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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옛 영웅 맞이한 부천FC 팬들 '훌쩍훌쩍'

by walk around 2008. 12. 29.


지난 26일 부천SK 출신 선수들과 부천FC 1995의 자선축구경기에서 만난 옛 부천 선수들과 팬들이 수년의 시간을 극복하고 서먹함을 극복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경기시작 한시간여 전부터 OB선수들이 경기장을 찾아왔다. 남기일, 윤정환 선수 등이 모습이 초반에 나타났다. 경기장 단장에 여념이 없던 서포터를 비롯한 부천 축구팬들은 일손과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바라봤다.

(사진설명 : 사회자를 사이에 두고 맞선 팬과 선수들)

이들의 조용한 대면은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계속됐다. 경기장을 어렵게 대여하면서, 운동장을 관리하는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에 "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용히 행사를 치르겠다 " 고 약속한 구단의 입장을 팬들이 십분 이해한 탓도 있었다. 부천구단은 경기성사를 위해 경기장 주변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야간 행사에 따른 양해를 구하는 안내방송까지 부탁한 상황이었다.

(사진설명 : 한 여성팬이 '선수들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전반전이 한창일 때, 부천 팬들 사이에서는 " 저들을 이렇게 조용히 보낼 수 없다 " 는 이야기가 터져나왔고 공감을 얻었다. 결국 체감 온도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 속에서 열성적인 응원이 펼쳐졌다.

이원식, 윤정환, 조준호, 이성재 등 부천SK 시절 인기 선수들의 개인 콜송(응원가)이 잇따라 터져나왔고,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성환, 남기일 등에 대한 환호도 터졌다. 과거 목동시절부터 자주 사용하던 많은 응원가들도 계속해서 선을 보였다.

(사진설명 : 곽경근 선수(현 여의도고 감독)이 '선수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한 여성맨과 포옹하고 있다.)

경기 후 한 여성 팬이 OB선수들에 대한 편지를 낭독하다 울음을 터뜨리자 관중석 여기저기서 눈시울을 붉히는 팬들이 보였다. 쭈그리고 앉아 마음놓고 울음을 터뜨리는 팬도 있었다. OB 중에는 이미 배도 살짝 나오는 등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선수도 상당수였지만, 팬들은 관심은 현역시절 이상이었다.

(사진설명 : 이원식 선수의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이 줄을 섰다. 오른쪽 파란 옷은 이성재 선수.)

식후 행사 종료 후에는 선수들에 대한 사인공세와 촬영공세가 이어졌다. 선수들이 식사를 위해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한시간 정도가 필요했다. 그리고 부천 특유의 '랄랄라'응원을 위해 OB, YB, 팬들 모두가 어깨를 걸었다.

사진 : 부천FC 1995 미디어 유기훈, 이태후, 최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