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rsonal/book, movie

현실의 예수를 보게했다 - 도올의 도마복음이야기

by walk around 2013. 10. 18.

 

신성을 걷어낸 예수의 발언은 오히려 더 진하게 와 닿는다. 내가 예수의 말을 줄을 그으며 읽은 것은 공교롭게도 성서가 아니라 이 책에서였다.

 

후사의 억지가 사라진 예수의 삶은 더 숭고해 보였고, 발언은 더 크게 다가왔다. 4대 복음 등 교계에서 인정받는 경전 외 역사적인 증거를 받아들인 후에 비로소 예수의 삶이 이해가 되고, 기독교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집트문명의 성과를 우리는 파라오라는 독재자 밑에서 신음하던 노예들의 잔인한 노역의 결과로 왜곡해서는 아니 된다. 그것은 구약의 출애굽드라마에서 유추된 그릇된 인상이다. 그것은 오히려 하나의 이념에 헌신한 공동체의 단합된 모습의 과시였다. 우리도 지금 이 시간 삼천리금수강산에서 그린 문명의 성취를 이룩할 수 있는가 하는 것만을 반추해야 한다."

 

실제 이집트 등을 방문하여 굳이 역사의 현장을 세밀하게 방문하며 작성된 이 책의 글들은 그래서 더 힘이 있다. 책 안의 이집트 민초의 아름다운 사진들은 눈이 시리다.

 

안토니(초기 기독교 수도사) "주님 안의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면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을 알게 되면 하나님을 바르게 섬실 수 있게 된다. 자신을 아는 자는 시간을 깨닫는다. 자신의 시간을 깨달으면 부질없는 인간의 언설에 동요됨이 없다."

 

이 말은 인터넷에서의 풍문, SNS에서의 뒷담화 등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에게 더 와 닿는 말이 아닌가 싶다.

 

"연약한 인간에게 순교란 공포스러운 것이다. 그 공포감을 제거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긴박한 종말의 도래를 선포하고 그 종말의 날에는 순교자가 궁극적으로 승리자로서 부활케 되리라는 환상을 심어 주는 것"

 

융의 학설의 핵심 "나는 신화를 창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모든 인간이 부지불식간에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중대한 인간 현실"

 

"무소유의 사상이야말로 원시불교의 사상인 동시에 원시기독교의 핵심 사상"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이런 생각으로 눈 멀지 말라. 부질없는 염려를 끊어라. 심령과 영혼을 결한자들만이 이런 것들을 구하나니. 너희 아버지께서 이런 것들이 너희에게 있어야될 줄을 아시느니라. 오직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들이 너희에게 주어지리라 - Q53, 눅 12:29-30, 마 6:31-33)

 

누구든지 자신의 삶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삶 자체를 잃을 것이요. 자신의 삶의 집착에서 벗어나 나를 따르는 자는 오히려 삶을 향유하리로다.- Q58, 눅 17:33, 마 10:39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여 도적이 구멍을 뚫고 훔쳐가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 Q54, 눈 12:33-34, 마 6:19-21

 

하나님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 마 5:45, Q16

 

너희가 구름이 서쪽하늘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구나'라고 말한다. 과연 그러하다. 또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면 '날씨가 심히 덥겠구나'라고 말한다. 과연 그러하다.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의 징조를 알고 하늘의 표정을 읽을 줄 알면서, 어찌하여 지금 여기 이 세대의 징표를 분변치 못하느뇨? - Q59, 마 16:2-3, 눈 12:54-56

 

---------------------------------------------------------------------------------------

 

 

읽는 나도 시간이 이렇게 걸리는데, 이런 책을 집필한 필자는 거의 고행 수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에게 예수와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선사했으니 보람을 가져 충분한 작업이다.

 

책에 실린 많은 사진. 그것도 저자가 직접 현장에서 경험을 하며 촬영한 사진은 너무나 부러웠다.

 

"예수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은 부활이라는 환상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예수는 천국을 지상에 선포했다. ~ 예수는 그의 생애에서 이미 그 수확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견고히 믿은 사람"

 

"신앙은 맹목과 맹종을 벗어날 때 신앙"

 

"하나님께 기도만하면 만사가 다 이루어진다는 사람이야말로 줏대없는 간교한 이기주의자. 출세 지향 기회주의자"

 

"소크라테스의 모든 문답의 변증법이 도달하고자 했던 구극적 목표가 무지의 자각. 보리수 아래서 명상하던 싯달타의 연기적 사유의 궁극도 무지의 자각"

 

"자기를 안다는 것은 자기를 제어한다는 뜻."

 

"노자도덕경 - 사람의 생명은 부드럽고 약하며 사람의 죽음은 단단하고 강하다. 만물 초목의 경우에도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한데, 죽으면 마르고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말하노라. 딱딱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라."

 

"정치인이나 사회적으로 공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공적인 매체를 통하여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내비치는 것을 삼갈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전일한 종교가 국체를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운동선수들이 승리의 순간에 ~ 유별나게 하나님께 기도하는 모습을 과시하는 것은 삼가하도록 ~ 나의 기쁨의 순간에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인 상대방이 슬픔을 맛보고 있다는 것도 생각할 줄 알아야."

 

"너희가 기도할 때에 외식하는 자와 같이 되지 말라. 저희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받을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기도할 때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또 기도할 때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전에 이미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나라. (마태오 6:5 ~8)"

 

"공자는 제자 중궁이 인에 관해 묻자, 네가 원치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마라."

 

"예수는 위선을 저주한다. 선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결국 거짓이 되고 만다는 것"

 

"공자 - 평소에 많이 먹지 말라. 육식의 기운이 곡기를 이기지 않도록 하라."

 

"우리나라에도 종교라는 이름하에 많은 자선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더 시급한 일은 자선사업이 이루어질 필요가 없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모든 종교인이 헌신해야 한다는 것. 있는 자만 더 돈 잘 벌게 사회체계를 왜곡시키면서 있는 자의 자선사업을 찬양키만 하는 제도는 분명 하나님 나라의 임하심이 아니다. 자선을 행하는 자가 자선이라는 의식에 매달려 사는 것은 결국 그 영혼에게 해악을 끼친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에서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

 

 

3권까지 오며 여가 때만 보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많은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도 일단 뽑은 책은 다 읽는다는 철학에 따라..ㅋ

 

"장자 - 인간이 천지간에 태어나서 유한한 몸뚱아리를 기탁하는 시간은 천리마가 문풍지 사이로 휙 달려 지나가버리는 홀연한 순간과도 같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눈 먼자가 눈먼 자를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34장)"

 

"예수께서 가라사대, 방랑하는 자들이 되어라.(42장)"

 

"새포도주는 낡은 가죽부대에 부어넣지 않는다. 낡은 가죽부대가 터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래 묵은 포도주를 새 가죽부대에 쏟아 붓지도 않는다. 그 맛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낡은 천조각을 새 옷에다가 기워 붙이지 않는다. 그것은 새 천에 안 맞아 터질 것이기 때문이니라.(47장)"

 

계로가 가 공자에게 여쭈었다. 공자가 아끼던 제자 안회가 죽은 직후였다. "감히 죽음에 관하여 여쭙고자 하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아직 삶을 모르면서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예수께서 가라사대, 돈을 많이 지닌 부자가 있었다. 그가 말하기를, 너의 돈을 투자라여, 뿌리고, 거두고... 바로 그 날 밤 죽었다." 

 

"평화를 던지러 온 것이 아니라 층돌을 던지러 왔다. 불과 칼과 싸움을 선사한다 (16장)"

 

"그께서 가라사대, 오 주여! 샘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나이다. 그러나 샘 속에는 아무도 없나이다."

 

"동이가 비어있는 순간, 이 여인의 모든 세속적 꿈이 사라졌다. 그것도 아주 편하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누굴 탓할 수도 없게 사라진 것. 바로 이렇게 세속적 꿈과 갈망과 소망(사람의 짐)이 사라지는 그 '빔', 그 '빔'이 천국이라고 예수는 갈파하고 있는 것" 내려놓아라! 그리고 비워라.

 

"아버지의 나라는 이 땅위에 깔려 있느니라. 단지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