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천SK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은 K3리그나 FA컵에서 부천FC만 만나면 펄펄 뜁니다. 과거 부천의 축구팬들이 응원하던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부천FC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부천FC와 팬들은 수차례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2008년 10월 26일 부천FC는 리그 막판에 용인시민구단을 만났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리그에 참가해 하위권을 맴돌던 부천FC는 용인의 조현두 선수에게 골을 허용하고 1-3으로 무너졌습니다. 조현두 선수는 이전까지 출석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천FC와 경기에는 원정임에도 굳이 참가를 했습니다.
용인과 경기가 열리기 일주일 전에는 부천FC가 양주시민구단에게 0-6으로 대패했습니다. 당시 경기에는 뛰지 않았지만 양주에는 부천FC 팬들이 성원하던 이성재 선수가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성재 선수가 상대팀에 등록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도 부천FC에게는 부담이었습니다.
지난 20일 벌어진 2010 하나은행 FA컵에서는 경기종료 10분을 남기고 1-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부천SK 시절 부천 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던 이원식 선수가 만회골을 기록하고 역전골의 빌미가 된 PK까지 얻어내며 과거 팬들을 울렸습니다.
이 경기에는 역시 부천SK 시절 주축선수였던 남기일 선수가 출전해 경기 내내 부천FC를 괴롭혔습니다. 부천SK에서 함께 뛰었던 윤원철 선수도 출전했습니다. 천안시청은 감독은 부천SK 코치 출신 하재훈 감독입니다.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일부 선수들이 골을 넣은 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더 가슴 아팠습니다. 특히 이원식 선수는 부천팬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고, 지난 20일 경기나 부천FC에게는 너무나 절실해서 여러모로 의미가 특별했습니다.
K3 올 시즌에도 조현두 선수는 용인시민구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내년에 다시 FA컵에 진출할 경우, 내셔널리그 수원시청의 골키퍼 김지운 등 곳곳의 부천OB와 만나야 합니다. 부천FC가 성장하는 길목에 부천OB가 버티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한 OB선수는 "부천FC와 경기를 할 때는 꼭 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며 "비록 상대팀이지만 팬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선수는 또 "이런 이유로 매년 겨울마다 부천OB들이 부천을 찾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참. 질긴 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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