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부천FC 1995

[K3] 부천FC, " 골욕심 버렸다면 더 크게 이겼을 것" (남양주와 홈경기 후기)

by walk around 2009. 9. 7.


지난 5일 부천FC 1995는 남양주와 홈경기를 가졌습니다. 이 경기에서 부천은 1-0 진땀승을 거두었습니다.

남양주는 꾸준한 팀입니다. 멤버의 수준을 떠나서 선수들이 큰 변화없이 훈련과 경기를 장기간 거듭하다보니 팀 전술이 몸에 익으면서 만만치 않은 팀이 되었습니다. 특히 홈에서는 천하무적입니다. 부천이 전기리그 남양주 원정에서 거둔 승리는 정말 값진 승리의 하나였습니다.

남양주의 조직력에 부천은 전반에 고전했습니다. 그라운드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남양주 선수들은 많이 뛰지 않고도 효과적인 축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이 오가는 길도 미리 정해 놓은 듯 매끄러운 편이었습니다. 마치 용인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부천은 공을 따라다니다가 말릴 것을 우려했는지 평소답지 않게 뛰지 않고 지키는 전술로 나가면서 경기가 전체적으로 지루해졌습니다.

하지만 코너킥에 이은 박문기 선수의 골이 터지면서 마음이 급해진 남양주가 빈틈을 보이면서 경기는 치고받는 혼전양상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어졌습니다.

경기는 부천의 승리로 끝났지만 부천은 많은 숙제를 떠 았았습니다. 한 박자 느린 패스는 여전했습니다. 템포가 빠른 K3에서 공을 끌어 앉는 것은 남는 게 없는 행위입니다.

크로스의 목적을 더욱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이드로 어렵게 치고 가서, 슛도 아니고 패스도 아닌 크로스를 하게 되면 너무 아깝습니다. 크로스나 프리킥, 코너킥의 높이도 목적에 따라 좀 더 확실하게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세한 제공권을 바탕으로 높이 경쟁을 붙일 것인지, 아니면 틈새로 밀어 넣어서 방향을 바꾸는 기회를 찾는 것인지 확실하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선수는 확실하게 생각은 했는데 공이 엉뚱하게 가기도 하겠지만… 현재 부천의 제공권은 K3리그를 초월했습니다.

전기에는 부천 선수들이 골 욕심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요즘 욕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입니다. 명백하게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지 않고 무리하게 슛을 시도하려다 무산된 찬스가 남양주전에서 적지 않았습니다. 이것만 제대로 됐어도 골은 최소 한두골 더 넣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골 못지 않게 도움도 중요합니다. 아니, 어쩌면 도움이 더 중요합니다.

수비에서는 우리 진영 중간을 넘어와서 자유롭게 패스 또는 슛을 허용하는 순간이 많이 보였습니다. 남양주와 경기에서도 미들에서 완전히 놔두다가 아찔한 순간으로 몇 번 이어졌습니다.

경기장에서 부천의 많은 후보 선수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팀에서 충분히 주전을 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주전을 많이 못 하다보니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 않는 선수들도 보였습니다.

부천의 주전경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부천은 앞으로 리그 우승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릴 태세입니다. 남양주 경기에서도 든든해 보이는 이설민 선수가 부상을 입었고, 매 경기 주전을 뛰던 김두교 선수도 장기부상 중입니다. 앞으로 가는 길에 부상과 체력저하라는 복병이 부천을 괴롭힐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계기간을 거치고 FA컵을 진행할 때는 스킬보다 체력이 중요시되는 시점이 반드시 돌아 옵니다. 현재 후보 선수들이 정작 FA컵 때 대활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 열쇠는 바로 '몸'입니다.

부디 주전, 비주전 가릴 것 없이 몸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FA컵에서 먼제 붙게 될 대학 선수들과 부천 선수들을 비교하면 스킬은 비슷합니다. 체력이 다를 뿐입니다.

남양주 경기를 보면 일부 몸싸움에서도 밀리던데 틈 나는 대로 웨이트도 필요해 보이는 선수들이 보였습니다. 이 역시 스킬이 아닌 몸에 해당하겠죠.

FA컵에서 내리 3경기 대학팀을 만나거나, 2경기 대학팀과 그리고 한 경기 N리그 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N리그 팀은 차라리 대학팀보다 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우리는 기적의 시간입니다.

▲빠른 패스 ▲목적이 분명한 크로스 ▲우리진영 중반 수비강화 ▲골 욕심과 도움의 조화 ▲모든 선수들의 체력관리… 남양주전의 교훈입니다.

...

차기석 선수의 골이 될 뻔한 골킥. 왼쪽으로 2미터만 틀어졌다면 토픽감이었는데 너무 아까웠습니다. 강우람 선수의 아웃사이드 프리킥 슛은 들어 갔다면 몇년 체증이 싹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다음에 그 자리에 찬스나면 한 번 더!

후반에 들어간 김태륭 선수의 허슬 플레이와 정현민의 몸사리지 않는 러닝, 경기내내 보여준 장석근의 투지, 그 맛이 부천의 맛입니다. 장선근 선수의 중거리슛도 들어 갔다면 남양주는 내년에도 부천만 보면 그냥 다리 힘 풀리는 건데…

...

부천과 남양주의 경기는 국가대표와 호주의 평가전과 시간이 겹쳤습니다. 그러나 1천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부천축구에 진정한 팬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경기 전 거리홍보를 통해 경기장에 들어온 관중이 많이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