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이 무너졌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가 산사태에 피해를 입었다. 산간지역의 한가한 마을에서 벌어질 것 같은 일이 부유한 동네의 이름난 아파트에서 일어난 것이다. 우면산 산 자락의 전원마을도 큰 피해를 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그래서 찾아낸 것 중 하나가 "아카시아 나무"다. 2011년 7월 28일 <국민일보> 인터넷 보도에 따르면, 한 구청 직원이 아카시아 나무를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고 한다.
... 구 관계자는 "우면산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아카시아나무가 많아 산에 내린 비가 그대로 흘러내리는데 집중호우에 지반이 버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8일 하루동안 정말 많은 사람이 봤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실하지 않은 아카시아 나무에 분노했다. 이렇게 나무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는구나. 이제 식재할 때 아카시아 나무는 열외가 되나.
사실 아카시아 나무는 인류에게, 아니 지구에게 중요한 존재이다. 요즘 꿀벌이 사라져가서 문제가 크다. 꿀벌이 사라지면 많은 식물과 동물의 생존이 어려워진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꿀벌의 멸종은 곧 인류 멸종의 시작이다. 하긴 모든 종의 멸종은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
꿀벌 집단폐사의 주범으로 전자파를 꼽는 학자들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생존을 위해서는 전자파를 생산하는 모든 기계를 사용 중지하는 극약처방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 우리에게 아카시아 나무는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나무이다. 다음은 <매일경제> 2011년 6월 1일 (인터넷) 기사이다.
환경전문가는 꿀벌이 줄어든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벌의 주요 꿀 채집원인 아카시아 나무 개체 수 급감을 꼽는다. 아카시아는 온난화에 약하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기온이 올라가면서 아카시아 재배 면적은 최근 20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아열대성 식물이 크게 늘고 있지만 아열대성 식물에서는 꿀이 나지 않기 때문에 꿀벌에게는 있으나 마나다.
아카시아 나무는 필요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이런 보도가 있었다. <서울신문> 2011년 7월 28일 (인터넷) 보도다.
장진성 서울대 산림학과 교수는 "수목별로 물을 흡수하는 양과 흙을 잡아주는 양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보다 주변 지역 개발이나 절개지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아카시아 나무는 거의 무죄를 선고 받았다. 산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었고, 다친 것도 인간이고, 책임을 다른 종에게 전가한 것도 인간이다.
아카시아 나무를 째려보기 이전에 피해를 빨리 복구하고, 이미 개발한 지역을 보다 안전하게 정돈하고, 향후 개발을 극도로 친환경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마 피해 복구한다고 아카시아 나무를 뽑아버리고 다른 나무를 심어서 인류의 종말을 부채질하지는 않겠지.
우연히 지나간 사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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