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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37

축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적지 않은 종목을 현장에서 봤지만 선수와 팬이 경기장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종목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장도 숱하게 가봤고, 배드민턴, 배구, 농구, 탁구 경기장도 가봤습니다. 올림픽 양국 경기도 가봤고, 심지어 피겨스케이트, 역도 경기도 보았습니다. 야구장에서 응원단장을 따라서 응원도 해봤고, 양궁이 생각보다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종목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배구가 그렇게 파워풀하고 시원한 종목이고, 농구도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니까 경기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1995년부터 완전하게 매료된 축구에 비할 때 공허한 점이 있었습니다(다른 종목 팬들은 당연히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것 역시 인정합니다. 축구에 대한 생각은 제 주장입니다). 즉 대부분의 스포츠는 응원.. 2010. 6. 29.
친정팀과 경기할 때, 죽어라 뛰는 이유? 지난 3월 20일. 2010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부천FC 1995와 천안시청의 경기. 1라운드에서 고려대를 4-0으로 대파하는 이변을 연출한 부천FC는 천안을 상대로 선제골을 뽑으며 기적을 눈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 경기를 이기면 부천FC는 K리그팀과 경기를 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죠. 하지만 과거 부천SK 시절, 부천서포터가 그토록 사랑했던 이원식 선수가 교체되어 그러운드에 들어오면서 모든 게 꼬였습니다. 이원식 선수는 경기가 거의 끝나갈 때쯤 만회골을 직접 넣고, 종료 직전에는 PK까지 따냈습니다. 결국 부천FC는 1-2로 패했고, 팬들은 눈물을 삼켰습니다. 경기 후 천안시청의 하재훈 감독, 남기일 이원식 플레잉코치 등이 헤르메스에게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이때 절.. 2010. 6. 19.
축구 서포터는 특정 선수를 좋아하면 안된다 축구 서포터는 특정팀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팬을 말합니다. 너무 좋아한 나머지 평생 오직 한팀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한 사람들입니다. 서포터는 당연히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선수들과도 친분이 쌓이게 됩니다. 먼 곳으로 원정을 떠나서 교통편이 마땅치 않을 때 갑자기 구단관계자가 선수단 버스를 태워줘서 선수들과 친분을 쌓기도 하고, 선수가 이런저런 부탁을 하려고 연락을 하는 바람에 선수와 말을 트기도 합니다. 팬과 선수의 모임같은 행사에 갔다가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 서포터라는 조직이 생기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부터 서포터들 사이에는 "선수들과 연락하지 말라"는 일종의 불문율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런 원칙아닌 원칙은 서포터에.. 2010. 6. 18.
부천FC 중독, 벗어날 방법이 없다 "적어도 축구에 있어서 충성심이라는 것은, 용기나 친절같은 도덕적 선택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사마귀나 혹처럼 일단 생겨나면 떼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최근 제 블로그를 보신 분은 대강 짐작 하시겠지만, 역시 에 나오는 말입니다. 닉 혼비의 이 독백은 사실 전세계 서포터의 불문율이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축구팬은 자신이 지지하던 팀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한 팀에 온전히 정신과 마음을 빼앗겼다면 그걸로 끝이 나는 것입니다. "바람을 피듯이 잠깐 동안 토튼햄을 기웃거리는 아스날 팬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축구팬에게 이혼은 가능하지만, 재혼은 불가능하다." 이런 축구판의 룰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부천FC의 서포터입니다. 부천SK가 제주로 떠났다면 간단하게 인천유나이티드나 수원삼성 또는 FC서울 .. 2010. 6. 16.
"왜 당신은 부천FC의 서포터인가" "시가와 파이프 연기, 욕설(전에도 들어보긴 했지만, 어른들이 그렇게 큰 소리로 욕을 하는 것은 그때 처음 보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으로 남성적인 분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책을 읽으며 무한한 동질감에 메모를 하기는 오랫만입니다. 요즘 읽는 닉 혼비(Nick Hornby)의 에는 부천FC 열혈 서포터들의 모습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축구 서포터 중에서 유난히 남성적인 분위기의 부천서포터는 예나 지금이나 악명이 높습니다. 오죽 했으면 과거 부천SK 시절 상대팀 선수들은 부천FC 서포터만 만나면 혀를 내둘렀습니다. 관련 게시글 : "선수들이 가장 꺼렸던 서포터는 부천 헤르메스" 2003년 11월 상암에서의 FA컵 준결승 전북현대와 경기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부천서포터를 질타하는 기사의.. 2010. 5. 26.
K리그 못지 않은 관중이 몰리는 K3구단 이유가 뭘까? 2008년 11월 8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에게 선수단이 인사를 한고 있다.(vs. 서울유나이티드) 2008년 5월 25일 포천과 경기후 환호하는 부천FC 서포터즈입니다. 에지간한 K리그 서포터즈 규모입니다. 이때가 팀을 잃고 근 3년만에 다시 모였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많은 헤르메스가 인천유나이티드나 수원삼성, FC서울 등으로 빠지지 않고 팀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다시 모였습니다. 팀은 하위리그에 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축구는 가슴으로 보는 것입니다. 축구는 경기장 '현장'에서 선수들과 팬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와 선수와 팬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사랑하며 나아갈 때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2010. 5. 25.
원정경기까지 함께 가는 부천FC의 외국인 서포터들 2008년 8월 9일. 경기도 화성원정을 함께 한 외국인들 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잉글랜드 출신입니다. 하위리그이지만 팬이 만들어 운영하기 때문에, 팬과 선수의 교감이 있고, 구단과 팬의 교감이 있는 부천FC를 응원한다고 합니다. 외국인 서포터들은 한국에서의 직장문제 체류기간 문제 등으로 증감을 반복합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08년 8월 15일 아산과의 경기를 찾은 외국인 팬들. 시간이 갈수록 외국인 서포터와 팬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008년 8월 30일 남양주와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외국인 팬들. 나중에는 직접 유니폼까지 사기도 했습니다. 입장료 구입은 기본입니다. 2008년 10월 13일. 천안과의 경기를 보기위해 .. 2010. 5. 23.
승리를 자축하는 성스러운 예식, 부천FC의 '랄랄라!" 부천FC는 90년대 후반부터 경기에서 승리하면 '랄랄라'라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랄랄라'란,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이, 관중석에서는 팬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서울의 모정'이라는 곡을 변형시킨 곡에 맞춰서 함께 좌우로 오가며 기쁨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입니다. 2012년 3월 31일 파주와 홈경기 승리후. 관중과 함께 한 랄랄라.. 2011년 4월 16일 남양주에서의 랄랄라. 2010년 10월 23일 고양원정 5-0 승리 이후. 2008년 5월 25일 포천과 홈경기 어쩌면 이 시간에 팬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힘든 원정에서 '랄랄라'를 하면 그 기분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은 선수나 팬이나 모두 얼굴에 행복감에 가득합니다. 과거 부천SK시절 목동에 있을 때는 경기를 .. 2010. 5. 23.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의 홍염 2016년 10월 26일 FA컵 준결승 as. FC서울 경기 홍염 영상 링크 https://youtu.be/_F5mtvUY4Mc 축구장에서 보는 홍염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묘약입니다. 붉은 불빛이 보는 사람들의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것 같고, 마치 뜨거운 열정을 태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문제는 홍염이 원래 조난 당한 배의 구조용이라는 건데, 사용하려면 소방법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자격이 있어도 축구장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것은 안전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응원도구입니다. 부천서포터는 홍염을 제작해서 사용했습니다. 지금도 헤르메스에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당시 서포터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마그네슘 등을.. 2010. 5. 21.
표 팔고, 책상 나르고… K3 부천FC 팬들의 자원봉사 열전 제 블로그에 부천FC 팬들의 자원봉사 열기를 다룬 컨텐츠를 게재한 것이 2~3번째 되는 것 같습니다. 틈틈히 찍어 놓은 또는 퍼온 사진 중에 좀 아까운 게 있어서 정리를 했습니다. 축구 경기 중에는 몇개의 책상이 필요합니다. 경기감독관, 장내 아나운사 등. 경기 전후 책상을 나르는 것도 큰 일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경기 전후 책상 운반은 팬의 힘으로 이뤄집니다. 티켓을 파는 봉사자들. K3 부천FC의 경기는 유료입니다. 입장 수익은 구단을 운영하는 토대가 됩니다. 팬들은 입장권을 구입해서 경기장에 들어와서 봉사까지 합니다. 돈 내고 일하는 셈입니다. 서포터즈는 대부분 연간 회원권을 구매합니다. 시즌 중반을 바라보는 요즘에도 시즌권을 구입하는 팬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사업용차를 주말에는 경기 홍보용으로 .. 2010. 5. 21.
부천FC 서포터 헤르메스의 통천 부천FC 서포터 헤르메스는 한국 최초로 통천을 응원에 사용한 서포터입니다. 그리고 한국 최초로 한방에 두개의 대형 통천을 펼친 서포터이기도 합니다. 1999년 목동입니다.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기 직전의 헤르메스 모습입니다. 이 통천 색깔이 이렇게 밝은 것이었군요. 지금은 누리끼끼. 2000년 대한화재컵 결승. 잠실종합운동장. 걸개를 용달차로 가지고 와서 아예 세팅을 해버렸다. 2000년의 모습입니다. 둘 다 대형 통천입니다. 한번에 두개 모두 펼치고 헤르메스는 기쁨에 빠져서 이를 기념하는 시계 등 기념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0. 5. 18.
우라와레즈 서포터와 부천FC 서포터의 2002년 만남 → 우라와보이즈 대표 가타(좌), 헤르메스 대표 이희천(우). 2002년 5월. 부천FC 서포터즈 헤르메스와 교류관계에 있는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드(이하 우라와레즈) 서포터모임 '우라와 보이즈(Urawa Boys)'의 대표 '가타'가 2002년 5월29일 한국을 방문해 헤르메스 대표 이희천님과 약 4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당시 만남은 약1년만이었습니다. 1년 전에는 가타 외에 아비스파 후쿠오카 등 J리그 서포터 대표 10명 정도가 함께 왔습니다. 우라와레즈 서포터와 헤르메스(이희천, 신동민)는 사전에 미팅을 하기로 했었는데, 국내 축구관련 행사 때문에 왔던 다른 구단 서포터들도 따라왔습니다. 명동의 한 삽겹살 집에서 만났는데, 10여명의 청년들이 무지하게 먹어대는 바람에 출혈이 엄청났습니다. 특이.. 201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