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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 했을까?

by walk around 2010. 10. 14.

최근에 들고 읽었던 책은 프랭클린 포어(Franklin Foer)가 쓴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라는 책입니다. 사진을 보시다시피 좀 중량감이 있지만,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책은 아닙니다. 번역도 읽기 편하게되어 있는 편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How Scoccer explains the world>입니다. 변역서 제목과는 제목에서 온도차가 있습니다. 실제 책을 읽으면서 '지배하다'라는 제목은 좀 오버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의 제목을 마케팅 측면으로 접근한 결과가 아닐까요?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너무 밋밋하니까요. 그리고 'scoccer'이라는, 유럽인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를 굳이 선택한 것과 같이 저자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입니다.

아무튼 책의 내용 중에는 나름 축구팬임을 자부하던 나도 모르는 팩트가 적지 않았다는 게 일단 반가웠고, 일전에 읽은 피버피치(Fever Pitch)처럼 공감을 하며 낄낄거릴 내용도 많았습니다.

초반이 2004년이까 책에 담긴 팩트가 비교적 최신버전이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일전에 피버피치를 읽은 이후, 개인적으로 많은 시사점을 발견하고 몇개의 포스팅을 한 것 처럼 이 책을 읽은 느낌도 약간 다룰 생각입니다.

먼저 간단하게 기성용, 차두리가 뛰고 있는 스코틀랜드 리그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아시다시피 글래스고의 글래스고 레인저스(Glasgow Rangers)와 셀틱(Celtic)의 이야기가 떠오를 것입니다. 각각 개신교와 천주교를, 잉글랜드계와 아일랜드계를 상징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들의 응원구호입니다. 책에 따르면 레인저즈 팬들은 "페니안의 피가 우리의 무릎을 적시네", "망할 놈의 페니안을 싫어한다면 박수를 쳐라", "항복하지 않으면 죽일 테다", "내 손에는 총이 들려 있네" 이런 식의 응원을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페니안(Fenian)은 아일랜드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비밀결사입니다.

레인저스와 셀틱 경기 후에는 살인이 일어나는 경우도 가끔 있을 정도입니다. 책에서는 차마 옮기기 힘든 잔인한 사건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렬한 분위기에서 뛰는 차두리와 기성용은 대단합니다. 유럽리그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가 성장을 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약간 아쉬운 점은 두 선수 모두 아직 스코틀랜드에서 승리자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글래스고에서 차고 넘쳐서 다른 상위권리그로 점프해야 스코틀랜드에서 승리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 라르손이 그랬던 것처럼.

관련글 : 내 책상 위의 라르손 사진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