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은 많은 기대 속에 호주로 떠났습니다. 우연찮게 시드니까지 갔지만, 축구경기는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에서 진행 중이었습니다. 비행기로 한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시드니에 놀러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들레이드에 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대표팀의 첫 상대는 스페인이었습니다. 9월 14일 벌어진 경기에서 대표팀은 0-3으로 패했습니다. 조별예선을 통과해 8강이 목표였는데, 너무 어이없는 패배였습니다. 당시 대표팀 멤버를 보면 왜 이 패배가 아쉬운지 짐작이 갑니다.

당시 멤버 중에는 이운재 이영표 박지성 김도훈 이동국 이천수 유상철 설기현 등이 있었습니다. 고종수, 송종국 등의 이름도 보입니다.

다음 경기는 9월 17일 모로코와 경기입니다. 아마 토요일이었을 것입니다. 출장을 갔지만, 주말에는 쉬었습니다. 마침 스트라스필드 한인식당에서 "홍명보의 부상으로 강철이 팀에 합류했다"는 기사를 읽은 터였습니다. 지금까지 대표팀에 당시 제가 지지하던 부천SK 선수가 없어서 경기를 가지 않아도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철이 간다면 말이 달라집니다. 그는 부천SK의 캡틴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애들레이드에 가야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나중에 부천SK에 입단한 최철우 선수도 엔트리에 포함)

일단 시드니 올림픽파크 매표소에서 표를 샀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새벽에 숙소를 빠져나와 애들레이드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물가는 평소보다 몇배 오른 상태. 그런데 노란 옷을 입은 저를 보더니, 매표원이 "student?"하길래, 대뜸 "yes!"했더니 학생등 같은 거 검사없이 할인표를 주었습니다. 땡 잡은거죠.

우여곡절 끝에 모로코와 경기를 보았습니다. 현지에 응원 온 붉은악마 회원들도 만났습니다. 이 경기는 1-0으로 이겼습니다. 이천수가 PK를 실패했는데, 튀어 나온 골을 다시 차 넣었습니다. 경기 후 현지 유학생들이 개최한 일일 나이트에가서 구석에 혼자 앉아 있다가, 유학생 숙소에서 염치없게 잠까지 자고, 다음날 시드니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이 일일 나이트에는 김흥국씨도 잠시 들렀다 갔습니다. --;



비행기를 타기 전에 애들레이드 시내에서 대표팀을 만났습니다. 제 눈에는 강철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표팀 최고 스타는 와일드카드 김도훈. 하지만 저는 사진을 딱 한장 찍었는데 강철과 찍었습니다. 셔터는 김도훈 선수가.. --; 주변에 이천수, 이운재, 김상식 등 대부분의 대표팀 선수들이 있었는데, 누구의 사인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제 자존심입니다. 선수는 팬이 있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계란과 닭의 문제가 아니라, 팬이 먼저입니다. (저 비니루안에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수많은 짝퉁 레플리카들이 있었습니다 --;)

흠흠.. 그래도 딱 3번 받은 적이 있는데, 히딩크, 본프레레 등 2명의 국가대표 감독, 그리고 부천SK의 수비수였던 이임생. 이임생 선수는 99년도인가 생일파티 갔다가, 한참 나란히 앉아있게 된 바람에 유니폼을 쓱 내밀어 사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표팀은 9월 20일 칠레와 경기에서 이동국의 골로 1-0으로 또 이겼습니다. 2승1패. 좋은 성적이었지만, 골득실에 밀려 8강에 실패했습니다. 정말 아까운 대회였습니다. 필카를 사용하던 시절이라 사진이 많이 없어 아쉽습니다. 당시 감독은 허정무. 박지성을 발굴하여 올림픽 대표에 합류시킨 것이 허정무였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보면 2002주역이 많고, 지금 우리 대표팀 기둥도 많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남아공 16강의 성과가 하루 아침에 나타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시드니에 돌아와서 일을 어느 정도 마친 후에 시드니에서 경기를 하는 한국 대표팀 경기를 좀 다녔습니다. 축빠인 제가, 이런.. 야구장에서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먼 타국에서 야구장에 간 것이니 축빠 동지들의 양해가 있을 것으로 믿으며 --; 열심히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ㅋ




경기장 주변에는 약간의 공터만 있으면 구경에 지친 사람들이 여기저기 누워있습니다. 졸고 있는 사람도.. 외국에서의 한시가 아까운 저와 일행들은 눈을 말똥말똥 뜨고 간식을 오물오물.



스트라스필드에서 사귄 동갑내기 한국인 교포 친구의 새차입니다. 우리가 시드니에 있는 동안 차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부럽던지. 차 주인이 주유소 간 사이에 잠시 포즈를. 엥꼬나는 바람에 새차 주인은 주유소로 달려갔습니다. --;

이 차를 타고 시드니를 떠나기 전날 현지인들만 안다는 비경을 구경했습니다. 하버 브릿지도 보고, 오페라 하우스도 보고, 호강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아직도 스트라스필드 역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던 핫도그가 생각납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달라면 막주던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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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시니 2010.07.07 08:34 신고

    와,,, 정말 서포터스의 자존심이 굉장하시네요~
    다른 기라성 같은 스타들은 제쳐두고 강철 선수의 사인만 받으시다니..ㅎㅎ
    이임생 선수는 91년 청소년 축구대회 때부터 진짜 좋아했는데,
    고연전 땜에 국가대표 정지당하고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 walk around 2010.07.07 08:46 신고

      네..^^ 강철과 사진을 찍었죠. 그때 대표선수들과 2시간 정도 함께 다니며 쇼핑을 하면서, 환율계산해서 가격을 가르쳐 주면서 다녔는데.. 짬짬히 사인 받았으면 엄청났겠죠? ㅎㅎ 쇼핑몰에서 소탈하게 보이던 선수들이 기억에 납니다.. "이거 사면 난 마누라한테 혼나" 이렇게 말하던..ㅎㅎ

사진을 보면 그래도 꽤 여유로왔던 것 같은데, 알고보면 상당히 팍팍했던 출장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터넷이었습니다. 당시 호주는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서 한국으로 사진을 한장 보내는데 2~3시간씩 걸리곤 했습니다. 동영상을 보낼 때는 더 심했습니다. 때문에 파일 전송 담당직원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트라스필드의 한인이 운영하는 PC방 죽돌이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잠시 시드니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실은 일 때문에 시내에서 만날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냥 신기했습니다. 이때 호주를 간 것이 저의 첫 해외 방문이었습니다. 해외방문을 좀 쎄게 한 셈입니다. 그러니 모든 게 신기했습니다. 차이나타운. 와! 차이나타운. 촌놈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



우와 마차다. 역시 호기심이 넘치는 모습입니다.  --; 콜라캔에 빨대…. 참 소심해 보이네요. ^^



10년도 넘은 일이기 때문에 여기가 어디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만나기 위해 시드니 시내로 갔고, 그 주변에서 오가다 본 것이라는 것 외에는….



호주가 신대륙이지만, 그래서 역사도 짧지만 고풍스러운 건물은 꽤 있었습니다. 당시 제 눈에는 저 첨탑이 인상 깊었던 모양이네요. 재미있는 것은 어떤 사진이든 거의 시드니올림픽 깃발이 보입니다.



기마경찰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요즘 있는 것 같은데. 이때만 해도 신기했습니다. 그랬으니 사진을 찍었겠죠? 필카로 인증샷이 아닌 사진을 찍었을 정도니까.



음.. 사진들이 다 60, 70년대 사진 같습니다. 2000년에 촬영한 필카인데 스캔 하니까 이렇게 나오네요. 사실 이런 행인을 찍을 이유는 없었고, 오른쪽에 일행들이 있고 이 사진은 사진 구석에 있는 행인입니다. 트리밍해서 메인을 날리고 서브를 살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이 대개가 그렇습니다. --;

시드니 시내 자체는 그다지 다이나믹하지는 않았습니다. 차이나타운이 그나마 좀 아기자기 했습니다. 땅이 넓은 곳이라 모든 게 시원시원한 편이었고, 교통도 비교적 좋았습니다(하지만 차 없으면 불편할 정도입니다). 지하철표를 잘못 샀었는데, 제대로 검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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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였던 Newington은 이동에는 불편했지만 그 자체로는 훌륭했습니다. 지금은 개발이 되었을 것 같은데, 당시에는 주변이 허허벌판이었기 때문에 저녁에 숙소에 오면 포커를 치는 게 일이었습니다. 돈을 따도 잃어도 어차피 다음 날 딴 사람이 돈을 쓰기 때문에 별 의미없는 공방전이었습니다. 호주 화폐가 좀 작고, 환율 감각도 무뎌서 마치 부루마블 게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엄청난 축제 기간이었음에도 시드니의 저녁은 차분하기만 했습니다. 갈데가 없었습니다. 


뉴잉톤 쪽에서 바라 본 올림픽 파크입니다. 당시 조직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환경올림픽이라고 천명했기 때문에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곳곳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심하게 말해 볼품없었고, 좋게 말해서 자연스러웠습니다. 공사를 하다만 것 같기도 했습니다.



누가 될지 모르지만 뉴잉톤의 선수촌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이 공용 수영장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저 위에 국기가 걸려있는 곳은 대개 선수들입니다.



숙소였던 뉴잉톤 올림픽 빌리지는 사진에서와 같이 허가된 차량만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택시를 타고 들어오는 것도 불가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가장 위의 사진 저 멀리 가물가물 보이는 올림픽 파크를 가로질어야 뭐가 나왔습니다. T.T

선수들은 전용차가 있었지만, 어설프게 우리처럼 선수도 아니면서 선수촌에 숙박을 한 사람들은 중간에서 붕 떴습니다. 숙박비만 엄청났습니다. --;



좋은 점 중 하나는 올림픽 파크에서 하는 행사가 대충 보였다는 점입니다. 불꽃놀이 같은 것은 제대로였습니다. 왼쪽이 함께 갔던 협력회사 대표님인데, 지금 어디 계시죠? 혹시 사진 보시면 연락을...



힘든 와중이었지만, 그래도 해방감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애교스러운 행위는 한국에서는 해본 일이 없었는데. 중간은 앞서 협력사 대표님, 맨 오른쪽은 역시 함께 갔던 한 광고대행사 직원분인데, 지금 어디 계실까. 혹시 오셨으면 사진 퍼가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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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시니 2010.07.06 09:08 신고

    스캔뜨신 필카 사진이시군요.
    필카사진이라도 불꽃 놀이 사진도 잘 담으시고...
    오래전 인연을 맺으신 분들 꼭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walk around 2010.07.06 10:11 신고

      와우! 오랜만에 오셨네요? 바쁘셨던 모양. ^^ 불꽃사진은 동행했던 사진기자께서 찍어주셔서.. ^^;

주말에 사진을 정리 했습니다. 앨범을 보니 2000년 호주 시드님 올림픽 때 출장간 사진이 있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머리를 두세가지 색으로 염색한 제가 있더군요. 옆에 있던 7살 딸이 사진을 보고, "누구야?"라고 물어볼 정도였으니 많이 생소한 모습입니다.

당시에는 디카가 없어서 필카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덕분에 사진이 별로 없네요. 거의 15일을 머물렀는데, 지금처럼 디카가 있었다면 아마 사진을 수백장은 찍었을 텐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제 사진 기록은 디카가 있을 때와 없을 때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필카 사진의 특징은 대부분 인물사진이라는 점입니다. 사진 한장한장이 돈인데, 한가하게 주변 풍경 찍을 여유가 없었던거죠. 대부분 인증샷입니다. 그래도 그중에 찾고, 트리밍도해서 사진 몇 장 건졌습니다. 그런데 스캔을 한 사진의 화소가 변변치 않네요. 워낙 원판이 흐리멍텅하기도 하구요.


일을 끝내고 숙소로 가는 길. 밤 9시 정도 됐는데 숙소 앞에서 천사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4명의 꼬마 아가씨가 합창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같이 동요 같은 것을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함께 찍고 싶다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Sure!"를 외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때 전폭적인 긍정이 사람을 얼마나 기분좋게 하는 것인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평소 한국에서 어떤 간단한 부탁을 받았을 때는 그냥 "네"하는 것도 좋지만, 가급적 "얼마든지!", "기꺼이!"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그런 말 한마디가 상대의 기분을 순간적으로 '확' 살아나게 한다는 소중한 경험을 이 꼬마천사들 덕분에 해봤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 사진은 정말 빛 바랜 사진이네요.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닌데 --;


시드니 올림픽 파크 근처에는 여러 종목 경기장이 모여 있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는 눈 앞에 보이는 경기장은 양궁 경기장입니다. 저도 양궁을 현장에서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종목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일대일 경기를 할 때, 상대 한번, 우리 한번 시위를 당길 때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 숨이 막혔습니다.

장내 아나운서 역할도 상당한 것 같았습니다. 양궁이 포장만 잘 하면 평소에도 눈길을 끌 수 있는 종목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리버풀이라는 곳이 호주에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 미국이나 호주에는 영국과 일치하거나 유사한 지명이 많은데,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리버풀은 꼭 가보고 싶습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은 9월 15일 개막했습니다. 낮에는 상당히 더웠고, 밤에는 쌀쌀했습니다. 10월초에는 밤낮으로 추웠습니다. 더운 낮에는 분수대마다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올림픽 파크 근처의 맥도널드입니다. 세계 각국 응원단이 허기를 때우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마땅한 식당도 없었습니다.



맥도널드에서 일하시는 분들입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이었지만, 친절하게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 행선지가 어디냐"고 먼저 물어보고는 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하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파크입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도시 외곽에 세워져 있어서 교통이 불편했습니다. 에지간한 곳은 걷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몰려왔고,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일하러 간 마당이었지만, 이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보이는군요. 실제로는 개고생하고 와서 돌아올 때는 "이런 출장 다시는 안온다"를 되뇌었습니다. 역시 사진은 현실을 왜곡하는 기능을 할 수 있군요. --;

올림픽 파크에는 IOC공식 파트너 삼성전자의 홍보관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원없이 할 수 있는 드문 곳 중 하나였습니다(컴퓨터가 한글이 안되는 것이 아쉬움). 삼성의 홍보를 보면서 올림픽파트너의 독점적 홍보의 효과와 공중의 집중도에 대해서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기간 내내 접한 삼성의 모습은 시드니올림픽의 안주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숙소는 Newington의 올림픽 선수촌이었습니다. 선수촌의 절반 정도는 정말 선수들이 지내고, 일부는 업무 등을 위해 시드니를 찾은 사람들에게 임대를 해주었습니다. 밤에 도착을 해서 인증샷을 찍은 것인데, 결과적으로 교통이 완비되지 못한 신도시에 숙소를 잡은 것은 실수였습니다. 그보다는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같은 한국인도 많고, 전철역도 있는 곳을 숙소로 잡았으면 좋았을뻔 했습니다.

뉴윙톤 숙소는 너무 비쌌고, 시설은 과분했습니다. 수영장도 있고, 방도 여러개. 주방도 있구요. 그냥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처럼 입주받은 사람이 사람이 대회 이후에 들어와 사는 곳이었습니다. 시설이나 환경을 보니 시드니의 부자들이 향후 정착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리 숙소는 교포의 소유였습니다. 수년전 호주에 와서 크게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하지만 스트라스필드에서는 이민에 실패한 사람도 여럿 봤습니다).



시간이 날 때는 광장에서 중계를 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중계에 집중하기 보다는 먹고 일광욕하고, 대화하는 데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널부러져 보이는 사람들이 어떻게 꽤 잘사는 나라 호주를 만들어 가는 것인지 의아했습니다. 그 의문은 곧 풀리긴 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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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앙사나 이후루는 사실 스파 전문 리조트입니다. 같은 계열 반얀트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상호 다음에 리조트 & 스파라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기왕 스파를 잘 한다니 직접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여러 코스가 있지만 대체로 10~20만원 수준입니다. 긴장을 심하게 할 정도로 비싼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투숙객들이 거의 매일 스파에 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됩니다.

'스파(spa)'의 사전적인 의미는  온천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사우나 정도 될까요? 그런데 요즘에는 마사지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사실 앙사나에는 온천이나 사우나는 없으니까요. 스파 서비스 하는 곳에 가면 대부분 마사지 상품입니다.


먼저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는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합니다. 저는 전신마사지를 선택했습니다. 피부관리 비슷한 것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시간은 모두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대기실입니다. 앙사나 로고 뒤편으로 늘어선 벽과 지붕이 있는 여러개의 시설들이 스파 장소이고, 대부분 2인이 들어가게 됩니다.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가면 많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리조트에 사람들이 안보이다가 밥 먹을 때만 나타난다 했더니 여기에 다 있는 것 같았습니다.


베드입니다. 마사지 마니아는 아니라서 수준을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지만, 그런 대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강도를 묻길래 '중간'이라고 했는데, 끝나고 보니 좀 더 쎄게 받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마사지를 하는 동안 늘어지게 잤고, 몸과 마음은 많이 풀어졌습니다.

이런 거 할 때마다 마사지를 해주는 사람이 힘들까봐 누워서 걱정을 하곤하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기분이 스파를 마음 껏 즐기지 못하게 합니다. 당사자는 "매일 하니까 익숙하다"고 하지만 막판에는 좀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세면대와 수건 등입니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이용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스파 후 차와 과일을 조금 내 줍니다. 그런데 차가 너무 맛있어서 두 주전자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평가표를 줍니다. 스퍼에 공을 많이 들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게 점수를 부여하라면 75점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피부관리는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두번에 피부가 좋아지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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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줌마띠~! 2009.10.31 07:46 신고

    가끔..케이블에서 스파여행 캐널이 있던데... 그림하고 똑같네요..
    부럽사옵니다~

    • walk around 2009.10.31 08:34

      저는 줌마띠님의 레뷰컵이 부러워요 T.T

    • 줌마띠~! 2009.10.31 10:05 신고

      오잉~...그럼 아쉬운데로 한가지의 방법을 갈차드릴께요.
      레뷰에 매일 로그인을 하세요..그럼 포인트가 적립이 되고. 그거로 머그컵 받을수 있어요~ ( 단. 요방법은 인고의 세월이 필요한 장기전입니다 ㅡ,.ㅡ)

    • walk around 2009.10.31 16:40

      앗! 그게 어디예요? 당장 다다다...

    • 줌마띠~! 2009.10.31 16:51 신고

      엥~..정말 모르시는건가요..?

      그럼.. www.revu.co.kr에 들어가세요~

    • walk around 2009.10.31 23:26

      가입했습니다. 추천인을 '줌마띠~!'님으로 입력했습니다. ㅋㅋ

  2. 보시니 2009.10.31 09:22 신고

    아웅~ 저도 마사지 매니아인데.ㅎㅎ
    저렇게 럭셔리한 스파는 가본적 없지만, 저렴하면서도 빡세게 해주는데는 많이 가봤답니다.ㅎㅎ
    저렇게 좋은데서 받는 마사지는 기분도 다르겠죠?^^

    • walk around 2009.11.01 12:10

      그래요? 얼.. 아무리 격한 마사지라도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우리 동네 새로 생긴 발마사지 언제 한번 가볼생각입니다. 발만 하면 얼마나 되려나...



떠날 때가 되니 몰디브의 모든 것이 더 새삼스럽습니다. 이 세상을 뜨기 전에 다시 올 수 있을지. 앞으로 이 곳은 어떻게 변할지. 이곳에서 만나 친구가 된 사람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그간 서로 잘해준 것은 무슨 의미일지 등 늘 여행이 끝날 때쯤이면 센치해지는 습관이 도집니다.

이후루에서 만난 한 앙사나의 종업원은 자신을 몰디브 원주민으로 소개했습니다. 가족은 몰디브 군도 중에서도 남쪽에 있다고 합니다. 아주 먼곳이라고 합니다. 그는 6살 난 딸이 있는데, 이런… 1년에 한두번 본답니다. 볼 때마다 쑥쑥 커 있어서 자신도 놀란다고 합니다. 시간이 나도 교통편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리조트에 머무는 관광객들은 가족도 못 보면서 노동을 하는 원주민의 희생 덕분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서 그의 사진을 올리지 않습니다.


섬을 마지막으로 한바퀴 돌았습니다. 안전수칙입니다. 안전수칙을 떠나는 날 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상식선의 이야기라 미리 봤어도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안내판의 앤틱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몰디브 남쪽에는 리조트가 없이 원주민들이 사는 섬들이 있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그곳이 진짜 몰디브라고 합니다. 말레에서 잘 하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몰디브에 온다면 그때는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잡힙니다.


앙사나를 떠나 말레 비행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멀리 앙사나와 반얀트리의 불빛이 보입니다.

엔조이뉴욕


고기들입니다. 식사 후에는 빵조간을 던지며 놀다오곤 했습니다.
이 녀석들 습관이 되어서 사람이 오면 일단 몰립니다.



날지 못하는 새 입니다. 꼭 우리 방갈로 앞에 와서 똥을 싸고 가곤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내와 새끼도 있더군요. 어쩐지 던져주는 빵조각을 부지런히 나르더라니….

 

 다녀온지 2~3년이 지난 후 날아온 생일 축하 메일.
다시 보길 바란다는데.. 가능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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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에서 폭풍우 만나 방에서 뒹굴뒹굴 - 몰디브 여행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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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시니 2009.10.28 13:34 신고

    떠나는 순간의 아쉬움....
    완전 많이 묻어나시네요.ㅎㅎ

  2. K-BIS 2009.10.28 17:56

    염전새우도 먹을수잇나

  3. 지은 2009.10.29 03:47

    부럽삼!^^

  4. 2009.11.04 11:25

    비밀댓글입니다




몰디브에 있는 동안 하루 정도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 중 반나절은 거의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사진은 비가 쏟아질 때 반얀트리 쪽을 촬영한 것입니다. 아래 같은 곳에서 맑은 날씨에 짝은 사진을 보면 확실히 비교가 됩니다.


일주일이 채되지 않는 기간동안 머물면서 맑은 날씨, 흐린 날씨, 폭풍우가 몰아지는 날씨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올 때는 정말 지루합니다. T.T


얼마나 심심하던지 준비해 간 책도 읽었습니다. 외국에 놀러 나가서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은 이번 몰디브 여행이 유일합니다. --; 그리고 객실에 준비된 책자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호텔을 소개하는 책자가 있군요.


각 국가별로 소개되는 호텔의 소재지가 나옵니다. 이런 몰디브에서는 앙사나 이후루만 소개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자랑하려고 이 책을 놓았겠죠.


음… 그럼 한국은? 서울의 잠실과 명동의 롯데호텔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호텔을 소개한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호텔 중에 일정 비용을 지불한 호텔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혐의(?)를 두고 싶습니다. 아무튼 서울의 호텔 이름을 들어보니 반갑습니다.


앙사나 이후루 소개 페이지입니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몰디브를 한국인에게 소개할 때는 그림엽서 같은 풍경을 사용하고, 유럽인들에게 할 때는 조용하고 어둑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이제 보다니… 호텔 방 한 켠에는 스노클링 및 다이빙 가이드가 있습니다. 산호의 위치, 산호 사이의 통로. 그리고 어종이 대강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느 면이든 상어 그림이 있네요. 이건 뭐 물에 들어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
 

돌아갈 시간이 되어 가면서 슬슬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먼저 돌아갈 비행기표 좌석 등록을 하려고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갔습니다. 이후루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이 연결이 되는 곳입니다. 그나마 정말 어렵게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이때부터 좌석을 받기 위한 고행이 시작되었고 어렵게 등록하고 싶지 않은 비행기표를 등록했습니다.
 


비가 오니까 밥이 더 땡겼습니다. 이날 저녁도 부페가 아닌 정식 디너였습니다. 예의 빵과 과자가 올라왔습니다. 스프는 처음 본 것인데, 고기육수에 치즈가 담긴 맑은 스프가 나왔습니다. 치즈는 마치 두부같은 질감이었습니다. 배 속이 따땃해지는 것이 편안해서, 하나 더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오늘은 다들 어둑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데, 번쩍번쩍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샐러드입니다. 수박, 파인애플도 쌓아 두었습니다.


딤섬입니다. 새우딤섬인데,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메뉴였습니다. 딤섬을 먹을 때마다 우리 동네 김치만두가 그리웠는데, 이 딤섬. 우리동네 김치만두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습니다.


역시 어둠 속에서 촬영하고 대강 보정한 메인 디시입니다. 스파게티가 나왔습니다. 이것은 어린이용 스파게이였던 것 같습니다.


어른 메인 디시입니다. 생선 튀김에 크림 스파게티였습니다. 이번 생선튀김은 이전처럼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아서 극동사람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크림 스파게티는 그닥 느끼하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디저트는 이게 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T.T 한참 바라봤는데 뭔지 모르겟습니다. 다만 이날 두번쩨 디너는 첫번째와 달리 모든 메뉴가 맛있어서 남기지 않았다는 기억이 납니다.


밤을 먹으니 비가 그쳤습니다. 선착장에 갔습니다. 불빛에 고기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양식장 수준입니다. 빵 조간 던지면 난리가 납니다. 성질 급한 녀석은 뛰어 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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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넴낙 2009.10.27 12:49 신고

    와 몰디브 하면 바다~! 색깔 너무 이쁘네요~ 저도 저런 푸른물이 있는 곳으로 여행가고 싶어용~

몰디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바닷속입니다. 스노클링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수영도 좋아해서 가족을 해안에 두고 종일 헤엄쳐 다녔습니다. 같이 하면 좋은데 다들 겁이 많아서 T.T

동영상은 스노클링을 하면서 찍은 것 입니다. 방수디카로 찍은 것이라 화질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산호군을 따라가면 갑자기 절벽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웁!'하고 혼자 소리를 지른 기억이 납니다. 머물고 있는 앙사나 이후루에서 통통배로 5분 거리에 있는 반얀트리 마디바루에서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상어를 본 이후이기 때문에 겁이 덜컥나기도 했습니다. 일행이 있었다면 좀 더 내달렸을 텐데, 혼자여서 소심하게 좀 더 멀리, 깊이 가지 못한 게 지금와서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영상처럼 얕은 곳에 있다가 사람 얼굴만한 큰 물고기를 만났습니다. 눈 앞에서 슬슬 헤엄을 치길래, 오리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세게 지치면 저 물고기를 따라갈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한참 따라가다 아래를 보니 바닥이 안보였습니다. --;


햇살에 번쩍이는 상호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마트의 열대어 어항에서 보던 물고기들이 제 자리에 있는 것도 반가웠습니다. 산호를 보면서 다니다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습니다.

다니다보면 일전한 산호 근처에서는 같은 물고기를 보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들어갈 때마다 다른 물고기들이 있어서 마치 다른 곳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됩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꾸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물에만 들어가면 나타나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 눈 앞에서 계속 오가는 놈이 있는데 정말 성가십니다. 잡으려해도 잠시뿐.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앞 쪽에서 다가오면 괜찮은데, 바로 얼굴 옆에서 나올 때 있습니다. 내 눈 앞 5센티에 그 놈 눈이 있어서 딱 마주치면 완전 간떨어집니다. 작은 고기이지만 그렇게 가까이서 눈이 마주치면 섬칫 합니다.

(2010.8.6. 추가 - 이 녀석의 정체를 알아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남해에 사는 용치놀래기와 비슷하게 생긴 것에 착안해서 검색을 하다보니, 이 놈은 'Sixbar Wrasse'인 것 같습니다. 번역하면 여섯 막대기 놀래기? --; 두억시기 놀래기와도 비슷합니다. 어휴. 지금 생각해도 성가신 친구.)





다양한 고기들을 보고 있으면 종의 다양성은 곧 풍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가본 동남아 중 몇 곳은 바닷속이 정말 황폐한 곳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몰디브는 아직은 살아 있는 듯. 자연보호 정말 중요합니다. --;

놀다보니 해질 녘이 되었습니다. 바다 속도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어찌 이리 빠르게 흐르는지 T.T

고개를 들어보니 해가 수평선에 걸려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가족들과 경포대 해수욕장에 갔을 때 해질 때까지 바다에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들어도 바다에서 노는 것은 똑같이 재미있네요. 옷도 입고 타지 않도록 대비 많이 했는데, 종아리 뒤쪽이 많이 탔습니다. 방심한 것 같습니다.

그냥 바다속을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이상합니다. 뭔가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가야할 것 같기도 하고. 저 끝에서 뭔가 꿈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올 것 같기도 하고. 호기심과 공포가 뒤섞인 느낌. 한번은 절벽을 벗어나서 쭉 한번 가봤습니다. 1분 정도가다가 돌아왔습니다. 정말 무서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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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A 2009.10.23 10:56

    제가 제일 가고싶은곳이 몰디브였는데..
    정말 아름답네요..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행복한날 되세요^^

    • walk around 2009.10.23 12:25

      저도 제일 가고 싶은 곳이었어요.ㅋ 올 여름 다녀오고 파산일보 직전입니다. --; 그리고 어제 다음 탑, 축하드립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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