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참 부질없습니다. 컴퓨터를 뒤적이다보면 내가 언제 어디에 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던 것들이 버젓이 사진으로 남아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2007년 일본 도쿄에 갔던 흔적을 찾았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뭉탱이로 갔던 길이었습니다. 가이드와 버스도 있던 여행이었지만 일정은 우리가 알아서 짰던 여행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땅과 바다는 언제나 경이롭습니다. 일본도 참 산세가 험하네요. 구름들은 실수로 군데군데 뭉쳐버린 순두부 같네요.
곧 구름이 잔뜩 나타났습니다. 저런 구름에 뛰어 내리면 푹신푹신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당연히 밑으로 쑥! 빠져버릴 텐데.
도착 후 짐을 푼 다음에 일본 왕궁으로 갔습니다. 황궁이라고 하지만, 글쎄요. '황'보다는 '왕'이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앞 공원에는 쿠스노키 마사시게라는 일본 장수의 동상이 있습니다. 꽤 멋이 있습니다.
서양인이 보면 일본 장수에 대해 경외심이 들 정도로 역동적입니다. 우리도 옛 장수 동상같은 것을 만들 때 보다 역동적인 면을 강조하면 어떨까요?
일본 정원은 인공미가 풍긴다고 합니다. 골프장이 울고갈 잔디. 애써 모양을 다듬은 향나무 등이 단아함을 더합니다.
왕궁 주변에는 관공서가 많은데, 건물의 느낌이 서울역 구역사 분위기입니다. 1900년대 중반 일본에는 이런 양식이 유행했던 모양입니다.
일행 중에 다소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서 일정은 '핵심체크' 수준이었습니다. 덕분에 일본에 여러번 갔어도 단 한번 방문하지 않은 왕궁도 갔습니다. 하코네 온천도 마찬가지입니다.
온천을 즐기고 알몸에 가운만 걸치고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 아슬아슬한 복장인 상태에서 여자 종업원들의 서빙도 받았습니다. 아이고…
호텔 조망은 뭐 그다지. 하지만 공기는 참 좋더군요. 11월이라 얼음처럼 차가운 공기가 하늘거렸습니다. 온천과 참 어울리는 날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호텔 입구에서의 조망입니다. 산은 그대로 두고 나무 사이사이에 건물을 지은 듯 합니다. 인공 구조물이 곳곳에 있지만 자연을 훼손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이런 개발법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개발을 일단 다 갈아 엎으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일본여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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