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이신바예바가 지난 12일에 '잠정 휴식'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8년간 혹독한 훈련을 하느라 지친 심신을 추스리겠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신바예바는 세계 신기록을 27번이나 갈아 치웠고, 미모까지 출중해서 '미녀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성적이 조금 떨어졌다는군요.
이신아예바가 훈련하는 장면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짐작컨데, 살인적인 인생이 아니었을까요? TV에서 이신바예바의 경기를 볼 대마다 "저 선수는 도대체 얼마나 노력을 했길래 저런 성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휴식을 선언했을 때,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까지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좋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산바예바가 28살이니까 20살 때부터는 '영광스러운 지옥'에서 살아온 셈입니다.
사생활도 거의 없었고, 먹는 것도 제한이 있었을 것이고, 마음 편하게 여행도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몇 개월이라도 그렇게 살아보면 다시 주체할 수 없는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요?
현재로서는 더이상 오를 게 없는 김연아 선수도 이신바예바식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김연아 선수라면 내년 시즌에 참가하기 정말 싫을 것 같습니다. 일단 목표 의식이 없고, 그랑프리 우승한다고 해서 일반적인 팬들은 크게 기뻐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만의 하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구설수에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대학 새내기인 여학생에게는 고문과 같은 삶입니다. 물론 그 대가로 그녀는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그것은 그녀가 그 이상 한국 사회에 선사한 것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3년 정도 휴식을 선언하고, 나이에 맞는 평범한 삶을 살면서, '김연아 회사'라고 불리는 새로 만든 법인에서 꿈나무를 육성하는 등 사회 공헌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요. 쉬는 동안 '건강을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피겨에서 중요한 지구력이나 특정부위 근력운동을 운동 좀 열심히 하는 일반인처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각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적정한 수준의 아이스쇼 정도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팬서비스차원에서.
올림픽 1,2년을 남기고 복귀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휴식기에 그냥 영영 쉬기로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일단 복귀 가능성을 두고 푹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아예 언론에는 "일단 쉬고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3년 후 거취 확정"과 같은 식으로 풀면 거취관련 논란은 수그러 들면서 좀더 자유로운 상태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복귀했을 때는 메달의 종류는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도전'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 같습니다.
작전상 "은퇴한다"고 말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나중에 복귀할 때 쓸데없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듭니다.
올림픽 2연패를 꿈꾸며 은퇴 3년반 만에 돌아온 플류셴코는 지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역시 은퇴했다가 올림픽을 앞두고 복귀한 2006 토리노은메달리스트 스테판 랑비엘은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이 선수가 25살이니까 김연아와는 비슷한 케이스가될 수 있겠군요.)
부부인 중국의 센슈에-자오홍보 조는 10년 넘게 세계정상권을 지키며 올림픽에서는 동메달만 두 개를 따고 은퇴했다가 금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2년만에 현역에 복귀했고 중국에 사상 첫 피겨 금메달을 선사했습니다.
...
김연아 선수. 푹 쉬었다 오세요. 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사업공부도 좀 하고… 나중에 이신바예바 다음에 복귀하면 되겠네요. ^^
관련포스팅 : 김연아 주식회사, 부럽지만 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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