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한국의 승리 기원했던 라이프찌히의 미녀들 - 2006 독일월드컵 1
2006년 6월 19일 라이프찌히 경기장에 들어섰습니다. 아직 경기장은 한산합니다. 그라운드에는 보안요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붉은옷을 입은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다 어디서 이렇게 왔는지 참 신기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3부리그 부천FC 걸개입니다. '영원한 부천' 걸개와 태극기에 부천FC가 새겨진 걸개입니다. 제가 가지고 온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부천FC 팬이 가지고 온 것입니다. 저 걸개들은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전세계에 내걸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같은해 연말에 연고이전의 아픔을 딛고 '부천FC 1995'라는 팀을 만들어 냈습니다. 비록 K리그가 아닌 K3리그 팀이지만,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팀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약 한시간 전. 한국 대표선수들이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잠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잔디를 밟아보고, 만져보고, 관중석을 둘러보며 팬들이 왔나 확인하고, 자기들까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곧 들어갔습니다.
양팀 선수들이 몸풀기를 시작합니다. 전쟁을 앞둔 병사들의 마지막 훈련 같습니다. 경기장은 웅성거림과 이따금 터지는 환호성이 채웁니다. 프랑스 팬들의 응원도 상당합니다. 배속에서 터져나오는 중저음의 구호들이 강력합니다.
경기장 전체적으로는 붉은물결이 프랑스의 푸른 물결에 크게 밀리기 시작합니다. 점점 프랑스 홈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팬들의 소리가 더 컸습니다. 두 경기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토고전을 포기하고 프랑스전에 대거 합류했기 때문에 규모도 토고전보다 컷습니다.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경기장 관중석은 푸른 바탕에 붉은반점이 군데군데 있는 모양새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긴장한 모습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서로 몸을 의지해 다닥다닥 붙어있고, 프랑스 선수들은 널널하게 퍼져 서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죽다 살아났습니다. 후반전 체력을 앞세운 한국의 공세는 무서웠습니다.
경기장 전체적으로는 붉은물결이 프랑스의 푸른 물결에 크게 밀리기 시작합니다. 점점 프랑스 홈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팬들의 소리가 더 컸습니다. 두 경기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토고전을 포기하고 프랑스전에 대거 합류했기 때문에 규모도 토고전보다 컷습니다.
선수들이 입장했습니다. 경기장 관중석은 푸른 바탕에 붉은반점이 군데군데 있는 모양새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긴장한 모습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서로 몸을 의지해 다닥다닥 붙어있고, 프랑스 선수들은 널널하게 퍼져 서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죽다 살아났습니다. 후반전 체력을 앞세운 한국의 공세는 무서웠습니다.
선수단 소개가 시작됩니다. 프랑스는 후보 명단도 화려합니다. 유벤투스 트레제게,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친구 실베스트로 등이 다 후보입니다. 우리 선수 소개 때는 한국 팬의 환호가 터집니다. 박지성과 이영표, 이을용이 소개될 때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갈라집니다. 그들에 대한 기대가 큰 것입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됩니다. 붉은악마의 머플러는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새로 제작한 하얀색 머플러입니다. 일반 팬들은 주로 붉은색 머플러를 펼처듭니다. 골대 뒤에는 붉은악마가 공수해온 통천이 올라갑니다. 경기장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합니다.
붉은악마가 있는 자리에서 태극기가 올라깁니다. 선수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 순간 이후에는 디카와 캠을 가방에 넣고 경기에 집중했습니다. 박지성의 동점골. 환호. 또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눕니다.
한편에서는 국가대표가 이렇게 해줘야 축구의 인기가 올라가고, 그래야 부천FC 창단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희망이 피어납니다.
경기 후에는 한국팬들이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끌려가던 경기 비겼으니까요. 독일 경찰들은 경기 후 여흥을 즐기는 팬들을 말리지 않았습니다. 라이프찌히 시민들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아예 같이 노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분데스리가 경기 때마다 비슷한 분위기라서 이 지역 사람들은 이럼 모습에 익숙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분데스리가 서포터들 사이의 싸움이 많아서 시내에 서포터의 동선에 경찰이 깔린다는 점인데, 한국팬 주위에는 많은 경찰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붉은악마가 응원도구를 정리합니다. 이들은 모두 자기 돈으로 원정을 와서 스스로 봉사를 합니다. 대형 태극기를 줄줄이 어깨에 메고 지나가는 붉은악마도 보입니다. 지나가던 프랑스팬은 "결승에서 보자"며 지나갑니다. 한동안 한국팬들의 살풀이가 계속되고 라이프찌히의 밤이 깊어갑니다.
다음날 라이프찌히 곳곳에서 한국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 팬들은 경비 절약을 위해 독일을 떠나 체코 등으로 빠졌습니다. 월드컵 때문에 독일의 물가가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국경을 넘어 체코의 프라하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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