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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쿠알라룸푸르 2011

울고 웃었던 쿠알라룸푸르 이스타나 호텔 - 2011 말레이시아 3

by walk around 2011. 8. 29.

 

 

 

 

 

말레이시아에서의 첫 숙소는 이스타나(Istana) 호텔입니다. 고르고 고르다가 '착한 여행' 비슷하게 해보자며 글로벌 체인은 일단 제외하고, 너무 나쁘거나 좋은 곳도 제외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이스타나호첼이 말레이시아 현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는 말을 하길래 과감하게 골랐습니다.

교통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부킷빈탕, KLCC 등 번화가와 명소 모두 가깝습니다.  모노레일 역도 가깝습니다.

 


밤 늦게 겨우 도착했습니다.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공항에서 익스프레스, 도보, 모노레일 등 땀으로 목욕했습니다. 현지 분위기를 느끼려 대중교통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체력을 소진했습니다. 택시 강추.


 


일단 널부러졌습니다. 잠시 쉬다가 씻고 옷을 갈아입고, 슬슬 최대 번화가 부킷빈탕으로 나갔습니다. 바로 전 포스팅에 부킷빈탕의 모습이 약간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 호텔.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카펫은 도저히 지저분해서 맨발을 댈 수 없습니다. 냄새도 이상합니다. 이불도 눅눅합니다. 온도도 맞지 않고, 모든 게 부실합니다. 별5이라는데, 가운도 없고, 수건도 부족하고 안에 있기가 싫습니다.

키도 맞지 않아서 다시 받아왔습니다. 무거운 짐들고 쉬러 들어가려다 문 앞에 한참 서 있었습니다. 일처리는 왜 그리 느린지... 키가 되지 않는다는 전화에 "다시 한번 제대로 해보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층도 낮아서 조망도 그저그랬습니다. 이 방은 한국돈으로 하루 12만원 정도합니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아무튼 이 방에서 억지로 자다가, 아이가 그날 먹은 것을 모두 토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침대는 치우기도 힘들게 되어 버렸습니다. 대략 수습 후 새벽 4시에 프런트로 갔습니다. 전의를 가다듬고 갔습니다. 마치 아이가 토한 것이 호텔의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도 그럴 것이 너무 방이 더럽고, 같은층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니 애가 더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인 단체는 방을 여러개 사용하는데, 이방저방 옮겨다니면서 문을 어찌나 세게 닫는지 깜짝깜짝 놀랐습니다.

프런트로 가면서 돈을 더 내더라도 방을 업그레이드해야 겠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일단 구경용 화장실 사진입니다. 프런트에 가서 "애가 토했다. 청소 불능이다.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들어올 때 불친절한 직원은 어디로 가고, 아주 노련해 보이는 중년 여성이 있었습니다. 포스는 마치 호텔 주인 같았습니다.

군말없이 새로운 키를 줍니다. 층을 보니 높습니다. "추가 비용은 얼마?" 없답니다. 그냥 가라고 합니다. 짐을 다 정리해서 새벽에 방을 옮겼습니다. 침대를 심하게 망쳐놨기 때문에 팁은 좀 두둑하게 놓았습니다.

여행 첫날 토하는 것은 우리 아이의 특기(?)입니다. 여행 초반에 귀국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2009년 오사카·교토 여행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 신오사카 호텔에서 우웩..한 따님



 


창으로 내다본 풍경입니다. 새로 배정받은 방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카페트는 벌거벗고 뒹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고, 새하얀 가운도 있었으며, 없던 치약, 치솔에 수건도 넉넉한데, 더 뽀송뽀송했습니다.

잠이 절로 오더군요. 잘 잤습니다.


 


역시 바깥 풍경입니다. 그동안 머무른 많은 호텔에 비해 많이 빠집니다. ^^;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 조망
르 로얄 메르디앙 상하이호텔 조망
도쿄 신주쿠 프린스 호텔 조망


 


왼편이 문제의 호텔입니다. 아침이 되어서 따지러 갔습니다. 왜 두 방이 구조나 크기는 같은데 그렇게 다르냐고..

새로 받은 방은 우리돈으로 17만원 정도하는 방이랍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는데, 추가요금 지불없이 그냥 제공됐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좀 알겠는데, 나중에 자세히 알고보니 10만원 보증금 낸 것으로 추가요금을 지불한 것이었습니다. ㅠ.ㅠ

공짜는 없다...


 


배탈의 원인 분석에 들어 갑니다. 말레이시아는 물이 수상합니다. 관련 책에도 그런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에비앙만 사서 먹였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물이 문제 같지 않습니다. 생수정도면 어떤 것을 마셔도 될 것 같았습니다. 체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죽과 같은 음식만 골라서 먹이고, 물은 호텔에서 끓인 것을 먹였으며.. 저녁에는 어릴 때 할머니들이 해주시던 처방.. 뜨거운 물에 설탕 타서 먹였습니다.

증세 급 호전.. 집에 가자고 울던 아이가 이제 집에 안간다고 난리입니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싱가포르는 괜찮았지만, 마닐라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쿠알라룸푸르를 사전에 알아보니 3일 이상 머무르면 좀 지루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틀을 배앓이하는 아이 시중에 쓰고나니, 시간이 급해졌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KL에 볼 것이 많았습니다. 사람들도 좋습니다. 아...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말레이시아 항공 타고 쿠알라룸푸르로… 익스프레스로 KL센트럴까지 - 말레이시아 1
쿠알라룸푸르의 맥도날드, 모노레일 그리고 야간의 도심 산책 - 말레이시아 2




                    호텔 주변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