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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2012.6.30. 부천FC vs. 포천시민구단

by walk around 2012. 7. 1.

많은 준비가 있었고, 선수단이나 팬이나 결의가 있었고, 또 각자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비난이나 비판을 받을 대상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약간은 복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냥 소극적으로 개인 블로그에 흔적만 남기려 한다.

 

동점골은 미들에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상대를 편하게 놔둔 상황에서 중거리 슛으로 허용했다. 포천과 경기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과거 필름을 돌려보면서 특징으로 지적한 것은 ▲경기장을 크게 쓴다 ▲중거리 슛을 아끼지 않는다 ▲공격시 짧은 패스(월대스, 일대일)에 능하다 ▲문전 앞 수비가 좋다(인원수 확보 등)등이었다.

 

동시에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강한 수비를 흔들 중거리 슛, 수비시 우리 진영에서는 편하게 패스나 중거리 슛 못하게 마크였다. 그리고 상대 수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뒷공간 때리기 추천이었고, 체력이 좋지 않다는 점도 팁이었다.

 

부천FC는 K3에서는 볼 수 없는 공수 밸런스와 휼륭한 간격을 보이며 전반 주도권을 잡았다. 아주 훌륭했다. 그리고 전반 35분경 주도권을 잡았다. 마치 이천전과 같은 양상이었다. 수비 뒷공간을 계속 추궁했고, 찬스가 이어졌다. 후반 초반에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선취골을 넣었다.

 

 

 

이후 포천은 발이 더욱 느려졌고, PK까지 헌납했다. 하지만 부천FC가 PK를 실축하면서 포천이 급격히 올라왔다. 골키퍼가 공을 막자 포천 선수들이 보인 반응은 지고 있는 팀이 아니라, 이기고 있는 경기를 지켜낸 듯한 모습이었다. 포천은 부천에게 0-2로 지고 있다가 2-2로 비기기도 한 팀이다. 체력은 모르겠는데, 멘탈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PK를 막으며 멘탈이 확 올라왔고, 떨어져가던 체력까지 올라온 모양이었다. 이후 부천이 수세였고 상대의 빠른 공격에 역전골도 허용했다.

 

그간 경험상 PK 실축하면 해당 팀은 멘탈이 무너지면서 발이 무거워진다. 어쩔 수 없다. PK를 얻었을 때 마치 추가골을 넣은 것처럼 기분이 올라가게 된다. 그게 눈 앞에서 허물어졌을 때 그 잔상이 머리에 남고, 무의식이 몸을 굳게 만든다. 아무리 열심히 하려고 해도 이미 근육에 스며든 분위기는 좀 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후반 막판에 부천이 다시 올라왔지만 시간이 없었고, 상대는 다시 찾아온 위기를 과격한 플레이(역시 사전에 예측을 했었던)로 끊어냈다.

 

상대의 역전골은 답이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상대의 만회골은 대비책을 알고 있던 상황에서 맞았기 때문에 더 아프다. 우리 진영 미들에서의 압박 + 중거리 슛 방지를 90분 내내 참 잘 하다가 한번 "어어.. 왜 놔 두지!"하는 한 번의 멍때림 순간에 실점했다. 그런 틈에 바로 골을 성공한 포천도 왜 조 1위였는지 진가를 보여줬다.

 

아쉬운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