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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담양 죽녹원,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by walk around 2010. 8. 17.

올해 초 담양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숙소를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KBS 2TV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지나간 후 인기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이름난 한옥 민박 등은 동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방향을 틀어 전남 함평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 회사 일로 광주출장을 갔다가 잠시 담양 죽녹원에 들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갑자기 비가 와서 차분히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해질녁이 되니 모기들이 기승인 것도 불편했습니다.


대나무는 참 매력이 있습니다. 죽순으로 내공을 키우다가 일단 솟아오르기 시작하면 무서운 속도로 자란다고 합니다. 어릴 때 대나무에 오르다가 눈 앞에서 쐐기를 만났던 생각이 납니다. "대나무 가시에 찔리면 엄청 아프고, 가시가 살에 박히면 빼기도 어렵다"던 친척 형들의 이야기도 기억이 나네요.


요즘 '1박2일'이 조작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그와 별개로 이 프로그램이 국내 여행지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있었기 때문에 실감할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 여유가 되면 장시간 있으면서 죽림욕의 이런 효과들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등입니다. 죽순 모양입니다. 곳곳의 등이나 조형물은 대나무와 관련된 형상입니다.



이런 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한시간 이상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이런 대나무 숲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 옆 대나무를 보면 예리한 것으로 글씨를 새겨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행위가 기념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우렁이. 대단한 기술입니다. ^^




죽녹원을 떠나올 때 갑작 바람이 거세게 불더니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습니다. 대 잎이 날리는 것이 곧 모림의 고수가 와이어를 타고 날아다닐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 대나무, 죽순 등을 활용한 식당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상 급히 떠나야 했습니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