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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배냄새, 곰팡이 냄새… 어제 탄 택시는 차라리 고통이었다

by walk around 2010. 7. 22.

어제 밤에 모임이 있어서 맥주를 약간 마셨습니다. 500cc 조금 넘게 마셨으니 많이 취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안주도 주책없이 많이 먹어서 배는 무척 불렀습니다.

불룩해진 배를 보니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가기에는 좀 그랬고, 두세 정거장 걷기로 하고 슬슬 걸었습니다. 날이 더워서 땀이 뻘뻘 났지만 운동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광화문에서 마포까지 걸어가니까 한시간 정도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시게를 보니 11시 30분. 도착해서 다시 걷거나 마을버스를 타야하는데 버스는 끊겼을 것 같았습니다. 잠도 쏟아졌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습니다. 아!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원함은 곧 추위로 변했습니다. 불쾌한 에어컨 바람은 얼굴을 때렸습니다. 손수건으로 바람을 좀 막았습니다.

하지만 손수건까지 꺼낸 것은 바람의 세기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차 안의 악취. 정말 냄새가 끝내줬습니다. 이런 차를 돈을 주고 타다니! 차 내부는 그야말로 담배에 쩔어 있었습니다. 의자, 데시보드 뭐 하나 깨끗한 게 없었습니다. 그 사이에 올라가는 요금이 차라리 웃겼습니다.

운전이 힘든 일이지만, 아저씨의 복장이나 역시 슬슬 풍기는 담배 냄새도 불쾌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해서 차에 타있는 내내 더러운 시궁창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에 가는 길이 고통이었고, 집이 보이는 순간 그냥 내려달라고 말했습니다.(운전할 때 방향 전환이 너무 급격해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계속 이리휘청 저리 휘청)

아저씨는 긴팔에 장갑까지 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에어컨은 풀로 올려 놨습니다. 에어컨 바람에는 곰팡이와 담배 냄새가 섞여있었습니다.

이런 택시에 외국인이 탄다면... 아.. 인도나 아프리카 여행에서 냄새나는 택시 탔다고 뭐라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 버스도 이런 차가 있습니다. 기름 냄새와 곰팡이 냄새나는 에어컨. 돈이 아까웠습니다. 차를 갖고 다니면서 대리운전으로 집에 오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택시까 깨끗해서 피곤할 때 뒷좌석에 누워서 갈 정도로 내차같은 택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률적으로 지저분하고 불편한 택시를 만난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