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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하노이 2012

방콕거쳐 하노이로.. 하노이에선 택시 조심 - 2012 하노이 여행 1

by walk around 2012. 2. 11.

남쪽 호치민에 비해 작은 도시이지만 베트남의 수도는 하노이입니다. 하노이로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설 연휴를 맞아 다녀왔기 때문에 일정은 짧았습니다. 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갈등한 것은 하롱베이, 땀꼭 등 관광명소를 갈 것이냐 말 것이냐였습니다.

결국 하노이만 파기로 했습니다. 짧은 일정에 여기저기 다니다가 지치기만 할 것 같고, 하롱베이는 어쩌면 팔라우의 군도와 유사한 느낌일 것 같았습니다. 또 나중에 기회가 있겠죠.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개구장이 스머프. 비행기에서 봤습니다. 금방 가더군요. 영화 두편 보니 책 읽을 시간도 없네요.



그런데 도착한 곳은 방콕입니다. 설 연휴 비행표 구입이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 아마 제가 마지막으로 탈출할 표를 산 것이 아닐까. 그것도 방콕을 들렀다 가는 말도 안되는 일정.



방콕공항의 카페에서...



방콕공항의 상징이죠. 자세히 보니 밑에 물고기도 있었네요.



시간이 많아서 촛점까지 잡아가며 열심히 찍었습니다.





하노이로.



도착하니 해가 졌네요.



하노이 공항에서 짐을 받을 때부터 고난이 시작됐습니다. 예상 외로 험난한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짐을 도대체 얼마나 기다렸는지... 짐이 안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기다렸습니다.

공항을 나와서 택시를 잡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유니폼을 입은 한 여성이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합니다. 책에서 "택시를 주의하라"는 정보를 본 상황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명소에서 택시를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쿠폰택시'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택시기사들도 대부분 양심적입니다. 미터기로 갑니다.

하노이에서도 공항이니까 별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택시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 택시는 미터기를 꺾지 않습니다. 손으로 택시를 가르쳤습니다. 손사래를 칩니다. 안한다는 뜻이죠. 영어 한마디도 안통합니다. 나는 타면서 호텔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가다가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어디로 가냐고 합니다. --;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영어하는 사람을 바꿔줍니다. 전화기 넘어에서 "훠라유 원투 고?" 갈 곳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내 손에 지도를 본 택시기사가 전화를 끊어 버립니다. 그리고 지도와 주소를 보더니 알았다며 갑니다.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15달러라고 합니다. 참을만 하다.. 일단 갑니다.

차를 또 세웁니다. 어디로 가냡니다. 아 이런.. 이 택시기사 이거... 이상한 사람이다. 약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는 봐도 모르겠다는 표정입니다. 주소를 보여주었습니다. 갸웃하더니 다시 갑니다. 어딘지 모르고 15달러라고 말한 건가요?

무지막지한 속도로 가던 택시는 중간중간 아주 저속으로 가고, 기사는 주변을 두리번 거립니다. 머릿 속이 복잡합니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중간중간 전화도 합니다. 필리핀 보라카이 갈 때, 공항 잘못가서 헤매면서 좀 무서웠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러더니 엉뚱한 곳에 내려주더군요. 여기 아니다고 했습니다. 내리더니 나가서 행인에게 길을 물어보더니 "쏘리"하더니 비로소 호텔에 갔습니다. 그런데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입구까지 절대 못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금은 31달러를 부릅니다. 그 사이 따블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시간 낭비, 불안감, 경제적 손실... 기분이 더러웠습니다. 갑자기 이 나라에 대한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부끄럽게도 오늘(2012년 2월 11일)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니 이보다 심한 벤 기사들이 있더군요.

멀쩡하게 택시타고 와서 멀리서 내려서 짐을 질질 끌고 호텔 입구로 왔습니다. 보이에게 불었습니다. 공항에서 여기까지 통상 얼마냐. 아무리 비싸도 18달러. 제기랄... 택시 기사는 내가 호텔 직원에게 택비시 정산을 부탁할까봐 멀찌감치 내려주고 도망한 간 것이었습니다. 호텔 직원은 차 번호가 뭐냐, 영수증 받았냐 등을 물었지만 그런 게 있을리 없었죠.

기분이 너무 나빠서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어설픈 유니폼 입은 여성에게 당한 것도 화가 나고, 미리 정보를 얻고 준비했는데 멍청하게 당한 것도 화가 났습니다. 이렇게 와서 그나마 다행이지 그 택시가 이상한 것이었다면...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소화도 되지 않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한 실망감도 엄청났습니다. 이웃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다음 날 부터는 조심했고, 택시 같아 보이는 깔끔한 차를 이용했으며 타자마자 미터기를 꺾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없었습니다. 3일째 되는 날부터 화가 좀 풀리고, 여행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별 다섯 호텔인데... 그다지 비싸지는 않습니다. 아빠가 고생했는지 알길 없는 따님은 침대 사이에서 브이 --;







인터콘티넨탈 하노이 웨스트레이크(Intercontinental Hanoi Westlake)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