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living

버리는 옷, 남 주는 옷 - 추억이 담긴 옷, 사진으로 남기고 어렵게 처분

by walk around 2009. 9. 23.

집을 정리하다 보면 입기에는 그렇고, 버리기에도 그런 옷이나 소품들이 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절대 입지않을 애들인데... 추억이 무엇인지 차마 처분을 못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진이라도 찍어 두고 처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옷은 매우 특별한 옷입니다. 부천FC와 경기를 한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의 코치가 입고 있던 것을 벗어 준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너무 크더군요. 옷장에 1년 2년 그냥 걸려 있었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요. 고민고민하다 이 옷이 잘 맞을 것 같은 친구에게 주었습니다. 잘 보관하는 것을 떠나, 잘 입기를 바라면서...

1991년에 산 가방입니다. 91년이 맞을 껍니다. 아마. 참 오래도 들고 다녔습니다. 아직도 쓸만 하긴 합니다. 그래도 실제로 쓰지는 않게 되더군요. 최근(2011년)에 보냈습니다.

넥타이들인데... 둘 다 이상하게 사용 후에는 목 피부가 따끔따끔... 아마 재질이 않좋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오른쪽 놈은 호주에서 사온 건데.. 2000년에 우리돈으로 2천원짜리..



대학 졸업할 때 어머니가 사주신 셔츠 입니다. 12년 된 옷이군요. 목도 헤지고, 소매도 터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봄까지 계속 입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셔츠 입는 회사에 다니지 않아서 거의 입지 않다가 요 몇년사이 가끔 입었는데 오래되서 그런지 금새 망가졌습니다.

진작 처리했어야 하는 옷인데 어려운 형편에 간신히 대학을 졸업하는 아들에게 줄 셔츠를 샀을 어머니 심정을 생각나게 해서 차마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셔츠를 보면 우울했던 대학생활과 차라리 홀가분했던 졸업식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과감히 처리했습니다. 옷장 안에 있다고 해서 가끔 빼서 옷을 바라보며 추억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 몇 개월 잊고 살다가 한번 보이면 일이분 추억에 젖기에는 우리 집 곳곳에 물건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사실 버릴 물건이 없습니다.

한정된 공간을 살리는 대신 옷의 사진을 찍고 기록을 하기로 했습니다. 잘 가라. 셔츠야. 주황색 넥타이가 제법 어울리던 아저씨 스타일의 셔츠. 오래 되서 그런지 입으면 마음은 편했는데.



군복을 연상케 하는 이 외투는 나름 브랜드가 있습니다. 캘빈클라인인데요. 이 브랜드는 과거에 한국 업체가 라이선스를 갖고 상표권을 사용해 옷을 제작해 팔았습니다.

그 후 캘빈클라인이 직접 진출을 하면서 한국 업체가 만들어 둔 제품이 졸지에 처치곤란 재고가 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집 근처 매장에서 상당히 싸게 팔았습니다.

가격이 싸다보니 사이즈가 다양하지는 않았고, 대충 좀 커도 브랜드에 비해 싼 맛에 구입했습니다. 구입 후 "와, 나도 캘빈클라인 샀다"는 마음에 마음이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직접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사서 더 뿌듯했습니다. 사람들이 다 캘빈클라인 입었다고 부러워할 것 같았고. ㅎㅎ

그 후 입으면 소매가 길어 손도 보이지 않는 이 옷을 줄기차게 입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한 7,8년 전부터 한번도 입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흔적만 남기고 처분했습니다.

이 티셔츠는 정말 즐겁게 직장 생활을 했던 회사에서 받은 것입니다. 고객 사은품으로 만든 것인데 직원들도 하나씩 받았습니다. 처음에 납품 받았을 때는 품질이 별로 였는데, 티셔츠 제작사에 불만을 제기하자 새로 만들어 왔고 이렇게 십년이 넘게 멀쩡한 티를 갖고 왔습니다.

편하게 잘 입었고, 자주 입었는데 최근 3,4년 동안 거의 입지 않았네요. 그냥 처분하기에는 담긴 추억이 많아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 자켓은 약 9년 전 한 백화점의 행사장에서 샀습니다. 골덴마이인데 날씨가 쌀쌀할 때 입을만 했습니다. 안쪽이 터져서  수선을 한차례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 입으면 밑으로 축 늘어지네요. 여유가 없던 신혼 때 행사장에서 거의 반값이었던 이 옷을 찾고 매우 기뻐했던 생각이 납니다.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부할 프로그램이 생겨서 이외에 많은 옷을 정리했습니다. 수년간 전혀 입지 않게나 이상하게 입기 싫은 옷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시원섭섭하네요. 옷을 가방에 담으며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잘 가라. 잘 수선이 되어서 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를!"


이 옷은 정말 버릴만 하죠? 2002년 기념티도 아니고, 2002년 월드컵 유치 기념티입니다. 오랜된 것을 넘어 거의 역사성도 있는 옷이네요. 하지만 안녕.



친구에게 선물받은 축구화. 잘 신다가.. 밑창이 떨어져 나가서 거의 선물 받은지 10년만에 이별.



살 때는 꽤 트랜디했는데... 역시 10년이 넘은 것 같다. 갈수록 신발이 늘어나서 커지는... 이제는 너무 커진 듯. 밑창도 한번 새것을 갈아가면서까지 신었던 신발,



2001년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구입한 타월입니다. 품질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먹만한 플라스틱 구 안에 돌똘 뭉쳐서 들어있는 것이 신기해서 구입했습니다. 돌처럼 단단하게 뭉쳐있는데, 물에 불려서 피면 이렇게 수건이 됩니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때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출잘을 가서 구입한 티셔츠입니다. 와우... 13년된 옷. 자~알 입었습니다. ^^

 



 

 

이 신발도 오래됐네요. 밑창이 굿이어 타이어에 사용하는 고무라고 합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거의 끝물에 겨우 인터넷에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좀 컷어요. 그래도 꿋꿋하게 신다가 2012년 4월에 처분했습니다. 그래도 거의 5년 넘은 것 같습니다.

아직 신을만 한데.. 아마 업자가 잘 정리해서 구제로 팔 것 같습니다.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취재 갔다가 구입한 옷. 참 따뜻한 데, 실용성은 떨어 집니다. 자주 입지도 않구요. 재활용 통에 넣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축구장 갈 때 종종 입었습니다. 붉은색이니까..

빈폴은 품질이 좋다. 덕분에 아주 오래 입은 옷이다. 약간 헤졌지만 더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 처분. 결혼 초 마누라가 사준 옷. ㅎㅎ 그때는 이런 거 살 때 좀 긴장했다. 비싸서. 왜 그랬을까. 월급이 아주 적은 것도 아니었는데.. 습관이 안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