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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book, movie

X-JAPAN 공연, 감성을 공유하는 시간(2011.10.28)

by walk around 2011. 10. 29.

사실 난 X-JAPAN 팬은 아닙니다. 음반도 한장 사지 않았으니까요. MP3 파일만 몇 개 있습니다. 그럼에도 싸지 않은 공연 티켓을, 그것도 무대 바로 앞 스탠딩 티켓을 산 이유는.. 뭐랄까.. "한 번 제대로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이 밴드가 도대체 어떤 이유로 세월을 넘어 사랑을 받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팬이 아닌 내가 티켓을 구입을 고민하게 만드는지도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X-JAPAN 공연은 단순히 음악뿐 아니라 자신들과 진하게 감성을 공유하는 팬과의 교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한 음악을 배경에 깔고, 장시간 "csreem"이라고 외치며 팬의 호응을 유도하는 퍼포먼스는 자신들의 세계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요시키(Yoshiki)는 무대에서 내려와 팬 사이를 뛰어 다니며 흡사 교주와 같은 분위기 마저 풍겼습니다.


공연 전 드럼에 얹어 놓은 태극기.



 린킨 파크(Linkin Park) 공연은 완전히 직구였습니다. 순전히 음악만 들고 왔습니다. 마치 음반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X-JAPAN 공연은 그에 비하면 음악과 감성이 포함된 마구라고 해야하나. 어떤 공연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X-JAPAN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공연이 직구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일전에 간 스트라이퍼 공연 때 이런 감성의 공유를 원했는데, 약간 감성 코드로 가는 듯 하다가 갑자기 제정신을 차리더니 직구를 던져댔습니다. ㅎㅎ


아이폰3G로 찍었으니 화질은 좋을리 없습니다. 이 장면은 커튼 콜로 불려나와 Endless Rain을 연주할 때의 모습인데, 계단에 엉성하게 자리잡고 앉아 큰움직임 없이 연주하는 모습 자체도 순정만화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게다가 대형 화면에 비추어지는 현장중계는 마치 공을 들여 멋진 장면만 편집한 것과 같은 고도의 테크닉을 보여줬습니다. 현장촬영분 자체가 훌륭한 뮤직비디오였습니다.

 


화질, 음질 모두 좋지 않습니다. 그냥 분위기만. 뒷자리에서는 음질이 좋았는데, 엠프와 가까우니 소리가 깨지네요.



역시 절규를 유도하는 장면입니다. 자주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좀 생뚱 맞았는데.. 이게 반복되니까 묘하게 중독됩니다. '사랑해'라며 강하게 소리를 많이 지르더군요.



멤버들이 들어 간 후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앵콜', 'We are X", "한번 더" 등 다양한 구호가 나와도 요지부동입니다. 그러자 팬들은 'Endless Rain'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나도 이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비슷한 생각을 하고 또 실제로 선도적으로 실천에 옮긴 멋쟁이들이 있네요. 주변에 일본인이 많았습니다. 중국인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등장을 하는 게 요시키가 여자 한복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말투도 약간 여성스러운 스타일인데..



하이라이트. Endless Rain.




피날레입니다. 역시 감성 공유. 열렬한 팬이 아닌 나도 이 정도 되니까 동화되고, 아주 즐거웠다는 생각입니다. 보컬 토시는 선글라스와 긴 목도리 가죽 옷.. 정보석 같았습니다. ㅎㅎ 히스는 정말 멋있습니다.

스기조 역시 대단히 멋있습니다. 파타는 다소 평범. 하지만 연주에서는 충실하게 안방 살림꾼 역할을 하는 것로 보였습니다. 다른 선수들 폼 잡을 때, 뒤에서 받쳐준다고 해야하나? 히스의 베이스 연주 모습은 니키식스 feel이납니다. 많은 베이스들이 기타를 가슴에 끌어안고 하잖아요?


X-JAPNA 요시키와 함께 하는 아리랑입니다. 한국 공연 준비한 티가 났습니다.
그리고.. 끝에 태극기 퍼포먼스.. 좋았습니다.(위에 위 동영상)
공연 잘 봤습니다 ^^



관련글 : 2011.9.8. 린킨파크(Linkin Park) 내한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