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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大國 되려면 외국인 끌어 안아야

by walk around 2009. 9. 8.


 

국가의 평판은 곧 국가의 이익
우리가 결명하는 외국인들 대부분 미래의 주요 파트너 국가 출신

8월 31일 검찰은 인도인 후세인(28) 성공회대 교수에게 "더럽다", "냄새난다"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31세 남성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한다.

2001년 겨울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갔을 때 잠시 동행했던 한국인 중 일부가 현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깜둥이", "발음이 왜 이따위야!"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실컷 들었다.

인터넷에도 일부 동남아, 중동 쪽 외국인을 비하하는 글들이 적지 않다. 물론 백을을 비판하는 글도 있지만 비하는 아니다. 백인들이 한국인 여자를 많이 건드려서 기분이 나쁘다 정도?

이렇게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계 외국인을 비하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국익'이라는 가치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국익까지는 아니더라도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범죄 등 사회공공질서에 반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8월 싱가포르의 재래시장 부기스입니다. 싱가포르에는 중국계가 약 80%라고 하니 하얀 사람이 많겠죠. 그냥 이미지 컷으로 봐주세요. 하지만 요즘 태국, 베트남 사람들도 급속히 동북아 사람들처럼 피부색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도시 중심이겠죠. 피부색으로 사람 판단하지 말고 다 끌어 안고가는 게 그것이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해서 이래서는 곤란하다. 한국인은 환경적 요인 덕분에 그들보다 좀 부지런하고, 좀 하얗고, 좀 영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 비해서 가진 게 너무 없다. 좀 과장해서 그들과 손을 잡아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의 천연자원은 충분히 한국을 부강하게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자체로 엄청난 시장이다. 이번에 버스에서 봉변을 당했다는 후세인 교수의 조국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할 전략적인 요충국가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동남아 아프리카를 끌어안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경제적인 관계뿐 아니라 그들과 진한 스킨십을 하여 친구로 만들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 껴안기는 국책과제 수준이다. 모두 자원전쟁, 시장선점의 일환이다.

한국인조차 무시하는 일본인들이 동남아 사람인들 존경하겠는가. 하지만 목표를 위해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고, 덕분에 동남아와 아프리카 곳곳에서 일본은 환상적인 평판을 얻고 있다. 그리고 그 평판을 바탕으로 막대한 국익을 창출하고 있다.

내가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동남아 여행을 할 때마다 일본의 동남아 껴안기가 너무 살벌하게 보여서 마음이 불편할 지경이다. 이 문제는 말이 나온 김에 틈 나는대로 블로그에서 다룰 생각이다.

요즘에는 우리나라도 동남아와 아프리카를 껴안기 위해 노력 중이다. 뒤늦은감이 있다. 그런데 인종적인 문제가 터진다면 동남아 등을 껴안기 위한 노력은 빛이 바랠 것이다. 요즘처럼 인터넷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할 때 앞서 소개한 사건과 같은 일이 잇따라 터진다면 우리 얻을 게 없다.

냄새는 냄새고, 피부색인 피부색이고, 치안은 또 다른 문제다. 모든 외국인이 범죄자는 아니다. 좀 더 큰 이익을 생각한다면 전략적으로 외국인을 껴안아야 한다. 고구려 황제가 바뀌면 머리가 노랗고 코가 큰 나라에서도 사절단이 왔다고 한다. 고구려의 경우 이민족에게 존경을 받는 대국 중의 대국이었다 한다.

기분 나쁘다고 외국인 경멸하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미국 대표가 우리 선수들에게 'Yellow Monkey'라고 놀리던 게 생각난다.

여담인데, 요즘 동남아에 가면 하얀 사람들 많다. 여기가 동남아인지 일본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햐얗고 날씬한 사람들 많다. 인종의 우월성은 경제력이나 국력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도 거지꼴로 무시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좀 나아졌지만 우리가 동남아나 아프리카 일부 국가보다 계속 잘 살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