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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football itself

K리그는 이미 2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by walk around 2009. 8. 20.


한국축구, 변해야 한다 ②

한국 프로축구가 출범이후 고전을 거듭하는 이유 중 하나는 축구를 시장원리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의견을 낸 것 처럼 관중도 없는 종목의 선수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구조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간단한 논리에서 출발한 의견입니다.

지난 포스팅 : 손님은 없는데 종업원이 고액 연봉 받는 식당?
이후 포스팅 : 프로축구와 모기업 홍보의 잘못된 만남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제기한 첫 포스팅 이후 댓글에 많이 놀랐습니다. 강호의 고수들을 많이 만난 느낌이었고, 댓글을 보고 충전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블로그질의 묘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이 아직도 있었네요. 2007년 9월 AFC 챔스리그 전북현대모터스와 우라와레즈에서 우라와가 승리한 후 한바탕 팬들과 놀아주고 벤치로 향하는 우라와 선수들 입니다. K리그 팀의 몰락을 보며 TV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댓글 중에 인상이 깊었던 것은 연봉을 줄이면 우수자원이 해외로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이에 대해 좀 과격한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리그에서 주는 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가라는 것이죠. 우수자원의 기대치를 기업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맞추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우수자원 유출은 국내리그 침체에 일조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호재라고 생각합니다. 유벤투스가 불렀던 최순호를, 바르셀로나가 탐냈던 서정원을 붙잡은 결과가 오늘날의 K리그입니다. 그들이 오히려 차범근이나 허정무처럼 나갔다면 K리그는 더 위축됐을까요?

만의 하나 우리 K리그 팀들이 구조조정을 했고 그래서 연봉이 낮아졌다면, 그게 마음에 안드는 스타라는 선수들은 능력있으면 나가면 됩니다. 드록바가 조국 아이보리코스트에서 뛰지 않는 게 죄는 아닙니다.


전북을 잡은 우라와는 10월에는 4강전을 위해 성남에 와서 성남일화도 잡았습니다. 이 경기는 비겼지만 성남이 어웨이에서 패했죠. 골이 들어 가자 탄천구장을 우라와 홈 분위기로 만든 원정 응원단입니다.


구단들이 지출을 줄이면 아시아의 상위리그 자리를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눈에 띠었습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지금 K리그는 아시아에서도 2류입니다. 모든 경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J리그 경기의 열기는 우리가 2002년 한국의 월드컵 열기에 육박합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력도 요즘 아시아챔스리그에서 그다지 나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아시아 상위리그 자리는 빼앗긴지 오래입니다. 이제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00억이 넘는 예산을 쓰는 구단 둘이 맞붙는 경기에 유료관중 500명도 안되는 경기가 수두룩 합니다. 입장료 5,000원으로 치면 한경기 수입이 250만원입니다. 잔디구장 대여료도 안나옵니다.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관중 수를 세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일부 K리그 경기장


어쩌면 이런 고민은 필요없을지 모릅니다. 제가 볼 때는 앞으로 K리그의 각 구단들은 앞다퉈 비용절감 노력을 하게될 것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지적했지만 현재 대기업 소속구단들도 독립법인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대기업의 하나의 부서였지만 지금은 축구단이 독립 주식회사입니다.

대기업의 하나의 부서일 때는 오너가 "축구단에 10억 넣어라"고 말하면 그냥 주면 됐습니다. 하지만 독립법인에게 그런 식으로 돈을 주면 부당한 지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광고비 등 뭔가 합당한 '거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입금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제 선수들이나 팬들은 잠시 '툭 치면' 돈 나왔던 옛 대기업 구단을 잊어야 할지 모릅니다. 시민구단들은 이미 긴축모드입니다. 원정갈 때 숙소도, 합숙소도 과거 대기업팀들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K리그의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J리그처럼 순식간에 제도변경을 통한 변혁이 아니라 주변상황에 따른 슬로우 모션이라는 차이는 있습니다. 저는 이런 변화가 구성원의 공감 속에서 좀 더 빠르게 이뤄여쟈 하고, 이 과정에서 각 구단의 짠돌이 짓을 팬이나 선수들은 이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