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에 한번은 연말연시를 맞아 석모도 보문사에 가곤합니다. 종교는 없지만 10여년전 선배 손에 이끌려 보문사에 다녀온 이후 팬이 되었습니다.
특히 보문사는 소원을 들어주기로 유명한 사찰이기도 합니다. 종교사원에서 기복을 한다는 것은 좀 미안하고 어쩌면 수준이 떨어지는 일이겠지만, 저도 어쩔 수 없는 필부필부인지라 가서 염치없이 바라는 바를 쏟아놓곤 합니다.
좀 더 바람이 잘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시주도 하고, 초도 켜고, 절도 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보문사에 다녀온 이후로 신경쓰이던 일은 비교적 무난하게 풀려났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다시 한번 가야할 것 같습니다.
사진은 2007년 겨울 보문사를 찾았을 때 입니다. 보문사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은 마애석불좌상입니다. 이 좌상이 있는 곳은 낙가산의 눈썹바위 아래입니다. 1928년에 새겨졌다고 합니다.
마애석불좌상에서 보는 낙조가 일품이라는데, 날이 흐렸습니다. 물이 쫙 빠진 서해의 갯벌만 볼 수 있었습니다. 좀 썰렁해 보이지만 저 갯벌이 사실은 그렇게 풍요로운 공간이라는 걸 다 커서 알았습니다.
보문사 경내 어딘가에 있던 동자승 모형입니다. 이 동자승 모형은 팔기도 합니다. 인사동에서도 본 것 같습니다. 인형보다는 실제 어린 동자승을 보고 싶습니다. 얼마나 귀여울까요.
어디를 다니면서 메모를 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이 아담한 암자의 이름도 경내에서의 위치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분위기만 좀 풍겼다는 기억만.
흐린 날씨 속에 저렇게 잠시 붉게 물드는 듯 하더니 이내 어두워졌습니다. 배를 타고 석모도에서 강화도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저녁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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