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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

J리그 축구 경기장의 치어걸, 완전 생소해

by walk around 2010. 9. 23.

축구는 대중적이면서도 이상한 코드가 존재하는 종목입니다. 평소에 국내에서 축구리그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월드컵 때 쉽게 축구팬이 되어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구단이 그냥 대중적인 코드에 맞추어서 구단을 운영하면 어느새 배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국내 구단들을 보아도 서포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통제하고 응원을 유도하려는 시도를 한 구단치고 재미를 본 곳이 없습니다. 화려한 응원복을 입은 응원단장이 관중 앞에서 춤을 춰서 잘 된 적이 없습니다. 서포터가 등장하기 이전이긴 하지만, 90년대 중반이전 동대문이 그랬습니다.

그 이후 최근까지 몇몇 구단이 지차체와 손을 잡고 서포터즈 발대식을 하기도 하고 노력을 했지만, 그런 팬들은 그날 하루 경기장에 오고 말았고, 공짜표 주면 겨우올까말까입니다. 즉 구단의 살림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보다는 팬들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서로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게 구단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팬이 구단의 컨트롤을 받기 시작하면 결국 구단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자격을 잃게 되겠죠.

J리그 최고의 구단에서 지금은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도쿄 베르디의 경우 축구장에 치어리더를 등장시켰습니다. 나름 구단 활성화를 위한 고육지책이었겠지만, 경기장에서 치어리더를 보는 순간 한숨이 나왔습니다. 경기 후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치어걸을 보면서 안스러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치어걸은 일반인들, 특히 남자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경기 내내 선수와 팬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치어걸은 오히려 소통의 방해요소가 됩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의 경기 당시 경기장과 붉은옷을 입은 관중 사이에 치어걸이 있었다면, 그게 눈에 들어왔을까요? 야구처럼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고, 그 시간 동안 볼거리가 필요한 종목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아래 동영상의 배경인 1995년에 도쿄 베르디는 요미우리그룹 니폰TV의 소유였습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야구단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요미우리가 그 노하우를 축구단에도 적용시킨 것일까요? 이유야 어찌됐든 결과는 대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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