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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FC 1995

2012.7.1. 부천FC의 터닝 포인트에서..

by walk around 2012. 7. 1.

세상이 다 아는대로 최근에 부천시의회에서 부천FC 지원예산을 통과시켰습니다. 다년 예산은 아니고 올해 하반기 딱 한번 지원하는 예산입니다. 다년 예산을 받는 게 중요하겠지만, 그것은 차후 과제이고 일단 올해와 연초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예산은 명목이 "부천FC 상위리그 진출을 위한 지원예산"입니다. 즉, 부천FC는 이제 내셔널리그가 됐든, 신설 2부리그가 됐든 내년에는 무조건 올라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냥 팀 운영에 쓰라고 시의회가 돈을 준 것이 아니라, 올라가라고 준 것 입니다. 국민의 혈세인 예산은 그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하니, 부천FC는 내년에 반드시 올라가야 합니다. (아직 입금 전이라고 합니다)

 

생뚱맞지만 그래서 올시즌 성적도 더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열정과 고생이 빛을 발해서 시에서도 인정을 받고,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예산까지 받고 상위리그 가는 것 좋습니다. 하지만, 그거 돈으로 가는 거 아닙니까. 마지막이 될 챌린저스리그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거두고 갈만한 팀이 간다는 소리 듣고 싶습니다.

 

최근 A조 3천과 경기에서 실망적인 성적으로 거두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멘붕입니다. 최선을 다한 코칭스탭이나 선수단, 구단, 팬 모두 다 같은 심정이기 때문에 누굴 비난하고 싶지 않습니다. 운도 지지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

 

 

 

관중석없는 경기장으로 원정을 가는 것도 추억이 되길...(사진은 광주광산 원정)

 

또 각도를 확 틀어서... 우리 구단이 상위리그로 갈 경우에 현재 함께 하는 선수들의 거취가 민감한 문제일 것입니다. 다행히 군복무 등을 위해 K3에 있는 선수가 우리에게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올라가면 같이 갈 수 있는 신분입니다.

 

하지만, 구단이 상위리그로 가면 할수없이 함께 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천FC가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져서 2부리그아니 K리그로 내일 당장 간다고 해도 현재 선수의 30%~50% 정도는 함께 갑니다. 팀 리빌딩은 기존 선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100% 다 바꾸면, 그 100%가 다 우수한 선수라고 해도 팀 빌딩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내셔널이라면 그 비율은 더 높겠죠.

 

에게... 50%... 그럼 50%는 함께 못하는가... 그러나 그 비율은 그냥 K3에서 다음 시즌을 맞이해도 자연 교체되는 비율과 가깝습니다. 즉, 우리가 여기에 남던, 올라가던 선수 셋업은 엄청난 차이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100% 사견이지만, 나름 취재를 해보니 이런 경우 아무리 적어도 30~50%는 안고가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유소년 등 함께 비전을 만들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승급은 호재입니다.)

 

다시 말해 부천FC가 내년에 어떻게 되든 전체 선수단 변동은 예전 수준에서 약간 플러스 알파일 것이고, 따라서 선수들도 동기의식을 갖고 이번 시즌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서 말한대로 올라간 팀, 올라갈 선수들이 올라간다는 축복을 받는 상황을 연말에 연출해 주었으면 합니다.

 

역으로 성적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경우, 처음에 말한 다년 예산 세팅이 큰 문제가 됩니다. 특히 홈에서의 성적은 절대적입니다. 선수단부터 팬까지 모두 한 배를 탔고, 지금 부천에 있는 선수들과 하반기 새로 들어올 선수들은 내년에 함께 하든 안하든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승급하는 시점의 팀에 몸을 담게 됩니다. 그런 엄청나게 자랑스러운 이력이 '돈칠'이 아니라 '실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포장해야할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솔직히 K3에서 우승하면 그런 선수단은 내셔널이나 2부리그에 50%가 아니라 70% 이상은 다 같이 가는 게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물론 연고이전으로 인한 고통, 팀 창단과 운영을 위한 그간의 엄청난 노력은 부천FC의 승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 그간의 우리의 개고생은 차마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2%를 더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승률을 대폭 올려서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민들을 모두 같은 배에 태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