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1일 금요일 밤. 조치원 1번 국도. 운전하며 가다가 길 가에 뭔가 보았습니다. 옷 같기도 하고 쓰레기 같기도 했는데, 갑자기 짐승의 얼굴 같은 게 쑥 올라오더니 눈이 나와 마주쳤습니다.
앗.
차를 세웠습니다. 많이 지나쳤을까? 백 미러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 기어를 넣고 조금씩 뒤로. 멈 췄다가 뒤로.
잠시 후 후방 카메라에 녀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가까이 왔지만 가까이 가려니 겁이 났습니다. 일단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동물구조단 등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신고를 하고 용기를 내서 가까이 갔습니다. 눈이 선하게 생긴 고라니였습니다.
곳곳에 피가 나고 있었고, 일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었지만 잘 되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고통에 몸부림 치는 고라니와 추위 속에 한참 함께 있었습니다.
약 20분 후 119 아저씨들이 왔습니다.
"일단 케이지에 밤새 넣어 두었다가 내일 아침에 동물보호 단체에 넘깁니다.
그런데 야생동물은 밤새 죽는 경우가 많아요. 답답함을 견디지못하는 것 같습니다."
살기를 바라며 보냈습니다.
3일 후 월요일 조치원 소방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고라니는 세종시 동물보호협회로 넘겨졌다고 합니다.
밤새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뻐하며 세종시 동물보호협회에 연락했습니다. 충남대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보내졌다고 합니다.
면회를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충남대 야생동물보호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 토요일 아침에 왔던 고라니요? 안락사시켰습니다. 척추를 다쳤어요.
척추를 다친 고라니는 거의 회생이 불가능합니다. 요즘 짝짓기 철이라 고라니들이 많이 돌어다녀요.
이런 사고가 종종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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