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대기업 후원사와 동등한 대접을 받는 부천지역 업체
지난 3월 21일 부천종합운동장. 2009 다음 K3리그 개막전. 부천FC 1995와 광주광산FC의 경기가 한창이다. 관중석에서 무심해 보이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는 중년 남자가 있다. 지역 축구팀의 경기를 관전하는 평범한 시민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고보면, 부천FC에 높은 관심과 함께 운영에도 큰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그가 부천FC 운영에 기여하는 정도는 SK에너지, SK텔레콤, 다음, 자생한방병원 등 부천FC의 메이저 후원사 못지않다. '한솔24시 불가마사우나' 백능수 대표를 지난 1일 부천시 중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백 대표는 부천FC 선수들이 훈련이나 경기 후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선수단은 연간 1천만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 선수단과 구단이 백 대표를 남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천FC는 강력한 지역연고를 바탕으로 전국구 인기구단을 꿈꾸고 있다. 한솔24시 불가마사우나와 같은 지역 업체와의 제휴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업체는 부천지역에 축구인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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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조기축구 회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축구와 관련된 분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사우나의 특성상 저녁시간에 사람들이 몰리는데, 금새 사우나가 부천지역 축구인들의 사랑방으로 변신합니다. "
부천시 축구협회는 춘의동의 부천종합운동장에 있다. 하지만 저녁에는 부천시 축구협회가 한솔24시 불가마사우나로 이동하는 셈이다. 특히 부천FC 훈련이 있는 날에는 선수들이 사우나를 찾는다. 덕분에 최소 일주일에 두세 번은 부천FC 구단도 사우나로 이동한다.
축구인 백능수 … 축구와 끈끈한 인연
사실 백 대표는 왕년의 축구선수다. 부천FC 창단 때부터 관심을 보인 것도 그의 몸에 축구인의 DNA가 흐르기 때문이다. 소사초등학교 선수였던 백 대표는 도 대회에서 처음으로 3위에 입상하는 감격을 맛 봤다. 부천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부천축구협회 이순형 회장은 백 대표가 선수일 때 축구부 코치이기도 했다.
" 중학교에 진학해 축구선수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전학도 가야하고, 학교도 1년 쉬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결국 운동을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축구를 워낙 좋아해서 계속 축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운동을 포기한 후 프로축구 유공을 거친 부평고등학교의 고백진 감독이 훈련이나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함께 가곤 했다.
또한, '축구인' 백 대표는 지역 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부천SK의 연고 이전 때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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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구단이 부천시에 요구하는 사항이 몇 개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 당국과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 전격적으로 연고이전이 발표되어서 당황했습니다. 당시 제가 관여하던 법인이 SK유소년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고이전이 더 실감났습니다. "
" 고향도 부천, 삶의 터전도 부천, 그래서 부천FC를 좋아한다 "
요즘에는 부천FC 1995가 커가는 것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피부로 느껴질 정도다. 이제 이 구단을 지역사회가 잘 키워서 하루 빨리 K리그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 요즘 부천FC가 SK텔레콤과 함께 국제적인 이벤트를 치르고 관중도 증가하는 등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어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차원에서 하고 있는 어떤 행사나 이벤트보다 시를 홍보하는 효과가 높습니다. 비용대비 효과가 매우 높은 아이템이 축구단입니다. 구단에서 빨리 후반기 일정이 인쇄된 포스터를 갖다 줬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이는 곳에 붙일 생각입니다. "
백 대표는 기회가 되면 시청 관계자나 종합운동장 관리를 담당하는 부천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 등에게 " 부천FC를 잘 봐 달라 " 는 부탁을 한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구단이기 때문에, 시를 위해 일하는 시청이나 시설관리공단이 배려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부천FC가 지금처럼 성장하면서 앞으로도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소유가 아닌 시민의 구단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젊은 친구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구단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
백 대표는 부천이 고향이다. 지금 삶의 터전도 부천이다. 주변 선후배들도 모두 부천 토박이들이다. 그래서 부천FC를 좋아하고 힘을 보태고 있다. 당연히 부천이 한국 축구 최고의 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또 그 팀의 선수들과 밤마다 부천축구협회가 되는 그의 사우나에서 벌거벗고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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