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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허리 굽은 할머니 해녀, 추운 날씨에 바다 속으로

by walk around 2010. 1. 13.

지난 일요일 잠시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더러워진 차 유리를 닦으려고 화장실에 가서 걸레에 물을 적셨습니다. 유리를 닦은 후에 걸레를 헹구는데…

아차! 일요일이라 화장실에 온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엄동설한에 찬물로 걸레를 빨면서 손을 몇 번을 빼서 주물렀는지 모릅니다. 손이 깨질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과거 어머니들은 겨울에 냇가에 가서 얼음을 깨고 빨래를 했습니다. 참 대단하신 분들 아닙니까. 온수가 나오지 않는 집에 살던 대다수 어머니들도 겨울에 다들 찬물로 빨래를 하셨습니다.

지난 2007년 10월 속초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늦가을 날씨가 상당히 쌀쌀했습니다. 바닷가에서 덜덜 떨고 있는데, 갑자기 물에서 사람이 쑥! 나왔습니다.

허리도 제대로 펴지지 않는 할머니 해녀였습니다. 바다에서 잡은 뭔가를 들고, 굽을 허리로 힘겹게 어디론가 가셨습니다. 사진기를 들었지만 차마 가까이서는 찍을 수 없었습니다. 성스러운 사람을 구경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들오들 떨고 있던 와중에 찬 물 속에서 할머니가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해녀가 한참 지나쳐 간 후 비로소 카메라를 들고 뒷모습을 촬영했습니다. 키가 내 가슴에도 미치지 않는 작은 체구로 추운 날씨에 강한 물살 속으로 자맥질을 했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

등에 진 것은 해녀의 위치를 알려주는 스티로폼 같은데, 저것이 이런 바다에 둥둥 떠 있어도 누가 봐줄까요. 이 할머니 해녀도 추운 겨울 손이 깨질 듯한 겨울에 얼은 시냇물 깨고 빨래하던 어머니들과 같은 과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