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소비가 단순히 사치가 아닌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자신이 소지한 명품을 보며, "마음도 명품이 되자"고 다짐하거나, "일의 결과도 명품이 되게 하자"는 각오를 다진다면 명품 소비는 권장하고 싶다.
실제로 지인 중에 명품을 선호하며 일과 인품에서 명품 대접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도 그들이 걸친 명품을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품이 사치가 될 때에는, 속된 말로, '골빈 것들이 개념없이 겉멋으로 명품을 소비할 때'일 것이다.
일례로 외국의 최고 축구리그에서 활약하는 우리 축구 선수가 인천공항에 입국하며 환하게 손을 흔드는데, 그의 손에 명품가방이 들려있다고 해서 '된장'을 운운하지는 않는다.
또 한가지. 명품소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스토리 소비이다. 브랜드와 제품에 담겨 있는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묘하게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감성을 충전시켜 준다. 그리고 이런 스토리가 소비자에게 옮겨와 대를 이어가며 더욱 흥미로워진다.
개인적으로 수년전 어머니에게 만년필을 선물 받았다. 이 만년필은 몽블랑 수준은 아니지만 어머니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비싸고 좋은 만년필이었고, 대를 이어 내려왔다. 지금도 소중하게 잘 쓰고 있다. 나는 이 만년필을 딸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잉크만 충전해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올해들어 만년필 덕분에 단 하나의 볼펜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요즘 오가며 루이비통 제품이 담고 있는 간단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새것과 중고를 가리지 않고 남성용 가방을 찾다가 알게된 이야기다.
가령 까뮤(왼쪽)와 줄리엣(오른쪽)은 절판된 제품이라고 한다. 이 제품들은 나름 인기가 있는데도 생산과 판매가 중단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중고사이트에서는 구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나마 재질을 보니 완전 복고풍이다. 지금도 청바지에 티를 입고 들면 어울릴 것 같다.
사진은 다미에, 즉 작은 네모칸이 나눠진 루이비통 특유의 디자인인데 100년전에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사용되는 디자인이라고 한다. 흔한 디자인이라서 계속 사용된 것인줄 알았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다. 사진의 제품의 이름은 '소호'이다.
다미에 디자인의 브로드웨이(왼쪽)은 마치 브로드웨이를 바쁘게 오가는 비즈니스맨을 연상하게하고, 바이칼(오른쪽)은 큰 꿈을 가진 남자를 떠오르게 한다. 지금도 생산이 되는 제품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제품들은 잘 사용하다가 물려주면 좋을 것 같다. 나아가서 오래된 명품을 들고 다니는 것을 멋스럽게 보는 문화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명품소비가 오히려 절약이 될지도 모르겠다.
<링크>
루이비통, 셀린느, 태그호이어, 마크 제이콥스의 공통점은?
홍콩여행 : 루이비통 매장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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