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 "反연고이전 시위를 국가대표 경기 때 하면 어떨까?"
지난 이야기에 이어서 앙골라전 상황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시기적으로 부천FC 서포터즈가 각계 인사를 만나 의견을 교환한 이야기를 먼저하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시간적으로 보면 2월 14일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및 SK본사 앞 시위 보다 앞선다.
2006년 2월 10일. SK구단 연고이전의 충격이 진동하던 시점이었다. 부천서포터 대표단은 당시 홍건표 부천시장을 면담할 수 있었다. 면담의 상황은 <부천타임즈>의 2009년 보도로 대체한다.
"3년 전, 지난 2006년 2월 3일 부천을 연고지로 한 sk축구단이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연고지를 이전하자 붉은악마와 부천 축구 서포터즈 '부천 헤르메스' 회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2006년 2월 10일 오전 10시 홍건표 시장과 면담을 갖고 시민구단 창단을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이 자리에서 서포터즈 신동민 씨는 홍건표 시장에게 "시민축구단 창단과 운영은 현재 15억 원 정도가 예상되는 만큼 부천시에서 최소 2억원 정도 지원해 주면 나머지는 기업체 등의 후원을 받아 창단하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홍건표 시장은 "현재 지하철 건설공사 등으로 인한 시의 재정여건이 악화일로에 있을 뿐 아니라 노인복지 등에도 증액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축구단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일은 현재로선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난색을 표명했다."
기사에서 설명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더 이야기를 하자는 대회가 있었다는 점인데, 물론 그다지 부천 축구팬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어쩌면 수사에 가까웠다.
부천서포터의 창단 계획도 설익은 것이었다. 하긴 SK구단의 연고이전 발표 후 불과 약 일주일만이었으니, 실질적 창단 계획은 무리였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대략의 아웃라인은 잡고 시청에 들어갔다.
여하간, 이 만남 이후 부천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였다. 우선 SK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이 안타까운 일이고, 부천시에도 축구단이 있는 게 좋다는 원론적인 이야기 정도가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난다. 거의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시장을 만나기 위해 양복을 꺼내 입고, 동료들을 만나 우울한 이야기를 나누고 엘리베이터를 탔던... 그래도 같은 슬픔을 느끼며 동행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이 시기는 거의 미친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시기였다. 어디서 그렇게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가 나왔을까.
아래는 당시 시 측에서 내놓은 자료이다. 자료의 일부를 소개한다.
□ 시민구단을 포함한 K(K-2)리그팀 창단과 관련하여
2006. 2. 2(목) 오전 10시경 부천SK프로축구단 구단주가 신년인사차 우리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천SK프로축구단의 연고지를 제주도로 이전한다는 전격적인 통보(?)와 함께 당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사회에서 지역 연고건을 변경 승인하였습니다.
이 일은 사전에 단 한마디 협의 또는 양해도 없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사항으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구단주는 연고지 이전 사유를 관중동원 저조를 제기하였으나 2001년 아디다스컵에서 최하위임에도 평균관중 2만7천명으로 평균관중 동원 1위를 차지했고, 2002년도에는 평균관중이 20,000명에 달하는 관중이 제일 많은 프로축구단이었다는 것은 축구팬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저조한 성적과 많은 유능한 선수와 지도자가 타구단으로 방출되는 되는 가운데도 변함없이 축구단을 성원하며 부천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알던 시민들과 축구동호인 그리고 부천SK서포터즈들에게 커다란 실망과 허탈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특히 지난 2006. 1. 3(화) 부천SK프로축구단의 활성화를 위해 부천SK프로축구단과 부천시시설관리공단 그리고 부천시의 관계자가 종합운동장에서 2006 시즌을 대비한 각종시설 및 선수와 관중의 안전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작년 시즌 4위에서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내어 시민에게 사랑받는 축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염원하였습니다.
그동안 우리시에서는
○ 목동구장 서포터즈(축구동호인) 운행버스 지원
○ 서포터즈 가입 및 연회원 입장권사주기운동전개
○ 동민의 날 행사 및 기업인 ․ 학생 참여의 날 운동 전개
○ 소외계층(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참여운동 전개
○ 시 홈페이지 SK축구단 홍보
○ 경기일정 주요일간지 및 시정홍보지 안내
○ 부천종합운동장 사용료 50% 감면 및 운동장 청소용역비 전액지원
○ 종합운동장 주경기장 관람석 구역구분(섹터) 설치공사 추진
○ 2006년 시즌대비 간담회 개최 : 2006. 1. 3(화) 11:00 종합운동장
- 경기장 섹터 설치공사 및 관중 안전문제
- 선수단 이동통로 등 개막전 준비사항
등의 사업을 지원했고 지원하려 했으나 그 답은 연고지 이전이라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기업윤리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축구는 강력한 지역연고 의식을 배경하는 종목으로 연고지가 영속적이어야 발전하는 것이나, 기업은 미래의 비젼과 수익을 가지는 일종의 사업으로 생각하기에 우리시로서는 할 말이 없는 것이나 이러한 것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면 축구발전에 저해될 것임을 SK축구단,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은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10년 동안 연고를 맺어온 연고도시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도 헌신짝 버리듯 하는 이런 기업행태는 우리부천시가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다시 한번 확언하건데 이번 부천SK프로축구단의 작금의 행태는 우리 부천시와 단 한마디의 상의와 협의도 없이 이루어졌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SK프로축구단의 연고가 제주도로 이전됨에 따라 축구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부천FC(시민구단) 창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시민구단창단은 축구인들 만의 열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적 합의는 물론 관내기업체 사회․경제적 여건등 시집행부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금년부터 K리그에 참여하는 경남FC(구단주 : 도지사)와 타지역의 시민구단들은 광역단체로서 현재 부천시와 같은 기초단체에서 시민구단이 운영되는 곳은 한곳도 없습니다.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면 기업의 횡포를 방지하고 축구발전에 가일층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시민구단을 창단하기에는 우리시의 모든 여건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현재 11개팀이 참여하고 있는 K-2리그 참여도 체육인프라 미확충(선수숙소, 전용훈련구장, 체력단련장 등) 맟 스폰서 대상업체 물색이 어려워 운용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재정적지원에 따른 시민합의 또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시에서는 지속적으로 체육인프라를 확충하고 향후 시세가 호전될 경우 실업팀 창단을 적극 검토할 것이며, 종합운동장은 학교체육발전, 생활체육대회 개최, 전국대회유치 등에 활용할 것입니다. 또한 체육시설물 활용도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시설 이용률을 2005년 보다 더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시민여론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과 결속의 계기가 되어, 우리 부천시가 체육도시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의 넓은 이해와 성원을 당부 드리며, 축구팬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번영이 가득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결국은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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