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홍콩공항의 식당입니다. 테이블 옆에 작은 모니터가 있습니다. 축구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6년 전세계가 축구에 빠져있던 월드컵 대회 기간입니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토고에게 승리를 거두고, 2차전을 강호 프랑스와 하게 됩니다.
저는 프랑스전부터 볼 생각으로 준비를 해서 떠났습니다. 조별 예선 2경기만 보고 오면 딱 열흘입니다. 여름휴가를 월드컵에 쏟아 부었습니다.
대개 원정은 피곤한 길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희망과 설렘으로 힘을 얻습니다. 약 20년 전에 여건만 되면 2개의 팀을 따라 지옥 끝까지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는 K3리그의 부천FC 1995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대표입니다. 국가대표는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옵션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홍콩에서 독일까지 데려갈 비행기가 승객을 받을 준비를 끝낸 모양입니다.
드디어 프랑크푸르트. 지루한 비행이었습니다. 국적기이면 한글자막 영화도 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를 텐데, 국적기가 아니면 영어로 영화를 봐야하니 머리에 쥐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또 장시간 버스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라이프찌히로 이동 중입니다. 가는 길 주변은 온통 녹지입니다. 독일이 산업국이 아니라 농업국 같습니다. 하늘도 정말 맑았습니다.
휴게실에서 먹은 빵과 소시지입니다. 좀 푸석푸석 했지만, 따뜻해서 맛났던 빵. 그리고 소시지도 맛이 좋았습니다. 콜라랑 궁합도 잘 맞았습니다.
숙소였던 캠핑장의 휴게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이 축구를 보고 있습니다. 유니폼을 보니 크로아티아의 경기이군요. 아르헨티나는 조별예선에서 만나는 팀도 아닌데,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결국 2010년에 만났네요.
티켓입니다. 한국과 프랑스. G조. 라이프찌히. 붉은색 좌석 끝쪽 경기장 모서리. 가격은 45유로라고 되어 있네요.
경기장 가는 길. 운치가 있습니다. 그냥 동네 산책하는 기분입니다. 라이프찌히는 구 동독지역입니다. 따라서 구 서독지역보다는 많이 낙후되어 있습니다. 치안도 구 서독에 비해 문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고는 없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 구경거리였습니다.
트램이 옆으로 지나갑니다. 건물은 길을 따라 길게 굽이칩니다. 한국 응원단은 묵묵히 경기장으로 걸어갑니다. 이때의 설레임이란….
경기장 앞. 오피셜 기업들의 이벤트가 한창입니다. 한국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는 외국인도 꽤 있습니다. 차로 만들어진 간이 무대에는 일반 팬들이 올라가서 함께 응원전을 하며 흥분을 식힙니다. 곧이어 프랑스 응원단도 대거 주변에 몰려 듭니다. 프랑스에서 자가용을 끌고 온 사람도 상당수입니다. 이들은 차 밖으로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확신합니다.
아디다스 프로모션걸이 한국 팬들에게 윙크를 합니다. 이 여성의 반대편 얼굴에는 프랑스 국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얼굴을 돌립니다.
또 다른 프로모션 걸입니다. 이 두 사람은 경기장 앞에서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반대편 얼굴의 프랑스 국기가 조금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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