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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K3] 부천FC의 정신력을 보여준 아산과 경기

by walk around 2009. 7. 6.

지난 7월 4일 경기상대 아산은 리그 하위권의 약팀입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한다면 부천의 승리는 기정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안했던 이유는 요즘 부천이 인터넷, 방송, 신문 등에 자주 실리고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짐작 때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기분이 붕 떴을까 걱정이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아산전은 5-0 승리라는 경기 결과를 떠나 과정이 정말 마음에 드는 경기였습니다.

(사진설명 : 선취골 직후의 모습입니다. 사진 가장 오른쪽 골대 안으로 공을 가지러 가는 선수가 김두교 선수입니다.)

전반 14분 신강선 선수의 첫 골이 들어갔을 때 김두교 선수는 골대 안의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뛰어 갔습니다. 보통 이런 행동은 실점을 한 팀의 선수들이 합니다. 이번에는 반대였습니다. 우리 팀이 비슷한 승점의 다른 팀들보다 득실이 좋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유를 막론하고 신선한 장면이었습니다.

그 행동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더 많은 골이 필요하다"고 말하려는 듯 했습니다.

(사진설명 : 부천의 두번째 골은 집중 마크 속에서 넘어졌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한 신강선 선수의 투쟁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진 가운데 쓰러져 있는 선수가 신강선 선수이고, 신강선 선수가 빼낸 공을 김두교 선수가 크로스, 이승현 골. 김두교 선수도 부지런함이 어시스트로 연결되었습니다.)

이승현 선수의 두번째 골은 신강선 선수의 투쟁에서 시작된 골입니다. 신강선 선수는 이승현 선수에게 크로스가 올라가기 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보이며 결국 추가골의 단초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실상 두번째 골은 신강선 선수의 골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특히 반칙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주심의 휘슬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플레이를 했다는 점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장재원 선수의 파이팅도 좋았습니다. 부상 전보다 더 나아진 모습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장석근 선수는 요즘에 무엇을 먹는지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골도 넣었지만 그보다는 미드필드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최후방까지 내려오는 수비가담, 어느새 최전방에서 공격까지. 정말 엄청난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열혈 팬이 생겨난 정현민 선수는 여전했습니다.

수비진들은 예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이드로 빠지는 빠른 패스에 뚫리는 모습을 양주전에 이어서 계속해서 보여주었습니다.

공격에서는 패스 타이밍을 늦추다가 부상을 자초하는 경우가 있었고, 찬스에서 슛을 아끼는 지나친 겸손함도 여전했습니다. 상대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이 경기는 서너골이 더 들어갔어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아산과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자세는 박수를 받아 마땅한 것이었습니다.

이날 부천서포터의 목소리는 유난히 컸습니다. 머릿수도 많았습니다. 버스 한 대로도 모자라서 승용차가 여러 대였습니다. 요즘 구단이 좀 알려졌다고 해서 자만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이 지난 경기의 가장 큰 소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