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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집중력의 탄생]

by walk around 2011. 6. 14.

책꽂이에 구입 후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여러 권 있다. 오늘 아침 새로운 책을 고르다가 "이번에는 두껍고 재미가 없어 보이는 책을 읽자"는 생각으로 <집중력의 탄생>이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매기 잭슨(Maggie Jackson)이라는 저널리스트의 책으로, 왕수민이 번역했다. 출판사는 다산초당.

아니, 근데... 생각과 달리 책이 너무 재미있다. 책 제목만 보면 학구적이어야 할 것 같은데, 내용에 공감이 가는 것이 많고, 번역도 참 잘 하신 것 같다. 부드럽고, 가급적 쉽게.. 별 다섯! ㅋ

오늘 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

"집중력의 다양한 작동망은 고차원의 사고뿐 아니라 우리의 윤리의식, 심지어는 우리의 행복을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열쇠다"

책의 초반에서 저자는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를 중세시대에 비유한다. "이렇게 과학이 발전되는 시대에?"라는 반론에 대해, 중세시대의 과학적 발명을 열거한다. 그런 발전이 사람을 더 '멍'하게 만들고, 종국에는 그 발전에 기대있다가 픽 쓰러지게 된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일단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다. 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얽매인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뭘 할 수는 있는 걸까?(2011.6.14)

"지금 우리 앞에는 암흑의 시대가 펼쳐지기 시작한 듯하다. 첨단 기술 덕분에 어디고 연결성을 갖추지 못한 곳이 없는데 미국인 중 4분의 1은 마음을 터놓을 절친한 사람이 자기 곁에 없다고 말한다.(20년 전에 비해 2배 증가)"

"문화에 대한 기억 대부분도 디지털 자료에 의자하다 보니 엄천난 속도로 우리 뇌리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집중력을 잃어버리고 있다."

"집중력이 좋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절망이나 두려움, 슬픔을 덜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일들에서 관심을 돌려 보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집중력은 우리 내면의 짐승을 길들여 주기도 한다. 영장류 동물은 집중력 훈력을 받으면 공격성이 덜해진다. 집중력의 가장 고차원적인 형태는 '의식적 통제력'인데, 초점을 다른 데로 돌리고, 열심히 계획을 짜고, 스스로의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책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읽었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지금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문구들이기 때문이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내용들이고, 습관을 어떻게 바꿔야할지 알려주고 있다. 볼 수록 참 좋은 책이네...(2011.6.17)

"시간이 없어 자기가 하는 일의 성격이나 진행과정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지 못한다는 근로자가 전체의 거의 3분의 1에 달한다. … 1년에 걸쳐 이루어진 한 연구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근무 도중 3분마다 한 번씩 다른 일을 하게된다. 더구나 그중 절반은 남에게 방해를 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집중하지 못해 생기는 결과라고 한다."

- 이 구절은 가슴이 확 와 닿는다. 내 근무방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웰먼이 '인맥 개인주의'라 명명한 현상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는 거의 어느 때나 누구와도 연분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관계는 그 사람보다는 장소, 그리고 그 사람 전체보다는 그 사람의 극히 일부분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맞대는 직접 교류는 여전히 인간관계의 황금기준이다."

"UCLA에서 연구하는 가정 가운데 말 그대로 저녁을 함께 모여 먹는 경우는 전체의 17퍼센트였다. 평일 부모가 아이 한 명 이상과 한 방에서 보내는 시간은 집에 있는 총 시간의 16%에 불과했다."

"엘루윈 브룩스 화이트는 70년도 더 전에 이러한 현상이 도래할 거라 내다봤다. 미디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탈바꿈시켜 "우리로 하여금 가까이에 있는 중요한 것은 있고, 대신 저 멀리에 있는 부차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만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소설가 마크 슬로카는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벌써 화이트의 예언이 적중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실재 세상을 점점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얼굴을 맞댄 의사소통의 적나라함, 자연세계의 투박한 힘이 우리에게는 충격이다. 비탄에 잠긴 사람의 눈물, 기대와 어긋나는 모습 등은 감당하기 너무 버겁게 되었다. 그러니 차단해 버려야 했다."

"평균적인 지식 근로자의 하루 일과에서 인터럽션이 일어나는 시간은 총 2.1시간에 달하며, 이는 미국 경제에 연 5,880억 달러의 손실을 가져온다고 한 리서치 회사가 추정한 바 있다. 일하면서 머릿속으로 내내 끊어진 끈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 근로자들로서는 '무척 꺼림직한 일'이라고 마크는 잘라 말한다."

"누군가를 쉽게 믿을 경우에도 득과 실은 다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람을 쉽게 믿지 않을 때보다는 득이 훨씬 많다."

"과자를 먹지 않고 더 오래 기다린 아이들이 사회성면에서 더 우수하고, 쾌활하며, 조리있고, 집중을 잘 하며, 추론능력이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다." - 스탠포드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