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부천FC 1995

타임머신 타고 100년 전 축구역사 속으로(부천FC vs. 유맨)

by walk around 2009. 7. 17.

초기 F.C.(Football Club)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역 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클럽을 만들고, 선수들은 생계를 위한 직업을 갖고 밤에 연습을 했다. 클럽 선수들은 동네 대표선수였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응원했다.

축구리그가 수준별로 세분화하고 F.C.의 규모가 커지면서 선수단은 동네 출신들 뿐 아니라 외국인도 참여하게 된다. 일부 F.C. 이름에 붙은 '인터내셔널(인터나시오날)'과 같은 단어는 외국인 선수를 받아들인다는 상징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F.C.의 초기정신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지역민과의 교감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무리한 선수영입, 경기장 건설 등으로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입장권이 비싸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동네사람들의 팀이었던 F.C.가 축구정신을 모르는 외국인에게 넘어가기도 했다.

지금 한국에 와 있는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시 100년전 초창기 클럽의 모습으로 창단된 클럽이다. 팬들이 팀을 소유하고 있고, 연간회원권을 가진 팬들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선수단은 팬들과 가식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정을 나눈다.

부천FC 1995도 이런 모습과 가깝다. 부천FC가 구축하고 있는 축구공동체는 앤디 월시 FC 유나이티드 단장이 말한 "Football is community"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FC 유나이티드가 100년의 잉글랜드 모습을 복습하고 있다면, 부천FC는 그런 원초적 클럽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2009년 7월 18일, 부천에서 축구역사 초창기의 원시적인 모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평소 응원하는 팀을 가리지 않고 날씨를 가리지 말고 보아야할 경기다.

경기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연출될 엄청난 축제 분위기 그리고 우정을 나누는 모습들은 축구정신의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비 마저 온다면 더욱 더 리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월시 단장이 말한 "Foolball is communication"과 통하는 팬과 선수의 소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살아생전에 다시 볼 수 있을까 의심되는 경기. 먼길을 돌아 축구마케팅의 본류에 다가선 SKT의 변신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