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자료를 뒤적거리다가 1998년 녹색연합이 전국 성인 남녀 8백40명을 상대로 실시한 ‘죽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게됐다.
내용을 보니 꽤 재미가 있었다. 먼저 "몇 살까지 살고 싶나"는 질문에는 결과는 61~70살까지 살고 싶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26.2%가 “61~70살까지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좀 달라졌을 것 같다. 평균수명도 많이 늘었으니까.
1백살 이상 살고 싶은 사람은 6%에 불과했다. “81~1백살까지 살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도 6%였다. 71~80살까지 살고 싶은 사람은 22.6%로 나타났다. 51~60살까지 살고 싶은 사람도 9.5%로 비교적 높았다. “50살 이하까지만 살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도 4.8% 있었다
주관식 대답도 있었다.
“국민의 평균 수명 정도 살고 그 이상은 덤으로 생각하겠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고 더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을 때 죽겠다.”
“늘 지금 죽어도 후회가 없겠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겠다.”
이렇게 대답한 사람들은 죽음을 초월한 듯한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다.
진시황 처럼 삶에 미련을 보인 사람들도 꽤 있었다.
“영원히 살고 싶다.”
“지구가 망하는 날까지 살겠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되는 한 오랫동안 천년만년 살고싶다.”
나는.. 이 세상이 재미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도 몇 개 있다. 주변 사람들도 너무 좋다. 이들과 이승에서 오래 지내고 싶다. 하지만 '몇살까지'라고 말하는 것은 좀 겁난다. 내 스스로 종착역을 말하는 건 참 여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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