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결국 김태원의 승리?
제목에 "'위탄' 결국 김태원의 승리 '백청강 vs 이태권'"이라 되어 있고, 기사 내용 중에는 그 근거로 "이로써 '위대한 탄생' 시즌 1의 여정은 멘토 김태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물론 '위대한 탄생'은 멘티들의 직접 승부 겨루기는 아니지만, 끈끈한 멘토-멘티제가 이 프로그램의 차별화된 특성이었던 만큼, 우승자에게 붙는 '누구의 제자'라는 타이틀이 분명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부연설명을 했습니다.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보고, 접근이 제대로 된 것인지 생각 해봤습니다. '위대한 탄생'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자를 고르는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어찌보면 살아남는 자를 승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하지만, 승자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참가자들 중에는 초반에 탈락의 문턱에 간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탈락한 사람들 중에도 현재 남은 사람보다 더 나은 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사람을 '승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더 잘 하는 데도 떨어진 사람, 동정표를 많이 얻지 못한 사람, 컨디션이 나빠서 떨어진 사람 등... 그들은 그렇다면 패배자인가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마지막 남은 사람은 그저 서바이브, 살아남은 것 입니다. 그게 다 입니다.
김태원의 승리?
이런 너무나 명료하고 간단하면서도 선정적인 접근은 더욱 위험한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멘토들이 자신의 제자가 아닌 다른 멘토의 제자에 대해 호평하는 모습을 매우 뿌듯한 느낌으로 지켜봤습니다. 자신이 가르치지 않았지만, 잘 한것은 잘 한 것으로 말하고 평가하는 모습은 자신의 제자를 남기는 것보다 더 위대해 보였습니다.
지금 위탄의 결과를 두고 김태원이 승리했다고 한다면, 다른 멘토의 제자를 호평하는 것은 자신의 패배를 자초하는 행위가 되는 걸까요?
승자와 패자로 현상을 구분하는 이분법은 많은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이 기사를 본 다른 멘토들은 자존심이 무척 센 사람들로 보입니다. 이 기사의 이야기 대로라면 이들은 결국 패배자인데요, 앞으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곤란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시벌부터 김태원 팬이고, 지난해 연말에는 부활 콘서트에도 갔습니다. 김태원 제자들이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는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런 개인적 취향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법과는 별개입니다.)
사실, 기사는 다양할 수 있고, 접근방식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털(DAUM)이 이 기사를 첫 화면에 뽑았고, 많은 네티즌이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름 생각을 정리해서 이런 접근법에 대해 의견을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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