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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오세아니아/팔라우 2006

해파리와 수영하며 사는 게 뭔지 다시 한번 생각 - 팔라우 여행(2006.7) 13

by walk around 2010. 10. 3.

팔라우에는 해파리호수(Jellyfish Lake)라는 명소가 있습니다.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코로르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30분 정도 가서, 가파른 언덕을 넘어가면 산속에 호수가 하나 나옵니다. 그 호수에 사람들이 텀벙텀벙 들어갑니다.


호수 앞에 도착하면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실제 처음 들어가면 땅에 인접한 곳은 물도 좀 지저분하고, 어두침침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조금 가다보면 어디 선가 해파리가 하나 보이기 시작합니다. 앙증맞게 생겼습니다. 힘겹게 조금씩 움직이는 게 웃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느닷없이 나타난 해파리를 보다, 감상에 빠졌습니다. 이 호수는 바깥 바다와 어딘가 연결이 되어 있는데, 이 해파리는 그걸 알리 없습니다. 그냥 시간에 따라 빛을 따라 무리지어 몰려 다닙니다. 호수 위 대기도 알리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펌핑운동을 하며 물렁물렁 헤엄을 칩니다. 자기가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른채.

어쩌면 그 모습이 사람과 닮았습니다. 우리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채, 뭔가 모르게 열심히 아둥바둥 살긴 사는데,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해파리 중에는 손톱만큼 작은 것도 있습니다.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생긴 건 큰 놈과 똑같습니다. 오글오글 움직이는 것도 똑같습니다. 큰 놈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잠시 손 안에 잡으면 손 안에서 움찔움찔 합니다. 간지럽습니다. 꽉 쥐면 그냥 해체될 것 같습니다. 스치듯 만져야 합니다. 독성은 없습니다. 있지만 인간에게 해를 줄 정도가 못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많습니다. 이런 곳이 전세계에 몇 곳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잘 보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스노클링을 하고 있네요. 이곳에서 다이빙은 금지입니다. 해파리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찬 오리발질에도 다칠 수 있습니다.



길지 않은 동영상입니다. 집에 긴 수족관을 놓고 기르고 싶더군요. 볼 때마다 인생이 뭔지 생각하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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