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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2012.02.23 16:11

축구에서 골을 넣는 순간은 선수나 관중의 흥분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기쁜 순간 선수는 자신이 평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와 기쁨을 나누고 싶을 것입니다.

많은 경우 선수들은 일단 서로 부둥켜 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를 생각하며 아이 어르기 세레모니를 하시고 하고, 애인이나 부인을 위해 반지 키스를 하기도 합니다.

요즘 케이블과 인터넷 포털을 통해 유럽리그 경기를 보면 그쪽 선수들은 관중들과 기쁨을 나눕니다. 그 장면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공을 넣고 감독에게 달려가는 장면을 보면 순식간에 관중은 축제의 단순한 구경꾼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2011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링크 : 한국 프로축구와 유럽 프로축구의 결정적 차이

요즘에도 EPL 등을 보면 같은 생각이 계속 듭니다. 지난 2012년 1월 지동원 선수가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었을 때는 팬이 지동원 선수에게 뽀뽀를 하기도 했습니다.(혹자는 키스라고도 하고, 제가 보기에도 키스 같다는..ㅋ)

지동원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일단 엄청난 기회를 준 감독에게 어필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지동원 선수는 감독이 아닌 팬에게 달려 갑니다. 그게 그쪽 문화 같습니다. 박지성 덕분에 EPL 맨유 경기를 많이 봤지만, 골 넣고 퍼거슨 감독에게 달려간 선수는 아직 못 본 것 같습니다.

 팬에게 달려간 지동원 선수와 선더랜드 선수들입니다. 선수와 팬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팀으로 보입니다.

이 장면을 볼 때마다 감격합니다. 이 분들에게는 정말 "우리 기쁜 어느 날"


2012년 2월 6일 첼시와 맨유의 경기. 골을 넣은 선수들이 팬에게 달려 갑니다.




같은 경기. 역시 선수들은 골대 뒤 관중석으로 달려가 함께 부둥켜 안습니다.




2012년 1월 3일 울버햄튼과 첼시의 경기. 람파드의 극적인 결승골. 그런데 첼시팬들이 펜스 가까이 없네요. 람파드가 두리번 거립니다. 그리고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눈을 맞춥니다.




람파드 시선이 닿은 관중석 2층에 첼시팬들이 있습니다. 서로 안지는 못하지만, 함께 눈을 맞추고 환호하며 기쁨을 나눕니다. 하나의 팀으로...




2012년 1월 3일 풀럼과 아스날의 경기. 동점골을 넣은 시드웰을 비롯한 선수들 역시 관중들 품에 안깁니다.


2012년 3월 4일 아스날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반페르시의 역전골. 팬에게 달려간 선수들.


이런 팬과의 스킨십은 팬에게 평생가는 추억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평소에 팬을 어떤 비중으로 생각하는 지 보여 줍니다. 한국 축구리그에서 언제 이런 모습을 보게될지... 아, 예외가 있다면 3부리그 부천FC1995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ㅎㅎ

아래 링크를 보면 간접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ㅋ

링크 : 잉글랜드 유맨 "팬과 함께 저가항공 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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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2011.09.23 14:23

요즘 이 블로그에는 하루 평균 400명 정도가 방문을 합니다. 어쩌다 DAUM view 등에서 좋은 자리에 배치가 되면 방문자 수는 폭증하기도 하고, 각 포털의 주요 검색어와 관련된 포스팅 덕분에 방문자 수가 예기치 않게 증가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늘 방문자 수가 소폭 증가했습니다. 이유가 뭘까.. 관리자 페이지의 유입경로 코너를 보았습니다.


ime.nu ? 무슨 사이트일까요? 과정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검색 끝에 아래 페이지를 찾았습니다. 일종의 우라와 레즈 서포터즈의 커뮤니티였습니다. 구글 번역기 덕분에 내용도 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방문자 수는 늘었습니다. 내용도 알 수 있겠죠. 관련 글은 아래 링크입니다. 여기서 우라와 레즈 서포터를 비판했습니다. 혹시 번역해서 읽었다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네요. 현장에서 만나서 느낀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한국에서 부천서포터가 대해 준 것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정서의 차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 하긴 뭐 이런 이야기를 하기에도 너무 오래된 이야기네요.

관련글 : 우라와레즈 서포터와 부천FC 서포터의 2002년 만남

우라와 레즈 서포터가 대단한 것은 맞지만, 최고의 명성에 걸맞는 덕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방문 당시에도 우라와 레즈 서포터의 상황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기술했습니다. 사실 경기장의 다른 사람은 상당히 친절했고, 배울점이 많았으니까요.

관련글 :
열정의 응원, J리그 우라와레즈 서포터즈 - 사이타마 방문기 1
서포터 무서워 열심히 뛰는 축구선수들 - 사이타마 방문기 2


... 그리고 이 내용을 트위팅. 아예 판을 크게 벌려볼까? J리그 대형 서포터와 한국 3부리그 부천서포터가 와글와글 하면 재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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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2011.05.25 09:13
차이는 많습니다. 팀의 수, 지역연고 정착정도, 팬의 인식, 선수들 연봉, 선수들의 수준, 리그의 세분화 정도, 경기장 시설 등 …

유럽이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부 유럽 프로팀은 K리그의 일부팀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관중이 적은 곳도 있더군요. 연봉이 좀 적은 팀도 있겠죠. 아무튼 높고 낮음, 정도의 차이 등을 떠나 다른점이 많습니다.

이중 제 눈에 가장 확연하게 들어오는 차이점은 골 세레모니입니다. 유럽의 프로팀들이 골을 넣으면 많은 경우, 팬에게 달려 갑니다. 달려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끌어 안습니다. 너무나 부러운 장면입니다. 주급이 3억 5천만원에 이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니도 종종 평범한 배불뚝이 관중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눕니다.

(2011.5.19. 포루투와 브라가의 유로파리그 결승. 골을 넣은 선수와 팬이 펜스를 사이에 두고 엉켜있다)

팬이 스킨십을 할 수 없는 높은 곳에 있을 때는, 적어도 그쪽으로 달려가 손짓과 표정으로 서로 교감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은 많은 경우, 벤치로 달려 갑니다. 목 놓아 응원하던 팬들은 이 순간, 경기에 동참하는 사람이 아니라,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리 일로 생각하고 같이 좋아하고 싶은데, 그냥 관중끼리 좋아하고 말아야 합니다.

골을 넣은 후, 선수들끼리 또는 감독·코치와 기쁨을 나누는 장면은 솔직히 낯 뜨겁습니다. 이런 차이가 많은 것을 상징해 주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은 팬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유럽 선수들은 자신들의 생존의 기반 내지는 동료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구단은 그렇게 생각하고 팬과의 스킨십을 장려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구단과 선수들에게 팬들은 경기장에 찾아오는 것으로 보답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 선수들은 팬을 자신의 생존기반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적어도 겉에서 보기에 그렇습니다.

그들에게 생존 기반은 팀의 운영비를 내주는 모기업 대표나, 선발 출전을 시켜준 감독, 연봉 책정에 영향을 주는 구단 관계자가 아닐까요?



경기 후에 우리 프로선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친밀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열정적인 응원을 한 서포터즈 앞으로 오는 선수들의 모습은 대략 "아.. 힘든데 귀찮아" 입니다. 선수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팬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경우가 많습니다. 인사를 구걸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이 버스에 타는 모습을 줄지어 기다리던 팬들은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타기 바쁜 선수들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10년이 넘게 프로경기를 보면서, 이런 장면은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심지어 국가대표팀도 다를 바 없습니다. 이역만리 타국까지 응원간 팬들에게 1분도 되지 않은 형식적 인사를 하기 일쑤입니다.

야속함 속에 팬의 수는 좀 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속옷만 입고 뛰고, 춤을 추는 등 관중과 호흡하려는 한국 프로야구와 비교해도 한참 뒤 떨어집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먼저 움직여야 하는 쪽은 구단과 선수단입니다. 그들은 축구 공급자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소비자인 팬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아니러니하게 우리 축구장에서는 서포터들이 먼저 다가가려고 용을 쓰고 있습니다. 돈 쓰면서 가게에 들어가서 손님들에게 "더 많이 사세요"라고 소리치는 꼴입니다.

소위 축구인들의 근복전인 태도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각 구단의 단장은 선수들에게 "골 넣고 팬에게 달려가라", "경기 전후 눈이 마주치는 팬에게 인사하라", "경기 후 서포터즈석으로 달려가고, 한두곡의 응원가를 함께 하고 와라" 이렇게 구체적인 지시를 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어떨까요. 문화 자체가 변하기에는 너무 느리고 답답합니다.

...

이런 분위기는 부천FC 1995같은 팀에게는 예외겠죠. 이 구단은 경기 진행도 팬이. 청소도 팬이, 마케팅도 팬이 하는 구단이니까, 관중과 구단이 같이 노력하고 있고, 소비자와 공급자의 경계가 애매합니다.

선수들과 팬의 관계도 비교적 친밀한 편이고, 때로는 너무 친해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3부리그 팀이지만, "여기가 팬을 중요시 한다고 해서 왔다"는 신규 팬들이 있다는 것이 구단의 분위기를 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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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2010.10.19 00:29

"배에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팬들이 함께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때마다 무언의 행동규범이 적용된다. 홈 경기 구단의 서포터들이 상대방이 듣기에 비위가 상하는 노래라도 큰 소리로 마음껏 불러재끼는 반면, 원정 구단을 응원하는 적은 무리는 상대 팀 응원단에게 자신이 어느 팀 응원단인지조차 밝히지 않는다."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p.86)

대부분이 그렇다. 홈은 말 그대로 홈이다, 내 집이다. 마음껏 떠들 수 있다. 내 집이니까. 다소 상대를 자극하는 것도 홈에서는 허용이 된다. 상대팀도 자신의 홈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 축구에서 중요한 승부를 낼 때, 홈앤 어웨이를 하거나 아예 제3국에서 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지난 토요일(10월 16일), 부천FC의 홈에 원정을 온 삼척은 경기 후 새삼스럽게 리그우승이라는 현수막을 그라운드에서 펼쳤다. 기념 사진만 찍고 철수하는 줄 알았더니, 관계자 헹가레를 칙 시작했다. 관중석의 몇몇 삼척 팬들은 환호했다.

그 경기는 종료 1분 전에 삼척이 공을 성공시켜 0-1로 승리했다. 부천FC는 경기를 잘 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분위기가 좋을리 없다. 게다가 경기장에서는 수백명의 팬들이 있었다. 그 앞에서 삼척은 파티를 했다. 원정 경기장에서.

지난 삼척전 응원 중인 부천서포터. 이런 열정적인 팬이 있는 구단과 원정경기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지나친 세레모니는 피해야 한다. 역으로 부천이 삼척으로 원정을 갔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행위는 서포터가 있는 구단 앞에서는 자해행위에 가깝다. 홈팬들을 흥분시켜서 분란을 일으키겠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사실상 리그의 조우승이 확정됐다고 하면 사진찍고 철수하면 될 일이다. 거기서 파티할 상황이 아니다.(게다가 앞으로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다)

지금은 부천이 K리그에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K리그 서포터 사이에 그런 룰이 있는지 모르겠다. 90년대 후반, 00년대 초반에는 "원정 서포터는 경기 후, 또는 장외 서포팅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었다. 아무리 기뻐도 경기 후 선수와 인사가 끝나면 그걸로 끝이다. 조용히 원정지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장외는 자살행위다. 흥분한 홈팬들이 몰려오면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른다. 예방이 최선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극도로 대립하는 레인저스와 셀틱도 일정한 룰을 가지고 원정팬이 조용히 있어준다.(그래도 폭력, 나아가 살인도 일어 나지만)

아무리 축구의 문화의 불모지 K3라고 하지만, 그냥 축구게임이 전부이고 축구문화는 없는 곳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고 혹시 열정적인 홈팬이 생기면 지금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알게될 것이다.

또 삼척 팬들은 "왜 돈을 내고 입장하느냐"는 발언을 경기 전과 경기 중에 여러번 했다. 짐작하건데, 당시 입장한 관중의 가족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뭐라고 해야할까. 삼척 선수들은 언제나 무료로 경기하는 자원봉사자는 아닐 것이다. 넓게봐서 상대팀이 아닌 축구를 소비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상당수의 부천 팬들은 양주 등 자발적인 기부를 하는 팀과 경기를 갈 때에도 에지간하면 입장료를 낸다. 그게 넓게봐서 축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항구에 내리자, 그는 남색 방한복을 껴입고는 지퍼를 목까지 올린 후, 혹시 티셔츠가 바깥으로 삐져 나오지는 않았는지 세심히 살폈다. 복장 단속이 끝나자 그는 파란색 나이키 모자를 눈 위로 푹 눌러쓰고 나를 돌아봤다. "그럼, 이만" 그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다른 군중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p.92)

과격한 스코틀랜드의 한 프로팀 서포터도 이렇게 세심하게 위장한 후, 다수의 상대 팬들의 눈을 피해 집으로 갑니다. 불필요한 분란을 막기위해서.

<관련글>

축구팬이 심판에게 불평하는 것은 기본권? 
축구단에게 서포터가 중요한 이유 
우라와레즈 서포터와 부천FC 서포터의 2002년 만남 

"내 돈 내고 경기장 와서 일한다" 3부리그 부천FC의 팬들 
당신은 어쩌다 부천FC의 수렁에 빠졌나? 
부천FC가 나를 실망시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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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2010.09.23 19:02
오이타 트리니타는 입지전적인 팀입니다. 3부리그 격인 JFL에 있다가 1999년에 J2로 진출했습니다. 2002년에 우승하여 2003년에 대망의 J1에 진출했습니다. 제가 경기를 관전한 2005년 12월 도쿄 베르디와의 경기는 이 팀이 리그를 11위로 마치는 경기였습니다. 이 정도로도 오이타 팬들에게는 아주 성공적인 시즌입니다.

오이타는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의 큰 섬 중 가장 남쪽 큐슈에 있습니다. 도쿄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이 팀의 서포터를 본 느낌은 '헝그리'였습니다. 그리고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소년 합창단 같은 도쿄 베르디 서포터와는 분위기가 틀렸습니다. 도쿄 베르디의 연약한 응원은 아래 링크에서 맛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 1부에서 2부로 강등되는 경기, 어떤 분위기일까?
 

경기 전 파란 유니폼을 입은 오이타의 서포터가 몸을 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동영상은 그들의 응원 모습입니다.



점프, 참여도 모두 수준급입니다. 수는 적지만 작정하면 소리도 홈팀 서포터보다 큽니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서포터의 모습입니다.



이 경기에서 오이타는 4-2로 졌습니다. 아무래도 오이타는 리그 중위권을 확정 지었고, 도쿄 베르디는 강등이 확정되었으니 맥이 빠진 경기였습니다. 그래도 오이타도 2골을 넣었습니다. 골이 들어갔을 때 오이타 서포터들도 당연히 즐거워 했습니다.

경기 후에는 짧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오이타가 골을 넣은 후 좋아하는 오이타 서포터의 모습과 경기 후 선수단과의 인사입니다.



경기 후 정리하는 서포터들입니다. 이제 먼길을 가야겠죠? 어쩌면 도쿄에서 서울로 가는 자보다 더 먼길 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오이타는 다시 2부리그로 떨어졌습니다. 위기를 극복을 위해 한국인 황보관을 감독으로 영입했습니다. 황보관 감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팬들이 강하니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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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2010.09.21 00:55

우리 아이는 축구장에서 태교를 했습니다. 100일이 되기전부터 담요에 칭칭 쌓여서 경기장에 왔습니다. 축구 응원가를 틀어주면 울음을 그치고, 동요보다 먼저 응원가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뼈 속부터 부천FC의 서포터가 된 아이의 2005년 2살 때 모습입니다. 그래도 이때는 마음은 편했습니다. 부천SK라는 대기업의 구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영문도 모른채 3부리그 부천FC를 응원 중입니다. 모두 같은 팀으로 알고 있습니다.



3살 때 입니다. 어린이 유니폼이 없어서, J리그 팀의 유니폼 중 그나마 붉은색이 포함된 것을 대신 입혔습니다. 물론 지금은 부천FC 1995의 어린이 유니폼 애용 중입니다. 탐이 장남감이었고, 사라진 북채는 샴푸통이 대신했습니다.


이 아이가 지금은 7살이 되어 있는데,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다시 K리그 팀으로 되돌려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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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2010.07.24 01:05

종종 열정적인 서포터들은 자신이 폭력적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우라와레즈 서포터의 일부도 2002년 찾아갔을 때 경기 후 "우린 센다이 베갈타 서포터와 싸우러 갑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 S구단 서포터와 D구단 서포터가 싸움이 났을 때도, "난 누구를 얼마나 때렸다"며 버스에서 자랑하던 한 서포터 회원이 인터넷에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던 누군가가 그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일부 서포터의 폭력성은 축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한 여름밤의 허튼 짓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욕설이 섞이지 않은 말싸움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욕설이나 폭력은 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축구를 망칠 수 있는 행위입니다.

<Fever Pitch>의 저자 닉 혼비도 잠깐 폭력적 성향의 훌리건에 대해 관심을 갖다가 제 정신을 차렸습니다.

결국 나는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협박을 하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내가 떠들어댄 소리는 코벤트리 팬들이 애를 낳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이라는 교훈. 어떤 경우든 폭력과 그에 따른 문화는 전혀 멋지지 않다는 교훈.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도 30대가 되기 전, 폭력은 아니지만, 많은 티격태격 사건에 관련(?)이 있었습니다. --; 닉 혼비도 "그러나 원정 응원을 갔을 때, 때때로 아직도 그때 버릇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 팀에게 에워싸여 있고, 주심은 우리 편을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 우리는 근근이 경기를 계속해 나가고, 애덤스가 쓰러지고 상대방의 센터포워드가 달려들면, 사방에서 끔찍한 불만과 울분이 터져나온다. 그러면 나는 한 가지 교훈을 잊어버리고 난동을 부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아.. 공감합니다. 하지만 곤란합니다. 축구를 더 오래 보기 위해서, 더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와서 내가 사랑하는 팀을 위해 돈을 쓰게 하기 위해서.. 즉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폭력을 참고, 대신 계속되는 축구 경기를 얻어야 합니다.

일전에 우리나라 축구장이 너무 조용하다고 이야기한 일이 있는데, 폭력을 배제한 채 열정적인 응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진은 2003년경 부천과 전남의 경기 이후, 양측 팬들이 마찰이 있었을 때 무리한 행동을 할 것같은 상대 팬들을 부천팬이 폰카로 촬영한 것입니다. 물론 부천 쪽에도 무리한 행동을 할뻔 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남은 서포터 수가 적고 비교적 조용했는데, 일반 팬들이 경기 후 흥분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때 크게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분위기는 좀 살벌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는 많이 익숙했던.. ^^)

우리나라 축구장 관중석, 너무 얌전하다
거리응원, 축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라와레즈 서포터와 부천FC 서포터의 2002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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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The Fan2010.06.30 22:41
서포터는 구단과 일반 팬에게는 때로는 짜증나는 존재입니다. 한참 좋다가도 갑자기 폭력적인 모습으로 돌변하기도 하고, 욕설을 해서 아이와 함께 경기장에 온 부모님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유럽이나 남미의 대부분의 서포터는 구매력마저 평균이하입니다. 서포터가 입장권이 가장 싼 골대 뒤에 모이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15년 가까이 축구장을 드나들면서 서포터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적나라하게 접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돈도 안되는 것들이 말이 많다"는 말은 기본입니다. 심지어 멀리 원정을 가는 구단을 따라 응원을 한다고 갔는데, 면전에서 "참 할일도 없는 양반이구만"이라는 구단 관계자의 자상하신 지적도 들어봤습니다. 하긴 연간 100억~200억원짜리 예산의 축구단을 운영하는 마당에, 몇백 명의 서포터가 내는 입장료는 구단의 생존에 도움이 안되는 수준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포터는 축구단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축구장에는 경기 상황에 따라 격하게 반응하는 그들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명문 구단들이 주축을 이루는 팬들에게 진력이 나버린 것은,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일 아닐까? 젊은 노동자계급과 하층계급 남성들은 이따금 골치 아프고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가져오니까 말이다. 구단 임원들은 그들 스스로가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며, 새로운 마케팅 대상이 되는 중산층 가족들은 질서있게 행동할 뿐만 아니라, 돈도 훨씬 더 많이 낼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Fever Pitch>의 내용을 보면 서포터에 대한 잉글랜드 명문구단의 입장이 나타나있습니다. 특히 힐스보로 사건 등 경기장 참사 사건이후 잉글랜드 경기장의 서포터는 설 자리를 잃어갔습니다. 게다가 입장권 가격이 극적으로 인상되어 주로 노동자 계층인 서포터들은 더욱 경기장 입장이 어려워졌습니다.(이런 상황이 맨체스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들에 의한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같은 팀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닉 혼비는 "책임감이나 공정성, 축구팀이 지역사회에서 맡는 역할과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무시한 것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지역 축구단은 지역민에게 봉사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역 축구단은 지역의 대표이며, 지역 주민들이 경기장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팬까리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합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더 큰 구단이 못된다면, 구단의 경제적 성장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구단이 어떤 수준의 리그에서 뛰느냐가 아니라, 지역민 사이에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느냐 입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구단에게 서포터가 중요한 이유가 아니라, 서포터에 대한 구단의 역할로 빠진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서포터를 보기위해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포터의 힘찬 응원이 없다면 축구장은 공허할 것입니다.

대형 축구장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가운데 일부는 남의 감정과 공감하고 이입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자신이 노스 뱅크나 코프(리버풀 홈서포터의 전용 관중석), 혹은 스트라트포드 엔드(맨유 홈서포터 좌석)에 서 있는 것이아니라면, 남들이 그런 분위기를 제공해 주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축구 관람 체험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닉 혼비는 이렇게 이야기하며 "그들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이 힘들여 축구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중요한 것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아스날이) 1975년과 1976년처럼 강등 위기에 처해서도 안 되고, 1981년에서 1987년까지 그랬던 것처럼 5년이 넘도록 결승전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해서도 안 돼. 우리같은 얼간이들은 그런 것을 참아주었고, 아스날 자네가 아무리 형편없어도 최소한 2만명은 모여줬지만, 이 새로운 관중들(중산층 이상)은, 글쎄올시다."

부천SK가 제주로 떠난 후, 서포터즈클럽 헤르메스는 3부리그 부천FC를 창단했습니다. 이들이 닉 혼비가 말하는 '새로운 관중'이라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들은 오직 '부천'만 아는 얼간이들이었기 때문에 하부리그 팀을 만든 것입니다. 이런 사례는 바로 구단에 서포터가 왜 중요한지 말해줍니다.

과거 부천SK 시철 기록적인 13연패를 해도 경기장에 나갔고, 팀이 사라진 후 새로 생긴 팀이 예전에 응원하던 팀의 100분의 1규모의 팀이라도 경기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바로 서포터입니다. 그러고보니 서포터는 구단에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구단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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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lk around
축구/The Fan2010.06.29 23:19
적지 않은 종목을 현장에서 봤지만 선수와 팬이 경기장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종목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장도 숱하게 가봤고, 배드민턴, 배구, 농구, 탁구 경기장도 가봤습니다. 올림픽 양국 경기도 가봤고, 심지어 피겨스케이트, 역도 경기도 보았습니다.

야구장에서 응원단장을 따라서 응원도 해봤고, 양궁이 생각보다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종목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배구가 그렇게 파워풀하고 시원한 종목이고, 농구도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니까 경기를 보는 내내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하지만 1995년부터 완전하게 매료된 축구에 비할 때 공허한 점이 있었습니다(다른 종목 팬들은 당연히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것 역시 인정합니다. 축구에 대한 생각은 제 주장입니다). 즉 대부분의 스포츠는 응원은 응원이고 게임은 게임이지만, 축구는 게임과 응원이 일심동체라는 점이 달랐습니다.



축구장에서 본격적으로 응원을 하면 나와 선수들이 대화, 즉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 느낌이 올 때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입니다. 반대로 나의 응원 때문에 상대가 흔들린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역시 짜릿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직업이 기자였던 적이 있습니다. 직업 덕분에 부천SK의 강철, 이원식 선수 등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서포터가 내 이름을 불러주면 소름이 돋는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힘찬 응원을 들으면 다시 힘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서포터의 응원으로 유명한 일본 J리그의 우라와레즈 서포터들은 (그들이 실제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골이 들어 가면 비로소 그치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한 노래는 20여분 응원을 한 것 같은데, 그 정도면 단일 응원곡 합창으로는 무지하게 긴 것입니다. 그 노래는 우라와레즈가 득점을 하자 비로소 멈추었습니다. 즉 그 응원가를 들은 우라와레즈 선수들은 "우리가 골을 넣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죠.

물론 나는 노스 뱅크가 좋았다. 선수들이 등장할 때 나오는 의례적인 함성,(좋아하는 선수부터 차례로 돌아가며, 선수가 손을 흔들어줄 때까지 이름을 불러댄다) 경기장에서 뭔가 신나는 일이 벌어졌을 때 나오는 즉흥적인 고함소리, 골이 나오거나 공격이 계소될 때 흥이 나서 부르는 노랫소리 등등 …

<Fever Pitch>의 저자 닉 혼비도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프리미어리그 팬들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특히 "선수가 손을 흔들어줄 때까지 이름을 불러댄다"는 구절이 와 닿습니다. 팬의 응원에 선수가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축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2009년 7월 18일 부천FC 1995와 경기를 가진 잉글랜드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가 7월 16일 기자간담회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FC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인 앤디 웰시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시종 넘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축구정신을 설파할 때 행사장에 잠깐씩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축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축구는 커뮤니티다"라는 말을 했는데, 이중 커뮤니케이션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장 현장에서의 팬과 선수의 교감을 매우 중요시 했습니다. 축구장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덕분에 축구팬들은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고, 승부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승부에 영향을 주는 능동적인 입장이 됩니다. 이런 인식 덕분에 응원하는 팀의 승리는 곧 나의 승리가 되고, 그만큼 열광하게 되며 승리가 짜릿하고 패배는 반대로 뼈 아픈 것이 됩니다.

팬들의 선수단에 대한 이런류의 동질화는 2002년 전국민이 경험한 바와 갔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대한 승리를 두고 "대한민국 대표팀이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겼다"라고 복잡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을 했고, 그 결과 승리했을 때는 "우리가 이탈리아를 이겼다"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우리는 대회 기간동안 대표팀과 응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했고, 그 결과 코리아 커뮤니티가 되었으며, 경기의 참여자가 되었습니다.

부천FC 서포터 역시 경기 중에 선수들과 응원을 통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이를 통해 승부의 주체가 됩니다. 부천FC의 팬들이 스스로를 구단 및 선수단과 일체화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동일 커뮤니티가 되었고, 결국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관계가 된 것입니다(원초적으로 부천FC는 팬이 만든 구단이기 때문에 태생부터 한 커뮤니티입니다).

Football is commun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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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alk around
축구/부천FC 19952010.06.16 23:35
"적어도 축구에 있어서 충성심이라는 것은, 용기나 친절같은 도덕적 선택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사마귀나 혹처럼 일단 생겨나면 떼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최근 제 블로그를 보신 분은 대강 짐작 하시겠지만, 역시 <Fever Pitch>에 나오는 말입니다. 닉 혼비의 이 독백은 사실 전세계 서포터의 불문율이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축구팬은 자신이 지지하던 팀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한 팀에 온전히 정신과 마음을 빼앗겼다면 그걸로 끝이 나는 것입니다.

"바람을 피듯이 잠깐 동안 토튼햄을 기웃거리는 아스날 팬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축구팬에게 이혼은 가능하지만, 재혼은 불가능하다."


이런 축구판의 룰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부천FC의 서포터입니다. 부천SK가 제주로 떠났다면 간단하게 인천유나이티드나 수원삼성 또는 FC서울 등의 유니폼을 입으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저도 고향이 서울이고 부천이 고향인 사람은 많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팀이 사라진 부천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닉 혼비의 이야기처럼 이혼은 가능하지만, 재혼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부천의 골대를 향해 달려 오던, 그토록 증오하던 팀의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조국을 바꾸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축구를 안보는 게 낫습니다. 실제로 제 경우, 부천에 축구단이 없던 시절 DIY를 새로운 취미로 만들어서 주말마다 가구를 고치고, 집에 페인트 칠을 했습니다. 축구는 대표팀 경기 보는 게 전부였고, 그나마 흥도 나지 않았습니다.

"아스날로부터 도망칠 궁리를 했던 적도 많았지만, 그럴 방법은 전혀 없었다. 창피스럽게 패배할 때마다 인내와 용기와 자제심을 총동원하여 참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며,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불만으로 가득 차 몸을 비틀 따름이다."

부천FC가 사람 혈압을 올릴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형편없는 경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가난하고 돈 없는 구단이 수준이하의 구단 운영능력을 보주기도 합니다. 스타는 없고 주변에서도 이해를 잘 못합니다. K3에서 우승해도 내셔널리그 올라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당장 내년 재정이 걱정이라서 팬들이 팀의 생존을 걱정합니다.

하지만, 부천FC로부터 떠날 방법은 없었습니다. 팀이 실망시킬 때마다 괴로움을 극한을 오가지만, 1~2주일 후 또 경기장으로 향합니다. 경기내내 팀을 욕하면서도 다음 일정을 확인합니다. 홈 경기 뿐 아니라, 원정경기도 온가족을 다 데리고 전날부터 가서 경기를 기다립니다. 

그런 부천FC 중독자들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스스로 서포터라고 자처한 사람이라면, 부천FC를 벗어날 방법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월드컵 대회 기간에 이따위 글이나 끄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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