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4일 일본 도쿄의 국립경기장(요요기 경기장)에서 벌어진 동아시아대회 한일전 킥오프 직전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는 두 가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앙에서 경기 기념촬영을 마친 사진기자들이 대거 한국 골대 뒤로 이동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일본이 골을 넣는 것을 찍기 위해 자리 쟁탈전을 하기 시작합니다. 무거운 장비를 들고 뛰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반면에 반대쪽 일본 골대 뒤에는 한국의 사진기자들과 일부 일본 기자들이 자리를 잡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일본 골대 뒤에 있던 사진기자들이 더 많은 사진을 촬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두 번째는 전범기(욱일기, 욱일승천기)의 등장입니다. 동영상을 잘 보시면 N석 일본 서포터 중간쯤에서 전범기가 너풀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욱일기는 동북아에서는 아직 일종의 금기이고, 한국이나 중국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을 불러 일으키는 상징입니다. 전범기, 욱일기의 다른 이름이 대동아기입니다.
캡쳐 화면이라 좀 흔들렸네요. 그래도 중앙에서 변으로 뻗은 욱일기의 라인이 선명합니다.
이런 이유로 극우성향의 팀이라는 이탈리아 세리에 라치오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할 때, 제국주의 시절 흉내를 내면 리그로 부터 제재를 받기도 합니다. 일본 경기장의 전범기도 제재를 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전범기를 보니 예전에 한 일본 축구기자가 한국 선수들의 독도 골 세레모니를 맹비난한 것이 떠올라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깃발은 경기 내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경기 중 '결정적인 순간'에만 등장하고,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아마 킥 오프 순간을 이들은 결정적 순간 중 하나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일본 서포터의 특별한 응원 코드가 있고, 이런 응원 코드는 우리와 보이즈 등 일부 J리그 서포터와 맥을 같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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