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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천 story

시의원과 미팅을 앞두고 자료 준비… 부천시에 축구단이 필요한 이유!

by walk around 2011. 11. 1.

축구협회 앞에서도 시위를 했고, SK본사 앞에서도 시위를 했다. 심지어 국가대표 평가전 현장에서도 시위를 했다. 이제 마냥 시위만 할 상황이 아니었다. 시위를 해서 뭘 어쩌겠는가. 화풀이, 한풀이밖에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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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천SK의 연고 이전 후 약 보름간 갈만한 곳은 거의 갔다. 시장도 만났고, 지역 국회의원, 심지어 도지사도 만났다. 하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관련글 : 팀을 잃은 부천서포터, 창단준비위 구성하고 지역 명사들 만나다

이제 어디가 남았을까. 시의회였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과 약속이 되었다. 매번 기대했다가 매번 실망했지만, 다시 기대를 걸고 충실하게 준비를 했다. 특히 시의원들에게 구단 창단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PT자료를 준비했다. 회사 퇴근 후 거의 밤을 새다시피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파일제작 날짜가 2006년 3월 12일로 되어 있다. 삼일전 앙골라전 시위 후 10일여 지난 시점이다.

 


그런데 지금 기억이나 기록에 당시 시의원들과 미팅에 대한 내용이 없다. 자리가 성사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남은 것은 있었다. 시의원과 만남을 위해 준비한 자료는 부천FC 창단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되었고, 이를 위해 수집한 근거들이 창단을 위한 당위와 논리를 제공했다.

물론 이 자료는 창단을 위해 함께 고생한 부천 서포터 헤르메스와 창단준비위 동료들의 의견과 토론 내용이 녹아든 것이다.

이 자료에서는 첫 시트에서 "지자체도 경쟁시대 - 지역연고 축구단은 가장 효과적인 홍보도구"로 시작하고 있다. 최근 상무팀을 유치한 상주를 보면 알 수 있다.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많은 도시들 중 상주는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축구단 덕분이다. 격주로 열리는 홈경기에 상대팀 응원단이 상주를 찾는다. 평생 상주를 찾을 일이 없었을 사람들 수십~수백명이 상주를 찾고 있다.

K리그 구단이 있는 수원, 성남과 K리그 구단이 없는 용인, 고양의 주말과 주말 전후 뉴스와 인터넷 노출도를 비교해 보라. 사람은 지명이 익숙한 곳으로 여행을 가고, 주거를 고려하고, 친근함을 느낀다. 즉 도시 브랜드가 도시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여행을 떠날 때, 리버풀에 가겠는가 아니면 플리머스에 가겠는가. 만약 리버풀이라고 답했다면 이유가 뭘까? 인구 불과 47만(2010년), 쇠락한 산업도시. 리버풀은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그다지 볼 것이 많은 곳이 아니다. 하지만 명물 리버풀FC와 에버튼FC가 있다.(물론 플리머스라는 도시에 축구단이 없을리 없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 초점이 벗어나지만 부천시는 인구가 100만에 육박한다. 

또,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내셔널리그(2부리그), 챌리저스리그(3부리그) 축구단 창단이 유행이었다. 창단이 늦추면 나중에는 3부가 아니라 4부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부터 2,3년 후 팀을 창단하는 도시는 4부나 5부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내년도 스플릿시스템 이후, 후년에 프리미어 리그가 생기면 챌린저스리그는 사실상 4부리그로 내려가고, 현재 서너팀이 창단 준비 중인 이 4부리그가 포화된 상태에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5부리그 밖에 자리가 없다.

창단 방법으로는 창단 및 구단 운영업체 선정과 이에 대한 시의 후원을 들었다. 특히 시의 예산협조 보다는 경기장 사용, 홍보 등에 도움을 줄 것을 제안했다. 시에서는 예산이 지원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목표는 내셔널리그 팀이었다.

특히, 연고이전을 통해 지역을 우롱한 SK로부터 창단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받아내야 한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었다.

이후 시민구단창단을 위한 시민모임(사실상 부천서포터즈의 임시 단체이름)은 구단을 창단하고 운영해줄 업체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생업이 있는 팬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창단에 달려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 업체가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