의 도로 공사에 약간의 짜증을 내며 겨우 도착했습니다.

USS Arizona Memorial.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 공격 때 미국의 항공모함 애리조나호가 침몰했습니다. 일부는 인양하고 일부는 아직 바다에 있는데, 바다에 있는 아리조나호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전시장까지 만들어서 추모와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성의있게 준비하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고, 특히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당시 침략국 일본의 관광객이 크게 일본어로 이야기하며 관람을 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도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명동이나 종로 같은 곳에 작은 규모라도 일제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요. 조선총독부가 있던 곳이니 역사성은 충분히 있는 장소입니다.

개인적으로 하는 일본인을 보면 자신들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만행을 했는지 대부분 모릅니다. 이를 알게되면 오히려 역사를 바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관광객 수에는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골적인 전시물이 즐비한 이런 곳이 있는 하와이는 일본인 천국인데, 어떻게 즐기느냐의 문제이니 역사를 알리는 문제는 별개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리조나 추모관의 전시물을 보면 지금 미국과 일본이 국교를 맺고 있는 것조차 신기해 보입니다. 구경을 하던 일본인들은 숨을 죽입니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시관을 지나갑니다.



물 속에 잠긴 아리조나호의 모형입니다. 흰 건물은 아리조나호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건물입니다. 물이 맑기 때문에 물 속의 아리조나호가 보입니다. 침몰한 거대한 배를 물 위에서 보는 것. 기분이 묘합니다.



아마도 아리조나 호의 모형으로 기억됩니다. 상판은 침몰 후 거둬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1940년대에도 항공모함이 있었다니, 대단하군요. 이런 미국을 상대로 일본은 대담하게 공격을 감행했고, 결국 패망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무려 3581명이 사망했습니다. 일본은 55명 사망.

적어도 진주만 공격만 놓고 보면 일본의 단기 승리였습니다. 덕분에 미국의 애국적 분위기가 확산됐고, 일본을 치기 위해 입대를 자원하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미국의 한국인도 미군에 대거 입대했다고 합니다.



공중발사 어뢰로 보입니다. 전시물 앞의 설명을 보면 일본군 비행기에서 발사해서 물속에 떨어져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같습니다. 당시 일본 기술력도 상당했네요. 1940년대에 이런 무기를 만들다니.


근처에는 미군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멀쩡한 배들과 항공모함 위의 비행기도 보입니다. 대단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뭐, 섬이 하나 떠 있는 셈이죠.



저 멀리 위에서 모형으로 봤던 흰 건물이 보입니다. 그 아래 아리조나호가 있구요. 옆에 군함이 정박되어 있습니다.



나오는 길입니다. 눈에 보이는 곳들이 어떤 곳인지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제는 평화로운 모습. 미국과 일본은 이제 가까운 나라이고, 하와이 부동산의 상당부분을 일본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어만으로 생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일본색이 짙어진 섬이라는 것이 눈이 띱니다.

이제 일본은 가미가제로 하와이를 침공하는 게 아니라 경제력과 문화로 침공하는 것 같습니다. 이때가 2003년이니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우리나라에 돈 깨나 있는 사람들도 하와이의 별장이나 콘도를 사고 있습니다. 하와이 부동산이 생각보다 비싼 편도 아니구요.(그렇다고 제가 살 수 있을 정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

형편도 안되면서 하와이 부동산 가격을 알아봤습니다. 세계 최고의 휴양지이니 물론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번화가에서 좀 떨어지고, 언덕에서 바다가 보이는 건평 30평 정도의 오래되어 보이는 별장이 3~4억원 수준도 있었습니다. 마당도 좀 있는 집인데.. 물론 지역별로 가격 차이는 있습니다. 와이키키 인근은 더 비쌀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정도면 여유가 좀 되시는 분들이라면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현지 주민에 따르면 별장의 경우, 손바뀜이 빠르다고 합니다. 하와이 와서 반한 마당에, 싸다 싶은 마음에 구입했다가, 막상 비워두고 살게 되고 하와이에도 자주 안가게 되니까 또 팔고. 이렇다보니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이 계속 나오는 모양입니다(한때 일본 주부들 사이에 하와이에 땅을 사서 별장을 짓는 '하와이계'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프하고 비슷하네요. 지프 랭글러, 사하라 등의 중고차 가격은 의외로 산 편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좀 여유 있으면 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유지가 만만치 않습니다. 연비가 4킬로. 에지간해서는 버틸재간이 없습니다. 결국 다시 중고시장에 나옵니다. 가격은 계속 떨어지구요.

요즘 하외이에 부동산 구입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는 것 같은데, 향후 성적은 글쎄요.. 제 생각에는 휴양지가 적었던 시절 하와이는 독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즐길 수 있는 휴양지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대채재가 이렇게 늘어 났으니 관광객 집중효과는 점차 떨어질 듯. 하긴 브랜드가 있으니 중국인들이 향후 상당기간은 하와이에서 돈을 뿌리겠네요. 중국인들이 다음 '하와이계'를 탈 때 팔고 나오면 딱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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