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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부천FC와 이천시민구단 후기(부천편향)

by walk around 2009. 8. 31.


부천FC, 공을 끄는 선수가 늘었습니다.

왜 일까요? 이유는 둘 중 하나겠죠. 팀 전술이 아직 몸에 익지 않거나 동료와 호흡이 맞지 않아서 바로 줄 곳이 학습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잡고 보는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는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욕심일 것 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끌기 시작하면 답이 안나옵니다. K3는 공의 이동에 따라 선수들의 쏠림이 큰 편입니다. 즉 지역안배보다는 공의 이동에 따른 국지전이 자주 벌어진다는 뜻인데요.

공을 달고 어디 줄까 생각하거나, 아니면 몇 번 툭툭 치며 나갈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일단 공을 가진 사람에게 가서 달라 붙고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K3 경기장에 일단 와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말을 합니다. 경기가 빠르니까요.

아무튼 이런 분위기에서 공을 달고 있는 것은 공을 처리할 기회를 스스로 날리고, 자신의 부상도 부르는 위험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이천과 경기 때 공을 끄는 선수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2번째 추격골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빠른 패스를 하는 와중에 이천이 당황한 상태에서 터졌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의 골 히스토리에도 공중볼 헤딩 외에는 빠른 패스에 의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 사람이 서너명 제끼고 드라마틱하게 넣은 골을 언제 있었나 싶습니다. 패스 역시 그렇게 개인기의 향연이후 이뤄지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성공률은 일단 차치하고 빠른 볼처리가 시급해 보였습니다.



아직 여유 가질 때 아닌데...

선수들은 만회골을 넣고 공을 스스로 하프라인으로 가져가는 등 열정을 보였습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승부가 더 안타깝습니다.

이천이 최근 은근히 상승세이고 운만 좀 따라 줬다면 상위권에 있어야 할 팀이라는 느낌은 들지만 부천이 이길 수 있던 경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스코어상으로 시종 끌려가다 무승부에 그친 것은 그만큼 경기에서 치열함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경기를 보면서 골을 넣은 이후 공을 하프라인으로 갖고 가는 장면 외에는 뭐랄까.. 지난 아산전이나 서유전에서 보았던 그런 악착같음이나 치열함.. 사람을 흥분시키는 전투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리그 상위를 달리는 팀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분명히 축구는 이겨야 맛입니다. 그러나 이기고도 그저그런 경기가 분명히 있고, 지고도 진하게 무언가가 오는 경기가 있습니다. 우리팀은 지난 이천전에서 최선을 다했을까요? 유료 관중 또 1천명도 안된 허전한 구장에서 우리는 상황에 대한 절박감을 공유했을까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음

주마가편의 의미였지, 사실 부천FC는 리그 2등입니다. 그야말로 깜짝 순위 상승입니다. 우수선수 영입이 있었다고 하지만, 우수선수들이 단기간이 팀의 체질을 바꾸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지난 겨울 충실한 동계훈련부터 쌓아온 선수단 전체의 내공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리그 2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아직은 희망을 갖고 모든 구성원이 격려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를 다 잡으려는 욕심에 경기 후에 이러저러 쓴소리를 하려고 애쓰지만 전체적으로 잘 가고 있고 성과도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코칭스탭과 선수단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야할 것 같습니다.

연맹 징계위가 끝나야 알겠지만, 걱정했던 남양주는 지난 경기에서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자멸한 상태에서 부천에 올 것 같습니다. 전기 때 남양주 잡으며 분위기를 한껏 탔듯이 이번에도 남양주가 우리에게 좋은 선물을 해 줄까요. 누수가 있어도 저력이 있는 팀이니 긴장하고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