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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taste

여러 번 먹어야 맛을 알게된다는 메밀냉면 - 장충동 평양면옥

by walk around 2010. 7. 16.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냉면 4대 천황'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를 따라 한번씩 들러보곤 합니다. 그중 하나가 장충동1가 '평양면옥'입니다. 저도 '우래옥'에 이어서 '평양면옥'을 가보았습니다.

관련 게시글 : 자극적이지 않은 깊은 맛을 내는 냉면집 - 우래옥

먹으러 너무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사실 먹는 시간은 한시간도 안됩니다. 그 보다는 그 식당 주위를 이곳저곳 들르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서울시내 다시보기'라고할까요? 우래옥에 갔을 때에는 명동까지 걸어가서 롯데백화점까지 들렀다 왔습니다. 간만에 명동가니까 참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부모와 함께 서울 나들이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양면옥도 반찬이나 컵이나 특이할 것은 없습니다. 컵에 담긴 것은 '면수'입니다. 아마도 면을 삶은 물인 것 같습니다. 메밀의 향이 납니다.



냉면에 있는 편육 3총사입니다. 색도 다 다르지만 맛도 식감도 다 다릅니다. 고기 비린내는 없고 담백합니다. 냉면에 껍데기까지 있는 고기가 올라온 것은 처음 봅니다. 쫄깃했습니다. 가장 오른쪽 흰색 고기는 마치 닭고기 맛이 났습니다. 이 친구들만 한접시 먹고 싶던데요?



비빔냉면입니다. 참 맛없게 찍혔네요. 저는 되든 안되든 식당 가서는 그냥 한두장 찍고 먹는데 집중하기 때문에 사진 퀄리티는 영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카메라도 없이 갔네요. 사진은 아이폰으로..

양념은 맛이 진한 편입니다. 하지만 진한 게 다는 아닙니다. 누군가 '슴슴하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절묘한 표현같습니다. 양념이 끈기가 적은 면과 어우려져서 슴슴합니다. 좀 푸석하다고 해야하나요? 면은 일반 냉면처럼 쫄깃하지 않습니다. 메밀면의 특징이겠죠? "와! 맛있어서 죽겠다. 역시 4대 천황" 이런 건 아니지만, 젓가락은 계속 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다 먹었습니다.



물냉면입니다. 국물이 동치미 국물인가요? 시원한 맛이 좋았습니다. 우래옥과 마찬가지로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런류의 냉면은 한번 먹어서는 맛을 모른다고 합니다. 메밀이 그런 특징이 있다는군요. 저는 몇번 먹지 못해서 사실 맛은 잘 모릅니다. 계속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맛을 알고 오시는 것이겠죠?

메밀냉면이 포만감이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 음식의 가능성이 보이는듯. 점심을 이걸 먹고 저녁까지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화가 났죠. 저녁에 광화문에서 뭐 먹으려 했는데. 그런데 배가 영 고프지 않아서 그냥 어디서 커피 마시고 졸다가 집에 왔습니다.



평양식 만두입니다. 만두 역시 기본을 지키는 맛인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두부 많이 들어있고, 언젠가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맛과 비슷합니다. 이거 두개만 먹어도 배가 불렀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서 내려서 5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돌아서서 눈에 보이는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 직진하면 바로 보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을 것 입니다. '동대문운동장'역이 이름이 바뀐 사실을 평양면옥 덕분에 알게됐네요.

덕분에 간만에 멜레오레도 가고, 두타도 갔습니다. 두타는 예전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던데요? 상품 디스플레이도 세련되고, 호객도 안하고, 재미있는 제품도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